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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도리의 대중음악 후비기]음악 감상에 대한 단상(마지막편)

등록일 2010년03월31일 15시3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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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0-03-31
 

내가 경험했던 음악과 그 지식에 대한 목마름, 좁쌀만한 뉴스 찾아볼까?하고 헌 잡지를 들여다 보다가 새로운 것을 발견한 날이면 마치 금광을 발견한 것 같은 그 통쾌함. 이제 그 경험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이라는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웬만한 음악들은 조그마한 mp3 플레이어와 휴대전화기 안의 어플리케이션 파일로 전환되고 그마저도 좋다고 들을땐 언제고 실증이 날때면 언제든지 삭제하고 다른 곡들로 치환이 된다.

예전에 신해철씨가 방송에서 음악 감상에 대한 태도로 이런 말을 한 적이 기억난다.

‘빽판 LP로 음악을 듣던 시절, 판을 플레이어에 올려 놓고 곡이 시작되기 전 몇 초 간의 간격 조차 음악 감상의 한 부분이다.’

LP판 같은 경우는 턴테이블에 올려 놓고 감상자가 바늘을 올려 놓는 위치에 따라서 음악이 시작되는 간격이 불규칙하게 설정이 된다. 그 순간의 고도의(?) 긴장감이야말로 음악 감상의 진수다..라는 논리이다. 그리고 그것은 CD의 등장으로 곡의 시작 위치가 디지털로 정확히 계산되었을 순간부터 이 감상법은 이미 퇴색 되어졌다고 전했다.

나는 솔직히 LP판을 들으며 자란 세대는 아니다 본격적으로 CD가 양산되었을 때부터 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디지탈에 익숙한 세대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등장 이전의 나의 음악 감상 및 지식 습득 방법은 아날로그적이었으며 상대적으로 그 시절 내가 느낀 카타르시스는 앞서 얘기 한 것처럼 굉장히 강력했다.

물론 인터넷 세상이 되고 나서 넘쳐나는 정보량에 정말 몇년간은 춤을 추며 기뻐한 것이 또 다른 나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지난 날을 생각해 보니 내가 경험한 이런 카타르시스를 음악을 좋아하게 될 우리 딸아이나 후배들은 하지 못할 거란 생각을 하니 마냥 즐겁것 만은 아닌 것 같다.

마음 같아선 그런 경험들을 내 가까운 어린 세대들에게도 전해주고픈 마음인데 내 오랜 감성들 마저 디지탈 화 되가는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다.

내가 음악을 한창 듣던 시절 내 주변 어른이나 혹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다짐을 한게 하나 있는데, ‘시대에 뒤쳐지지 않고 계속 음악을 듣자!’ 바로 음악에 관해서 만큼은 세월이 가도 뒤쳐지지 말자 였다. 인터넷이 있어 솔직히 신곡이나 새로은 음악을 검색하거나 구하는것은 이제 일도 아니다.

2010년 내 나이 서른 중반. 생업이 있어 일에 치이고 결혼해서 아이도 생기니 아이와 부인에 대한 무한 애정도 쏟으랴 정말 하루가 한달이 일년이 짧기 그지 없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으로 이번주 음반 순위는 이렇구나 이번달엔 누구 신보 나왔네? 가끔 데스크에 꽃혀 있는 옛 씨디들을 보면서 오늘은 이 앨범을 들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해볼까? 이런 여유어린 낭만이 있었다. 잊지 않고 음반 매장에 일부러 방문해서 여러 신보와 음반들을 살펴보는 지금에 생각해보면 객기도 부렸다.

많은 분들이 음악에 대한 나와 같은 추억이 없더라도 현재의 내 모습을 한번 돌아보자니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가 이 시대에 살아가는게 가끔 억울하게 느껴질때도 있을런지 모르겠다.

몇십년전 우리아버지도 한창 음악을 들으실때 이런 걱정들을 하셨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간다 그리고 음악은 아직까진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름다움과 기쁨, 절망과 슬픔 의 감정을 아직도 느끼게 해주는 몇안되는 소통로 이다. 변해가는 세상에도 이러한 감성이 인간에게 남아있는 한 음악은 계속 그 모습이 변할지언정 본질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할것 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은 오랜만에 이런 걱정 하지말고 내 오랜 CD 하나를 꺼내어 아직 말못하는 우리 딸아이와 ‘소통’하도록 해야겠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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