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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뿔났다

김관형 목사의 한 손에는 신문

등록일 2008년08월25일 16시1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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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8-25
 

주부들이 뿔을 상징하는 붉은 고깔을 쓰고 나와 미국쇠고기 수입반대시위를 하는 장면은 익살스럽기마저 하다.

장안의 화제인 “엄마가 뿔났다”를 나도 조금씩은 본다. 엊그제 본 장면은 현사회의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큼을 느낀다. 이순재의 며느리요 삼남매의 어머니이기도 한 김혜자는 오직 쉬고 싶다는 주장으로 일관한다. 전통적인 어머니상에서 많이 벗어난 그녀의 생각에 자식들은 동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는 굽히지 않는다. 시부와 남편 그리고 사위들까지 있는 자리에서 자신은 4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기 때문에 1년에 닷새씩만 휴가를 가져도 200일은 되니 그만큼은 쉬어야 되겠다며 나가서 쉴 돈을 내놓으라고 우겨댄다. 그 우김에 자식들은 반신반의하고, 남편은 자신이 허락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남자의 자존심을 세우지만 꺾을 수 없는 며느리의 의지임을 간파한 시부는 자신도 보탤 테니 다른 사람들도 보태서 쉬도록 만들어주자는 합리적(?)인 결론을 내린다.

또한 다른 한 가정에선 남편이 뿔났다. 장미희는 정신병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 “공주 암”에 걸린 여인이다. 그래서 30년을 머슴처럼 말없이 살던 남편이 폭발했다. 

우리 사회는 이렇게 희생하는 부류와 남의 희생을 당연히 여기는 부류로 크게 나뉜다. 물론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고 매사를 상식선에서 풀어가는 아름다운 가정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어서 고무적이기는 하다. 아무튼 그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가부장적 가정에선 아버지가 가정의 주인이다. 그런 가정에선 모두가 소리 없이 그 “주인”의 지휘에 따라야 한다. 이것은 가정 뿐 아니라 직장에서나 종교집단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드라마에서 40년 또는 30년을 참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돌변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전통을 탈피해서 개인주의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문의 명예를 중시여기는 유교문화, 천황과 국가에 충성해야 하는 제국주의문화 그리고 상명하복의 군사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개인의 인권이나 삶은 무시되어왔다. 이를테면 입고 있는 제복(uniform)의 겉에 붙어있는 그 어떤 이름이 가진 목표를 위해 모두가 매진해왔을 뿐이지 그 제복 안에 있는 한 인격체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도 짓밟히고 말았고, 도리어 그렇게 사는 것이 미덕인 것으로 착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사고와 행위가 무시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이런 급격한 변화에 당혹해 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여기서 자신에게 물어야 할 것이 있다. 전통적 가치관이나 사고의 틀을 깨는 며느리 김혜자 같은 사람들을 뿔난 사람들로 보고 있는가. 아니면 사고와 삶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거기에 순응하려는 시부 이순재 같은 사람인가 하는 물음이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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