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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도리의 대중음악 후비기]음악 감상에 대한 단상

등록일 2010년03월31일 17시4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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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0-03-31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어느정도 내 음악적 정체성(?)을 찾은듯 싶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전영혁의 음악세계’ 또 이번엔 진짜 락음악 프로그램 MBC 아나운서 김완태가 진행했던 ‘깊은 밤엔 락이 좋다’라는 프로그램들의 완전 애청자가 되어버렸다. 다양한 종류의 Rock을 들으면서 음악적 내공을 쌓기도 하고 고전 락음악들을 들으면서 옛 선현(?)들의 깊이도 느끼고 하던 시절 이었다.

라디오로 귀는 즐거워졌지만 용돈이 궁하던 시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인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길은 그 시절 있는 집,집에서만 나온다던 위성 티비, 특히 홍콩 음악 채널인 채널[V]가 나오는 집에 가서 팝 순위 및 락음악 관련 프로그램 시간대를 외워 그 집에 가는 방법 뿐이었는데, 어느날 별로 친하지 않은 한 반친구가 ‘태훈이, 너 끝나고 나랑 신촌가자’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당시 음악을 속으로 좋아했지 밖으로 나돌아다니는것을 즐기지도 또한 괜히 먼 곳 갔다가 늦게 돌아오면 부모님한테 뭐라 둘러데기도 곤란하고 해서 조용히 학교-집 만을 반복하던 나에게 갑자기 신촌으로의 출정은 참 머나먼 거리였다. 별루 친하지도 않는 녀석 따라가기도 별로 안 내켰지만 그 친구는 ‘아~~씨 판테라 나온다니까!’하고 버스비까지 친히 내주면서 방배동인 학교에서 신천지인 신촌까지 장거리 여행을 떠났다.

영어로 [Back stage]라는 간판만 덩그러니 쓰인 2-3층짜리 건물 지하에 위치한 그곳은 지금은 사라진 그러나 90년대 우리나라의 락-메탈 음악 보급에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던 ‘영상음악 감상실’이었다.

어두침침한 지하에 큰 화면의 프로젝터… 음료나 맥주+마른안주 등을 선불로 지불하고 극장식 좌석표 위치로 소파가 위치해 있었는데 맘에 드는 곳에 앉아 몇시간이고 음악도 신청하고 듣고 하면 되는 곳이었다.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어서 완전 까까머리 고등학생 티가 팍 나는데 다른 동네 고등학생들도 많이 오는지 주인인지 알바인지 큰 신경을 쓰진 않았지만 대신 맥주나 담배를 피우려면 꼭 확인을 했던 기억이 난다. (락도리는 계속 닥터페퍼 음료만 주문)

정말 내가 AFKN에서 듣고 MBC라디오에서 듣기만 하던 아티스트들이 라이브로 뮤직비디오로 화면에 펼쳐지니 완전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판테라와 메탈리카의 소문으로만 듣던 모스크바 전설의 라이브, 당시 한창 인기가 좋을 때이고 나도 그 시절에 정말 많이 듣던 너바나, 펄잼, 사운드 가든 들의 주옥같은 곡들과 라이브 영상…

시간은 벌써 8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면 9시 넘는 시간인데도 부모님께 뭐라 둘러델 걱정 보다는 이 곡이 끝나면 무슨 곡이 나올까 하며 눈을 떼지 못한 경험을 한 기억이 난다.

나를 처음 데리고 간 그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며 94년 봄 이후 토요일은 큰 일이 없는한 친구와 둘이서 혹은 혼자서 그 곳을 찾아 갔었는데 지금은 모두 없어졌지만 대학로에는 MTV, 신림동의 MEALLICA와 같은 그런 음악 감상실이 몇군데 더 있었다. 용돈 아껴 토요일 햄버거 값을 마련하여 마치 어릴적 일요일 아침 ‘디즈니 만화동산’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혼자 가서 몇시간이든 시내고 오던 꿈같은 94년이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나와 같은 90년 세대들은 이와 같은 영상음악 감상실에 대한 추억이 아련한데 2004년 결국은 인터넷 보급과 맞물려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처분했다고 한다.

신촌 벡스테이지의 전 사장은 현재 국내 락음악계 인디 레이블 사장으로 음악 보급에 힘을 쓰고 계시며 재작년 2007 필리핀 서머슬램 메탈 페스티발에 밴드 ‘마하트마’와 방필하여 칼럼장도 알현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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