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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이 긴장완화 계기되길...

김연근의 시사칼럼

등록일 2008년09월01일 16시1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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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9-01
 

 

직전 칼럼에 '일촉즉발'이란 표현을 써서 남부 민다나오의 긴장 상태를 표현했지만, 필리핀 정부나 모로이슬람측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긴장을 해소할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대립 상태에 있다.

정부군은 2주전 민간인 학살 등 만행을 저질렀던 모로전선측 예하 부대 지휘관 카토와 브라보를 체포할 때까지 모로측 캠프를 수색하고 있지만, 모로측은 이들을 인계하지 않을 것이며 이미 합의된 '고유영토에 대한 양해각서'을 정부가 이행하지 않는 한 어떤 재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로측 고유 영토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는 지역 정치인, 유지들이 민병대, 자경단 등을 조직하며 주민들에게 무장을 시키고 있어서 교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중 노스 꼬따바또 일라가 지역 2만명의 민병대는 기독교인 1명이 죽으면 무슬림 10명을 처형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어 정부는 공무원과 군인 등을 동원해 무장을 만류하고 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수년전에도 이슬람교도의 귀를 자르고 인육을 먹으면서 시신을 트로피처럼 메고 다녀 지탄을 받은 바 있어 모로측의 적대 감정을 더 깊게 하고 있다.

한편 모로측은 '신인민군'(NPA)등 모택동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확전에 대처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어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교전'정도가 아닌 '내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국면이 되고 있다.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야당과 전국구인 상원의원 대부분은 정부의 협상 지속 또는 연방제 개헌 방침을 반대하면서 모로측을 전면전을 통해 굴복시키려는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끌고 있다.

이들은 모로측에 영토를 할애하거나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을 '매국 행위'로 몰아붙이는 이른 바 '빨갱이론'을 주장하면서, 화력이 유세한 정부군이 수개월이면 모로측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만약 이들 주장대로 전면전이 된다면 이슬람 교리에 따라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400만이 넘는 모로측과의 전쟁은 수십만명의 사상자를 내고 1000만이 넘는 남부 민다나오 주민들은 난민이 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도 이미 24만명이 실질적인 난민 상태에 있다.

내전이 일어나면 외국인과 외국 자본이 철수할 것이므로 아직 자립 능력이 없는 필리핀의 상황은 악화 일로에 처할 텐데도, 이들은 민생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데만 연연하고 있는 것이다.    

진퇴양난에 처한 아로요 대통령은 북 아일랜드 분쟁을 해결한 전 영국 수상 블레어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미국, 스웨덴, 말레이시아 등에 평화 협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으나, 국내 문제를 왜 외세 지원에 의존하려 하느냐는 야당과 상원의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도 독립 왕국 상태였던 모로측은 한 세기 전 정복자인 미국의 지원 약속을 믿고 필리핀 공화국에 반강제(주민투표 없이)로 편입된 바 있고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이상, 최악의 경우에도 '동 티모르'나 '코소보'의 선례에 따라 유엔 감시하에 주민투표로 자치나 독립국이 될 수 있는 권리를 유보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제 9월1일부터 시작하는 라마단으로 인해 1개월간의 휴지기에 접어드는 것이 천만다행이므로 이 기간 중 평화로 가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

우려했던 대로 2/4분기 중 필리핀의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예상한 5.3-5.9%보다 부진한 4.6%에 그쳐 지난 1/4분기 4.7%보다도 더 하락했다.

지난해 성장률 7.2%를 기록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31년만의 고속 성장률이 금년 들어 급락한 것은 외부적 요인 탓이므로 자생력이 약한 필리핀 경제 시스템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요구되는 데도 정부가 사회 인프라 투자를 더 늘리겠다는 정책 외에 내놓을 것이 없는 것은 현재 불안한 정치 상황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농업, 임업, 수산업 등 1차 산업이 4.9%.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이 4.8% 성장한 데 비해 용역, 서비스산업이 4.3%로 제일 저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연말로 갈수록 소비, 수출, 해외송금이 증가하므로 성장세는 다소 상승하겠지만, 잘해야 5%를 턱걸이 할 것으로 보여 6.5%이상 성장해야 실업률을 줄일 수 있는 경제 구조상 실업난이 가중되고 다시 민생이 위축될 소지가 있다.

필리핀정부는 28일 금년도에 더 이상 쌀 수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해 내년 초까지의 쌀 수급이 충분할 것임을 시사했다. 270만톤까지 수입키로 했지만 필리핀 생산량이 늘어 230만톤으로 수입을 마감할 수 있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킬로당 50페소에 육박했던 쌀값이 30페소선까지 하락했지만 작년 말의 10페소 후반대로 복귀하지 않는 한 서민들의 위축된 가계는 펴지지 않을 것이다.

ADB(아시아개발은행)가 27일 발표한 '아시아의 빈곤선'도 지난 1990년대 1인당 하루 최저 생계비선인 1불이 이미 1.35불로 상승했고, 이 최저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사람은 9000만이 넘어선 필리핀 인구의 29.5%를 점하는 254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의 빈곤율이 필리핀보다 개선됐지만, 다른 나라보다 년간 1% 이상 늘어나는 인구증가율 때문에 빈곤율이 제자리걸음 할 수밖에 필리핀의 특별한 상황을 감안하면 필리핀이 못한 것은 아니다. 하원의원 다수가 가톨릭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인공 피임을 합법화하는 '인구법안'을 이번 회기에 통과시키겠다고 어제 발언한 것은 고무적인 진전이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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