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영
23세
Trinity 임상병리과 2학년
한학협 총무
필리핀에서 살다보면 이런 저런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학교 친구, 같은 하숙 메이트(?), 그리고 교회 친구들. 얼굴을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몸가짐을 더 바르게 해야 하는 이 한인 사회에선 친구를 사귈 때 조금 조심스러워 해야 할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우리 학생들은 대부분이 부모님과 떨어져 외국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건 보호자나 부모님의 전화가 아닌, 친구들과 같이하는 술자리가 더욱 정겹게 느껴지는 필리핀 유학생활.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을 이곳에서 지내면서 필자도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또 많은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다. 대부분은 한국으로 철수하면서 연락이 뜸해진 거고, 몇몇은 핸드폰을 분실하는 일로 연락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다.
지금 필리핀은 예전과 많이 틀려졌다. 3년 전만 해도 얼마 되지 않았던 한국인들은 서로 뭉쳐 지내며 친목을 과시하곤 했지만, 지금은 너무 넘치게 많아진 한국인들은 서로 편을 갈라 상대편을 비난하며 심지어 폭력까지 휘두르는 상황도 적지 않아진 거 같다. 필자가 첨으로 필리핀에 왔을 때는 한국인만 보면 ‘우와~ 한국인이다.’ 라고 하면서 아는 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은 괜히 한국인인 것도 알면서 모르는 척 할 때가 더 많아진 거 같다.
이곳의 한국인은 외국인이다. 우리나라에서 필리핀 사람들을 대하는 게 아니라 필리핀에서 우리가 외국인으로 대접받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행동이 필리핀 사람들에게 ‘한국 사람이란 어떤 사람이다’라고, 판단의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우리의 행동 가짐을 좀 더 조심스레 할 필요가 있는데, 대부분은 그렇지 못한 거 같다.
만약에 한 필리핀 학생이 고등학교 때 반 친구 중 한인 학생이 못 되게 굴었다면, 그 학생의 생각속엔 ‘한국사람은 나쁘다’ 라고 생각 들꺼고, 그런 학생들이 모이면, 한국인에 대한 평판이 더욱 안 좋아질꺼고, 그러면 더 이상 필리핀에서 유학생활이 힘들어 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한국을 알리는 한국인으로서 우리의 행동을 좀 더 조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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