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 8명을 살해한 뒤 사망한 필리핀 전직 경찰관의 장례식에 필리핀 국기가 등장하자 현지 중국 대사관이 발끈하는 등 인질 참사 이후 양국 관계가 계속 꼬이고 있다.
28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인질극의 범인인 롤란도 멘도사의 유족과 친지는 전날 마닐라의 자택에서 장례식 및 추도행사를 하면서 경찰복을 수의로 사용하고, 필리핀 국기를 멘도사의 관에 덮었다.
이 광경이 현지 TV를 통해 공개되자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관은 강한 분노의 뜻을 담은 서면 성명을 발표했다.
대사관은 성명에서 멘도사를 “냉혈 강도”로 지칭하면서 “영웅이나 인격이 고매한 사람만이 사망 후 시신에 국기를 덮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이번 행위에 대해 강력한 분노의 뜻을 표한다”면서 이번 일이 필리핀 국기를 더럽혔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반발에 필리핀 정부도 즉각 진화에 나섰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관에 국기를 덮은 것은 멘도사의 가족이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한 일”이라며 “그것이 적절치 않았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화권에서 필리핀 경찰의 진압 과정이 서툴렀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에 냉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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