현재 필리핀 소매업은 외국인 투자가 제한되는 업종으로 외국인 단독 진출이 불가능하다. 하 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현지에서 무한리필 삼겹살 레스토랑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한국인이 여럿이다. 필리핀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한국식 삼겹살 전문점에 대해 알아보자. 급증하는 한식당 글로벌 리서치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필리핀 외식시장은 매출액 기준 전년 대비 9% 성장했으며 최근 3년 연평균 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중산층의 구 매력이 커지면서 필리핀 외식산업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필리핀 내 한식당은 2017년 기준 241개로 2009년보다 3343%나 늘어 대만에 이어 2번째를 기록했다. 수도권인 메트로마닐라에 가장 많으며 세부와 클락 등의 주요 도심과 관광지에도 등장했다. 한식당 성장배경 우선 교민과 관광객의 꾸준한 유입을 들 수 있다. 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필리핀 내 재 외국민 수는 2016년 말 기준 9만3093명으로 전년보다 5% 증가했다. 필리핀은 영어를 공용어 로 사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유학생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또 한 필리핀 관광청에 따르면 필리핀 내 한인 관광객은 2017년 12월 한 달간 15만97명을 기록해 국가별 관광객 1위였다. 한국에서 편도로 3.5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저렴한 물가와 풍부한 관광 자원 덕분에 많은 한국인이 필리핀을 방문하거나 거주하고 있어 한식 수요도 상당하다. 한류를 통해 K-푸드가 주목받는 것도 한 요인이다. 드라마와 K-Pop으로 한류가 시작됐지만 이제는 필리핀 소비자의 생활 전반으로 한류가 확대되면서 K-푸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를 통해 치맥, 김치, 삼겹살 등의 한국 음식이 자연스럽게 소개되고 있어 필리핀 사람들 의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필리핀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 은 건강하고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인식이 있어 K-푸드 자체에 관심을 보이는 현지인도 늘어나 한식당을 찾는 현지인이 상당수다. 삼겹살의 위용 필리핀에서 ‘한국식 무한리필 BBQ 레스토랑’은 무한리필 삼겹살구이를 판매하는 음식점으 로 2012년에 최초로 이 개념을 도입한 ‘삼겹살라맛’이 현지인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면서 프랜 차이즈 가맹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식 BBQ 레스토랑에는 평일과 주말을 가릴 것 없이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이 가운데 삼겹살라맛은 전형적인 무한리필 고기 부페로 삼겹살뿐만 아니라 갈비살, 목살, 양념고기 등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무한대로 제공한다. 점심가격은 399페소, 저녁은 499페소 다. 현재 필리핀 수도권에 3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교민보다 필리핀 현지인들 에게 인기가 높으며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레스토랑’으로 꼽히기도 했다. 2017년에 진출한 ‘낭만돼지’는 삼겹살라맛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고기를 무한대로 제공하며 계란찜과 치즈를 같이 구울 수 있는 불판을 사용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메뉴별 로 가격은 다르지만 무한리필 고기 뷔페를 선택할 경우 499페소다. 퀘존 지역에 2개 매장이 있 으나 빠른 속도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으며 약 30개의 매장이 오픈을 준비 중이다. ‘돈데이’는 소고기와 삼겹살 무한 제공뿐만 아니라 불고기, 김밥, 탕수육 등의 메뉴로 구성된 한식 뷔페 메뉴도 있으며 점심에는 한식 뷔페만 따로 이용할 수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 한식 뷔페 399페소, 삼겹살+한식 499페소, 삼겹살+한식+소고기 599페소다. 소담 역시 돈데이와 마찬가지로 고기뿐만 아니라 한식 뷔페도 제공한다. 다른 식당에 비해 규모가 크며 가격은 주중 329페소, 주말 399페소다. 삼겹살 레스토랑의 성공배경 필리핀 국민들의 돼지고기 사랑은 유명하다. 필리핀의 연간 육류 소비량은 2017년 기준 1인 당 28.89kg이며 이 중 49%를 돼지고기가 차지할 정도로 돼지고기 비중이 높다. 닭고기와 소 고기 소비량은 각각 11.6kg과 3kg으로 세계 평균에 못 미치지만 돼지고기 소비량은 세계 평균 보다 1.8kg 높은 14.2kg을 기록해 필리핀 국민들이 돼지고기를 다른 고기보다 선호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가운데 지방이 많은 삼겹살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선호하지 않지만 필리 핀은 한국, 중국과 함께 삼겹살을 선호하는 나라 중 하나이며 양념된 삼겹살을 구워 간장에 찍 어먹는 ‘리엠뽀’가 있다. 리엠뽀는 구이요리이고 법과 함께 먹는다는 점에서 한국의 삼겹살 구 이와 유사한 면이 많다. 필리핀 밀레니얼 세대의 한류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필리핀 외식산업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밀레니얼 세대 공략이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 가 전체 인구의 1/3에 달하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필리핀의 밀레니얼 세대는 경험 을 중시하는데 고객이 고기를 직접 구워먹을 수 있는 한국식 BBQ 레스토랑은 경험을 중시하 는 이들에게 이국적이고 매력적이다.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삼겹살과 소주를 먹음으로 써 한국 드라마의 장면을 직접 체험해보고 야채에 고기를 싸먹는 한국 식문화 체험이 인기다. 필리핀은 가족과의 유대관계에 큰 가치를 두고 있어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 이모, 삼촌 등이 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 형태가 많다. 가족에서 나아가 직장동료, 친구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 지하려는 공동체 문화가 발달해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유대관계를 위해 함께 식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식 BBQ 레스토랑에서는 하나의 불판 앞에 여러 명이 둘러앉아 함께 고 기를 구워먹으면서 친밀감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필리핀 사람들이 가족식사나 회식장소로 한 국식 BBQ레스토랑을 많이 찾는다. [주간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