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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요 정권 최대의 지원세력

김연근의 시사칼럼

등록일 2008년07월10일 15시4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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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7-10
 

 

 

필리핀이 부정부패, 폭력이 판치는 나라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만드는 대소 사건의 배후에는 대부분 정상배 집단이 자리 잡고 있다. 전직 정치인, 지방의 자치단체 간부나 보수적인 지주들, 퇴역 장성들은 현직에 있지 않더라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부패고리’(chain of corruption)를 형성하고 있다. 돈벌이가 된다 싶으면 공, 사계약에 어떤 형태로던 개입해 커미션이나 리베이트를 챙기고, 각종 민형사 사건을 말끔히 처리해 준다는 명분으로 브로커링을 하며, 심지어는 납치, 청부 살인을 일삼기도 한다. 수일전 ABS-CBN 취재팀의 납치를 배후 기획하고 인질 석방을 빌미로 5백만페소의 몸값에서 3백만페소를 챙긴 술루시의 이스나지 현직 시장부자의 행태가 그 실례라 할 수 있다.

지난 3일 라존 경찰청장은 경비용역회사를 운영하는 전직 하원의원 출신의 변호사 아다자와 4명의 퇴역 대령이 쿠데타와 강도, 살인을 음모한 혐의로 고발돼 이들을 구금 중에 있다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들은 리조트를 개업 예정인 일본인 사업가와 두 필리핀 동료 사이의 불화를 조정하고 리조트를 관리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지만, 오히려 일본인 사업가를 협박해 4백만불을 갈취하거나, 필리핀 동료들을 죽이고 그 누명을 일본인에게 뒤집어 씌울 음모를 꾸몄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여기서 나오는 자금으로 민다나오에 주둔하는 군 병력을 빼돌려 말라카냥으로 진격시키고 야당 정치인들이 정권을 탈취할 공작을 추진하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아다자의 변호사는 무혐의를 주장하면서 야당을 탄압하기 위한 정치 공작이라고 항변하지만, 일본 사업가의 공동 변호사로 있으면서 계획에 동참하지 않으면 신변이 위험할 것이라고 협박을 받은 변호사 포르툰이 경찰에 고발한 것이며 물증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추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퇴역 대령들은 다른 사기, 살인사건에도 연루되거나 수배중에 있었다. 

한편 같은 날 공직자 비리 특별재판소인 산디간바얀은 전직 해병여단장과 7명의 공범들을 국유재산 횡령죄로 체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필리핀 경찰이 보관중인 경기관총 등 72정의 총기를 부대 훈련용으로 쓰겠다고 대여 받아서 이를 공인 무기 수입상에 넘겨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전관 예우’는 범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개도국에서는 그 병폐가 극심하다. 교민사업가들도 사업상 현지 유력인사와 친분을 갖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들의 ‘비리 커넥션’에 말려들지 않도록, 허점을 노출하지 말고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

 

풍신(風神)은 지나갔지만 필리핀정부는 그 뒤처리에 경황이 없다. 1백만이 넘는 이재민 보호와 주거, 교육시설, 농작물 피해를 복구하는 것도 급하지만, 근 8백명의 사망자를 낸 2만3천톤급 대형 연안여객선 프린세스호 전복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이 시급하다.

배안에는 수십구의 시체와 10톤의 방충제, 수백킬로의 화화약품이 있어 해양이 오염되기 전에 이를 훼손하지 않고 인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선체를 절단하거나 구멍을 내는 것보다 기구를 삽입해 선박을 부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금명간 인양작업에 들어간다. 또 기상예보를 건성으로 듣고 무리한 항해를 강행해 대참사를 빚은 필리핀 최대 해운사인 ‘술피시오 해운’이 괘씸해 국가가 인수하는 방안까지 구상하다가 물류 유통의 40%를 점하고 있는 동사의 비중을 감안해 항해중지령를 해제하는 등 급선회했다. 하지만 희생자 1인당 20만페소를 지급받는 대신 백지위임장을 제출하라는 동사 변호사들의 제안에는 응하지 말라고 유가족들에게 당부했다. 정부는 선박이 전복된 지역 인근 해양이 아직 오염되지 않았으며 물고기들이 시체을 먹지 않는다는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인근 어민들의 보호에 나섰으나, 어민들은 사고 지역의 어로작업이 금지 된데다 수산물 판매량이 이미 50% 이상 감소돼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게 쌀을 무료 급식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 태풍 뒤처리에도 경황이 없다 보니 1년에만 20여 차례 발생하는 대소 태풍을 예방하기 위한 장단기 대책은 없고 기상대의 일기예보를 따라 대처하라는 주문이 고작이다.***

 

국제 유가가 3일 다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 배럴당 145.75불을 넘어서고 페소 환율은 불당 45.20페소로 급락해 금년 들어 8%가량 하락했다. 지난 해 19% 상승했던 페소환율이 급반전한 것은 에너지와 인플레에 취약한 아시아뿐 아니라 전세계의 신흥 산업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므로 특별한 처방이 없고 견뎌낼 수밖에 없다. 지프니, 버스 등 대중교통업체들은 정부와 정유사가 찔끔찔끔 시판 유가를 올리는 바람에 교통요금을 대폭 인상하지도 못하고 있는데도 유가는 벌써 50% 가량 올랐으며, 생활고 때문에 한 트라이시클 기사는 자살까지 했다고 생계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리터당 7, 8페소를 일시에 올려 리터당 60페소가 돼도 좋으니 교통 요금도 현실화시키라고 주장하지만, 서민 가계를 우선 생각해야 하는 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6월 인플레지수가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중앙은행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두자리 숫자인 10.5-11.2%의 인플레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04년 대선 이후 선거부정, 비료자금 유용, 국가 광역전산망 스캔들 등에 시달리면서 해마다 대통령 탄핵과 쿠데타에 시달려온 아로요 정권을 지탱하게 해주는 지지층은 가톨릭과 군부 세력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큰 역할을 한 것은 ‘팩맨’ 마니 파키야오가 아닌가 싶다.

지난 29일 파키야오는 한체급 위인 세계 챔프 디아즈(미국)에 도전, 9회에 KO승을 거둬 4체급을 석권하는 최초의 동양인이 됐다. 1백만불을 받은 홈링의 상대방보다 5백만불을 받을 정도로 라스베가스에서 인정을 받는 파키야오는 1년에 2, 3 차례씩 승전보를 전하면서 위기에 처한 아로요 정권을 구출하고, 아로요 대통령이 말했듯이 '수퍼맨' 역할을 해온 것이다. 정부여당의 추천을 받아 작년 5월 지방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유권자들의 선견지명으로 낙선됐기에 망정이지, 당선이라도 됐다면 더 이상 아로요 정권 유지에 기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는 태풍과 페리호 전복사고로 상심한 국민들에게 승전보를 바치고 대전료중 일부를 봉사활동에 쓰겠다고 했는데, 한 언론인은 파키야오가 경기를 할 때마다 시합을 전후한 2개월, 1년으로 따지면 4-6개월을 국민들에게 희망을 갖게 만드는 ‘파키야오 효과’를 일으켜 아로요 정권이 연명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 효과 때문에 정부는 난국을 돌파할 추진력을 얻는 지도 모른다. 마침 산 미겔과 홍콩재벌 궉(Kuog)은 10억불을 합작 투자해 국유지 1백만 헥터를 농지로 개발하고 농부들에게 종자 지원에서 재배, 물류 유통, 관리까지 해주는 대농장을 추진한다고 3일 발표했다. 중국, 바레인에 단순히 기존 농지를 임대하는 것보다는, 새로히 농지를 개발해 국내 식량 증산에도 기여하고 농촌에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계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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