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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산행은~ 마쿨롯 산(MT.Maculot)으로 GO~

세상의 이곳저곳 아름답기도 하여라 -최찬익 칼럼니스트

등록일 2008년08월25일 16시1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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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8-25
 

지역:  바탕가스  바랑가이  쿠엔카 (Cuenca)
산행 시간:  총 4- 5시간
특징: 해발 1100m며, 경사가  급하게  시작되어  빠르게  정상에  도달됨. 산행 시작부터 조망이  대단히  뛰어나  산행이  지루하지  않음.
최종산행일: 2008년 8월 9일(토)


초보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필리핀의 산 중 하나가 바탕가스의 마쿨롯 산입니다.
마쿨롯 산은 정면으로 따알 화산과 그 호수를 보고, 바툴라오 산과 피코 데 로로 산 등의 명산들이 조망이 됩니다. 좌측으로 드넓은 남 중국해의 바다를 볼 수 있고, 후면으로 마킬링 산과 바나하우 및 크리스토벌 산이 조망되며 해안가를 따라 멀리 빠나이와 바보이 산이 조망되며 날이 좋으면 멀리 민도로 섬의 할콘 산도 잘 보이는, 비교적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충분히 많은 것을 접할 수 있는 산입니다.
산행을 마친 후에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서 바탕가스의 여러 해변에서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할 수 있고, 그런 것이 싫다면 뛰노는 날치들이나 돌고래 혹은 맑은 바다를 보면서 편안히 지내다가 하루 안에 돌아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등산으로 체력 단련시킨 아내와 떠난 야간 산행

아무리 산이 좋아도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혼자 다닐 수는 없어서 체력이 약한 아내와 함께 체력 단련을 같이 하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꾸준히 마킬링 산의 머드 스프링과 식물원 그리고 잼버리 후면을 등반하게 하여 체력과 담력을 증강시키고, 매일 아내는 5km, 저는 아내가 뛰는 거리의 1.5배를 뛰었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잘 따라주어, 산행을 하는 사람으로 가장 곤란하기도 하고, 두려워 하는 야간산행을 실시하게 됐습니다. 첫 야간산행 전 저녁 운동을 앞두고 마닐라 만에서 불어오는 갯내음은 날씨에 대한 우려를 하게 했습니다.
산행 전날은 항상 사람의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잠을 자지 못하다가 새벽 2시에 떠나려던 산행을 수정하여 깊은 밤 12시에 떠납니다.

밤 12시. 어디론지 떠나는 많은 한국인들이 있고,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문 연 곳이 별로 없습니다. 상당히 밀어 붙이는 대형 트럭들에 지쳐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좀 쉬다가 과자 한 봉지 물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중도에 비도 약간 내리고, 뿌옇게 안개가 내려, 가는 길이 마냥 좋기만 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우스 수퍼 하이웨이를 지나서 깔람바를 넘어 바탕가스로 향하는 도로에서 우측으로 돌아 STAR 톨게이트로 들어가서 LIPA시내까지 단숨에 들어 갑니다. 스타 톨게이트에서 좌측으로 나와 직진하다가 공군기지에서 더 가다 우측으로 가게 됩니다.

이곳이 오늘 산행지인 바랑가이 쿠엔카 Cuenca 입니다. 길에 들어서면 이미 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높게 솟은 산 봉우리는 굽이치는 도로를 지날 때마다 그 모양이 달라집니다.

캄캄한 밤에 진하게 드리운 안개는, 철교를 건너 도착한 바랑가이 쿠엔카의 큰 표지만 보일 뿐, 세상이 온통 뿌옇기만 합니다. 바랑가이로 진입하여 산 입구로 가는데 어두움 속에서 헷갈리기만 합니다. 이리저리 헤메다가 겨우 산 입구에 도착해서 등산 스틱도 꺼내고, 헤드랜턴도 준비하고 안개 낀 어둠속으로 몸을 날릴 준비를 합니다.
마지막에 민가가 있어 개들이 양 다리 사이에 꼬리를 말아 넣고 연신 짖고, 주인이 나와 등산객인줄 알고 야단을 쳐서 멀리 보냅니다. 아내가 겁먹을 줄 알았는데, 남편이 앞장을 서서 가는 곳은 어디라도 믿고 가겠다는 든든한 말을 해줍니다.

 

미미한 헤드랜턴 불빛만이 야간 산행의 길잡이입니다

산행을 잘 모르는 아내에게, 결과가 아닌 과정을 먼저 가르쳐주기 위해 산을 아는 사람들만 선택하는 제 2봉을 오릅니다. 이 산의 제 1봉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오직 기도를 위해 가는 사람들로, 정상까지 내내 전기줄과 계단과 조형물로 덮어 놓아 인공적인 산의 모습이 강하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이 아니라면 아무도 선택하지 않습니다.
새벽 2시. 어둠 속에서 태풍으로 박살난 대나무 오두막들이 보이고, 초입에서 멋지게 보이는 따알 호수의 모습과 남중국해의 모습은 하산할 때 보기로 합니다.

처음 이 산에 들어 수많은 화전 덕분에 길을 잃어 고생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등산 팀에도 말하고, 바랑가이에도 자주 건의해서 이제는 간단한 표지판이 있어 산행이 편리해졌습니다.
내리막과 오르막이 잠시 있다가 우측으로 뻗어 올라갑니다. 이 산에는 가난한 화전민들이 등산객들에게 부코 주스도 팔고, 놀랍게도 할로 할로 같은 것을 팔아서 가계에 보태는 이들이 많습니다.

아무도 없는데 미미한 헤드랜턴 불빛이 보이고, 조금만 옆으로 돌아서면 뒤에 오는 아내의 거친 숨소리와 불빛에 비친 땀이 반짝거립니다. 길이 내내 오르막이라 이 산은 조금 걷고 자주 쉬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이제는 우기 시즌이라서 사람의 손을 덜 탄 이유로 길도 엉망이고, 풀이 높게 자라 2-3미터까지 뒤덮었습니다. 헤치며 지나기가 쉽지가 않고, 좀 빨리 가면 앞서가는 사람의 불빛이 굽이 치는 길 사이로 사라져, 혼자 있는 듯한 공포에 들게 되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확실히 우기의 산행은 좀 고달픈 편입니다. 잠시만 쉬면 모기들이 덤비고, 살갗이 풀에 베어 따끔거립니다. 좀 더 속도를 재촉하면서 건너편 능선을 보니 곧 정상입니다.

 

암릉 위에 펼쳐진 흐믓한 조망에 마음도 시원해집니다

정상에 거의 다다르니 태풍에 다 무너진 오두막 2채가 있습니다. 대개의 필리핀 등산가들은 1박 2일로 산행을 하는데, 이 산에서는 흔히 이 오두막 부근에 야영을 하면서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곤 합니다. 술을 마시기 위해 산을 가는 것인지, 산에 있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인지 지금도 알지 못하지만, 죽으려면 산에서 술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뭘 모르는 아내는 해냈다는 기분에 좋아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이 산은 제 3봉인 암봉이 있습니다. 오두막에 배낭을 내려 놓고 스틱도 놓고, 오직 카메라와 물통 한 개만 준비해가지고 암릉을 오를 준비를 합니다.
서서히 붉어지는 주변과 멀리 마을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를 들으면서 가파르고 좁은 길을 내려 섰다가, 다시 팔 다리를 모두 동원하여 기고 찢기를 반복하여 암릉에 오릅니다.

암릉에 올라 우측으로 돌아 내려가면 필설로 표현하기 힘든 조망들이 펼쳐집니다. 암릉의 끝에 앉아 땀을 식히고, 물도 한 잔 하면서, 고생한 아내와 같이 사진 촬영도 하고 흐뭇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흐뭇한 것은 좋은데 너무나 허기져서 뭔가 아내가 먹고 싶어 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합니다.

 

암봉을 다시 내려가면서 붉게 물들어 떠오르는 해를 찍고, 다시 제 2봉으로 기어 올라가서 오두막으로 갑니다.
오두막에는 등산객에게 밥을 해주곤 하던 화덕이 있어서 여기에 취사도구를 놓고 물을 붓고 라면을 끓입니다. 스프를 먼저 넣어 물을 더 빨리 끓인 뒤에 좀 덜 끓여서 퍼지지 않게 마나님 앞에 대령하니 잘 했다는 칭찬을 해주십니다. 감사합니다.
라면을 먹고 있자니 동네 사람 하나가 강아지 한 마리와 올라옵니다. 아침 인사 하고, 곧 떠날 준비를 합니다. 이젠 동네가 훤하게 보이고, 웬만하면 정상에서 한숨 자고 싶었는데, 비가 덜 내려서 작고 까만 독한 산 모기가 계속 덤벼서 빨리 하산하여 아닐라오의 리조트에 가서 푹 자고 점심 먹고 그러다가 돌아오기로 합니다.


산은 사람들에게 좋은 많은 것을 품고 있습니다

산을 내려서는데 원칙은, 올라올 때 보다 더 천천히 내려서는 것입니다. 종종 산행을 하다 보면 급히 오르고 급히 내려서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매일 취해서

본인도 산에서 굴러 다니고, 남들도 굴리는 주태백 스타일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다녀왔다는 기록만 남는 것은, 삶의 과정을 경험하려는 등산의 목적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일들입니다.
길에 큼지막한 지네들이 많이 다니는데, 형광색으로 빛나는 것이 가운데 손가락 굵기만큼 굵습니다. 허리가 아픈 사람이 있었다면 천수를 누리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아내 손을 잡아 주면서 보니 매미들이 허물을 벗고 나간 것들이 많습니다. 이것을 선퇴 라고 하며 열꽃이 피는 아토피 피부병에 달여서 먹이기도 하고, 알러지나 두드러기 병이 있을 적에 달여서 목욕도 시키는 좋은 약재 중에 하나입니다. 간밤에 분 바람에 말벌집도 떨어졌습니다. 끝없는 기침병이 있는 이들에게 주면 좋을 것 같아 배낭에 집어 넣습니다.
산 중턱에 오니 동네 사람들이 부코를 파는데, 물을 타고 얼음을 넣어 영 밍밍합니다. 아무리 맛이 없다고는 하지만, 가난한 이들 앞에서 맛이 없다거나 내버리거나 하는 행위는 하지 못합니다. 그냥 다 마시고, 세상에서 가장 맛 없는 부코라고 아내에게 말하고 산을 다 내려 옵니다.
하산하여 이 산을 타는 등산객들의 영원한 아지트인 마지막 집에서 한 양동이에 20 페소 하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하산합니다.

 

마쿨롯 산을 하산한 후 떠나는 짧은 바다 여행

지난 6월에는 아닐라오로 향했습니다. 쿠엔카에서 아닐라오로 가는 길은 비교적 단순해서 찾아가기 쉬운 편입니다. 5월까지는 종종 돌고래들도 해변에서 놀곤 하는데 6월이니 이미 고래들은 다른 동네로 놀러 가고 없습니다. 종종 날치들이 날아 다니는 것이 보였을 뿐입니다.

 

늘 가는 리조트에 도착해서 점심을 청해서 먹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오두막의 2층에 올라가 잠을 청했습니다. 밤새워 산을 타고 힘도 들었는지 아내는 금새 잠들었습니다.

잠자는 아내를 두고 내려와서, 해변에 가득한 산호와 조개 껍질을 주워다 놓은 뒤에 스노클 장비를 빌려서 바다로 향합니다. 아내는 여전히 쿨쿨 자는데, 이미 물이 많이 빠진 바다에는 아름다운 산호 위로 덩치 큰 녀석들과 잘잘한,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가득합니다. 한 시간 정도 같이 놀다가 돌아와서, 샤워하고 리조트에서 주는 맛있는 것들을 먹고 마닐라로 돌아올 준비를 했습니다.

앞으로도 아내와 꾸준히 같이 산행하면서 건강하게 좋은 시간을 보낼 것을 다짐하면서 하루를 잘 보내고 왔습니다.

 


가는 길
1. 렌터카, 자가용 - 바탕가스를 가는데 사우스 하이웨이를 타고 가서 맨 마지막에서 우측으로 올라가 다시 스타 톨게이트를 탄다. 이후 리빠 시에 도착하는데, 여기에서 죽 직진하여 공군비행학교를 지나 우측으로 즉 아닐라오 가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이 동네를 통상 리메리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계속 직진하면 이미 산의 우측 몸통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철교를 건너가면 바랑가이 쿠엔카가 나옵니다.
여기에서 마쿨롯 산 의 2개의 봉우리 중에서 좌측을 따라 오르게 되므로 좌측으로 가면 마쿨롯이라는 표지가 계속 나옵니다. 여기를 죽 따라가면 작은 가게가 나옵니다. 여기서 산행 준비를 하여 올라갑니다. 되짚어서 스타 톨게이트를 지나 마닐라로 오시면 됩니다.

2. 버스 – 마카티 브엔디아 버스 터미널 및 EDSA 도로에서 바탕가스 Lemery라고 써진 차를 탑니다. 차비 150 페소.
Cuenca 에서 내려서 트라이씨클 탑니다. Mt. Maculot 혹은 분독(산)! 이라고 외치면 산으로 갑니다. 20페소. 중간에 바랑가이에 등록하게 됩니다. 1인당 10페소
쿠엔카에서 마닐라로 올 때는 스타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차를 골라 타야 합니다, 안 그러면 1시간 반 이상 더 걸립니다.
리빠의 명물인 카싸바 케잌 좋습니다. 110 페소. 그리고 우리나라의 둥근 엿 같은 것이 있는데 덜 끈적거려서 이빨에 피해 안 줍니다. 한 번 정도 먹어 볼 만 합니다.
쿠엔카에는 바탕가스 커피의 집산 시장이 있습니다. 가격 싸고 품질 좋은 최고급 커피를 볶는 냄새가 일품입니다. 느타리 버섯도 자주 나오고 생선들도 싸고 좋습니다.
추천 버스 식품: 바나나 칩, 코코넛 사탕, 메추리 알, 찐 옥수수, 찐 땅콩, 미네랄 워터, 엿. 커피 

비 추천 버스 식품: 햄버거, 부코 파이
 

* 2008년 8월 현재 산행 안전과 관련된 몇가지 상황을 말씀드립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군 작전이 치열한 지역은 바탕가스 리빠시에 있는 말라라얏 산군이며, 바타안의 나팁 산 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곳의 산들을 오르고 싶어하고 실제로 오르는 이들도 있으나, 오르지 않는 것이 50% 이상 위험을 방지하는 길입니다. 라구나 로스 바뇨스 마킬링 산의 경우 늦은 시간 총을 소지한 생활형 산적의 출현사건으로 인해 오후 3시 이후 입산이 허가 되지 않으며, 비가 많이 오는 경우 역시 입산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이 점 주의바랍니다.

 

최찬익 칼럼니스트는
네팔과 인도 및 파키스탄의 안나푸르나, 에베레스트, K2, 초오유, 닐기리, 틸리쵸, 칸첸중가, 다울라기리, 라닥 - 잔스카르 등 히말라야의 수많은 산과 세계의 많은 산을 두루 올랐다.
현재는 마카티에 살면서, 13년째 필리핀의 산을 매주 등반하고 있다.
아내와 주로 주말 산행을 하며,  가까운 이웃은 물론 어린이들과 근교의 편안한 산과 3천 미터 가까운 고봉을 등산하기도 한다.
이미 알려진 산은 표지기를 남겨 명확히 알리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산과 등산로를 개척하는 작업을 계속해 가고 있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정상에 오르는 과정인 등로주의를 더 중시하는 입장이다.
문의: coolload@hotmail.com  0921- 215-4153, 896-9939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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