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월) 필리핀 전역을 통틀어 약 4000만 이상의 인구가 아로요 정부를 뒤잇는 차기 대통령과 1만7,000명의 각 지방 의원들을 선출하는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는 통계와 함께 자동 투표화 선거가 진행됐다.
그러나 선거 당일 투표를 훼방하는 움직임 속에서 8명이 추가 사망하고 자동 개표기가 말썽을 일으키는 등 국가 첫 자동 투표화 시스템에 어김없이 사회적 오점을 남기게 됐다.
필리핀 정치에서 전염병과도 같은 선거 충돌 사건들과 첫 컴퓨터 개표라는 국가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기계적 결함에 과연 선거 과정을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방 정치가들은 경쟁 후보자들을 제거하거나 투표자들을 협박하기 위해 사병을 배치하는 것이 공공연히 행해졌고 선거 당일 추가 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지난 4개월 간 선거 관련한 사건이 82건, 총 38명 사망에 40명이 부상을 입었다.
선거 당일 첫 사건으로 카다파완 시에서 현직 입법자를 지지하는 한 명이 사망했고, 사망자 동행인이 큰 부상을 입는 보고가 있었다.
또한, 지난 해 선거 관련으로 보이는 대량학살 사건이 벌어졌던 마긴다나오 지역에서 선거 당일 오전 중 여러 차례 폭발 사건이 있었으며, 경쟁 후보자 간의 총격으로 인해 두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경쟁 후보자들 간의 사병력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력이 배치됐고 일부 군인들은 투표소에 로켓 추진 최루탄을 발사한 정체 불명의 범인들과 대치하다 두 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의 보고에 따르면 선거 당일 벌어진 총 11건의 사건 중 7건이 무슬림 민나다노 자치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그 외 이사벨라 지역과 남부 일부 지역에서 개표 기계 5개가 불타고 총격 사태가 일어나는 등 유사한 사건들이 속출했다고 전했다.
또한, 선거 시작과 함께 기계적 문제들이 야기되면서 선거 위원회는 투표 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전국민의 85퍼센트가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이를 포용하지 못한 투표소마다 투표 순서를 기다리는 행렬이 늘어지게 됐다. 더욱 당혹했던 사건은, 아키노 의원이 자신의 고향인 탈락(Tarlac)에서 투표 집계 기계 고장으로 인해 다섯 시간을 기다려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키노 의원은 선거 위원회에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말았어야 했다. 선관위가 일을 제대로 마무리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필리핀종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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