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sis를 이야기할 때 늘 빠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사이가 별로 안 좋은 겔러거 형제이지만 다른 사람들을 ‘씹을 때’만큼은 환상의 팀웍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이 욕한 밴드들을 일일이 꼽자면 많은 지면을 할애해야 하기에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대표적으로는 힙합 뮤지션들에 대한 비난이 있다. 이들은 랩이라는 것을 음악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평소 이런 뒷담화(?)를 즐겨 하는 것 자체가 이들의 오만함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의 마인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지만 그렇다고 Oasis 자체를 싫어해 본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 오만함은 그들의 음악적 자신감에서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성은 강한 음악이지만 변화가 없다’는 표현이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Oasis에게 만큼은 이 표현이 잘 들어 맞는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음악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 그와 비슷한 아류 밴드들이 일제히 봉기하는 음악계의 현상들을 되짚어 볼 때 Oasis의 존재는 유독 두드러진다. 다른 밴드들이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음악적인 개성(비록 그것인 고전인 비틀즈에게서 받은 영감이라 할지라도)과 높은 퀄리티는 그들의 오만함마저 받아들이게 해준다. 그들의 라이브 투어를 보라. 꽉꽉 들어찬 관중들이 그 증거이다. 표 매진 안되기로 유명한 한국에서조차 이들의 티켓이 매진되었던 것을 떠올려 보면 리스너들은 ‘변화인가 정체성인가?’에 대한 난제에 있어서 그 해답의 일부를 Oasis에게서 찾았을 지도 모른다. ‘끝내주는 노래라면 변화하지 않아도 좋다’. ‘변화없는 밴드는 몰락한다’는 누군가의 명제에 대한 반례가 여기 있다. Oasis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그 닳디 닳은 구닥다리 스타일이지만 ‘명불허전’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앨범을 올려놓고 그 찰진 ‘락앤롤’ 사운드에 간만에 취해야겠다.
사족하나 – 언급했던 이들의 한국 공연 스케줄이 있던 날. 그들은 관광의 명목으로 서울의 압구정동을 둘러보는 순서가 있었다고 한다. 저명한 한국의 엔터테이먼트 기획사인 SM 사무실을 지나가려던 찰라 그들 앞에 수많은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는 것을 목격한다. 이를 본 리엄 겔러거는 많은 여학생 팬들이 몰려있는 장면을 보고 ‘아 인기인은 이래서 힘들어. 왜 가는곳 마다 팬들이 장사진인거냐….’ 라고 ‘이놈의 인기란….어딜가나 변함이 없군’ 혼자 자화자찬에 빠져있을 즈음 사무실에서 나오는 동방신기 멤버들을 보고 광분하며 우루루 이동하는 팬들을 보자 ‘어? 우리가 아니었네’ 마치 옛 유머 중에 알프스 산을 넘어 진격을 하는 나폴레옹이 힘들게 산 정상으로 올라온 병사들에게 ‘어? 이 산이 아닌가보네’ 하던 유머처럼 머쓱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열린 오아시스의 공연은 매진을 기록 하였으며 성공적인 외국 아티스트의 알찬 공연 중 하나였다고 기록 되어진다.
무대매너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심심한 라이브 무대에 한결 같은 포즈로 노래하는 리암과 ‘Don’t look back in anger’의 후렴구는 늘 관객에 넘기는 똑 같은 레퍼토리의 노엘이 앞으로 몇 년이나 더 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그들은 아직도 Rock이라는 족보에 아직까지도 한 획을 긋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너희 만큼은 변하지마’라고 말하고 싶은 그들. 언제까지 그들의 Rock’n roll 스타일이 통할지 죽 지켜보고 싶다.
[Oasis의 공연장 사진. 어느 공연인지는 모르지만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도 무한 발전하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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