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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의 나의 삶

필리핀 유학생들의 S 다이어리

등록일 2008년07월19일 15시5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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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7-19
 

이승재

나이: 23

학교: C.S.B. 4학년 호텔경영학과

한인학생협의회 부회장

 

 

벌써 필리핀에 온지도 어언 6년. 그동안 필리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면서 청소년에서 성인이 되는 시간을 지나왔다. 사실 필리핀은 내 인생의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6년이란 시간이 짧은 시간도 아닐뿐더러 민감하다면 가장 민감한 청소년기까지 여기서 보냈으니 말이다.

처음 필리핀에 왔을 때 아직도 그 기억을 잊지 못한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숨이 막힐 듯한 뜨거운 공기 그리고 습기… 그때까지만 해도 과연 내가 여기서 잘 견디고 공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필자는 더위에 무지 약함)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이 공부하던 혹은 같이 필리핀 길에 올랐던 모든 이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필리핀을 떠날 때 도 항상 공항에서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줬던 사람은 나였다.

나는 필리핀에 오고 일주일도 안돼 필리핀 로컬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결정이였지만 그 당시 현지 사정에 대해 전혀 무지하며 또 어린 나이였기에 나와 함께 있던 보호자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학기중간에 들어가게 된 나는 1년을 청강으로 지내고 시간을 허비하며 그 학년을 다시 다니게 되었다. 이후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필리핀에서 모른다!’ 라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무섭고 안타까운 것인지 절실히 느끼게 해준 경험이였다.

나는 한국 고등학교에서 1학년을 채 마치지 못한 채 자퇴를 결정하고 필리핀으로 넘어왔다. 사실 자퇴라는 결정이 그 당시 나에게는 쉬운 결정만은 아니었다. 나는 어렸으며 또 유학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쉽지 않은 결정이 내가 필리핀에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쉽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솔직히 나의 필리핀 고등학교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영어라곤 ‘헬로’ 혹은 ‘바이~’ 밖에 모르던 내가 갑자기 학교로 가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에어컨도 없는 교실에서 선생님만 쳐 다 보며 멀뚱멀뚱 앉아 있는 것이 다였으니 말이다. 이때를 생각해보면 나의 필리핀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때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루에도 수백 번씩 중얼거리면 향수병 아닌 향수병에 걸려서 고생했던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시큰거린다.

하지만 그래도 이 때 사귄 필리핀 친구들이나 한국 친구들은 6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을 하나 못하나 항상 내 마음속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이래서 힘들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하는 거 같다.

또 하나, 나에게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 역시 학교공부에 대한 괴로움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역시 대학을 다니면서 학교 교과 과목에 대학 압박감은 고등학교 때만큼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역시 생각해보면 그 당시의 힘들었음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현지 고등학교 시절 나의 수학, 과학 실력은 남 부럽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하지만 일단 영어를 많이 쓰는 과목에서는 낙제를 면치 못했다. 결국 마지막에는 각고의 노력과 썸머 클래스로 패스 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비록 천신만고 끝에 졸업을 하게 되었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텨서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던 것 에 대해서는 나 자신에게 자랑스럽게 생각했었다. 이렇듯 유학 혹은 필리핀에서의 삶이란 쉽지 않은 부분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끈기, 미래를 생각하는 열정 그리고 언젠간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후에 돌아보아도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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