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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신(風神)앞에 공주를 내맡긴 상혼

김연근의 시사칼럼

등록일 2008년06월30일 15시0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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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6-30
 

 

어느덧 무더운 여름방학시즌은 끝나고, 우기와 함께 첫 학기가 시작됐다. 등록을 하러 학교에 왔는데 내가 마치 한국 대학교에 온 기분을 느꼈다. 학교 administration office는 한국인 신입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내가 이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도 한국인이 매우 많았었는데.. 이번 학기에도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한국인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학기가 시작되고 첫 Prelim exam 전 꼭 하는 행사가 있다면 바로 신입생 환영회! 학교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더욱더 책임감이 막중하다. 대부분에 신입생들이 하는 말이 있다. “신입생 환영회 하면 회비는 얼마에요? 술만 마셔요? 다른 학교는 재미없다던데..”등등.. 보통 한국학생들이 생각하는 한국대학교 신입생 환영회는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줄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 학교의 경우 신입생들을 위한 게임, 그 게임에 맞는 상품과 다양한 이벤트(?)를 작년부터 준비해왔었다. 우리학교 뿐만 아니라 타 학교 또한 각자 특색 있게 준비한다고 한다. 

신입생 환영회의 주된 목적은 신입생들간에 교류와 한국 재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정보 필요한 사항 등등을 알아 볼 수 있고, 친분을 쌓고 타지에 나와서 고생할 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것이다. 신입생 환영회, 즉 신입생을 위한 파티이자 이벤트인데 많은 사람들은 ‘신입생 환영회’란 행사에 그다지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신입생 환영회를 준비하면서도 부담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더군다나 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평균 입학 연령이 한국보다 현저히 낮다. 예를 들어 이곳 필리핀 현지 대학교 신입생 나이와 우리 나라 대학생들에 나이를 비교해볼 때.. 우리 나라 나이로 17살 때 대학을 입학을 한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20살 때 대학교를 입학하기 때문에 술을 마셔도 별 문제 될게 없지만, 여기 유학 와 있는 학생들에 경우 대부분 미성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좀처럼 맘놓고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도 못하고 같이 즐길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 나라는 술집을 가건 편의점을 가서 술을 사려해도 민증 검사가 철저한데, 이 나라는 담배, 술 등등 나이가 어리던 많던 간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하다. 너무 두서가 길어 진 듯 하다. 내 생각은 미성년자가 술을 먹는다는 건 여느 부모님 입장에선 좋지 않지만, 도를 넘어서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나쁜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어찌됐건 간에 꼭 신입생 환영회를 나쁘게만 보지 않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생에서 단 한번뿐인 대학생활에 시작 신입생 환영회를, 그 자리에서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지만, 나중에 직업을 가지고 학교 생활이 끝났을 때, 우리 학교를 다녔을 때, 처음 시작하는 신입생 환영회, 정말 좋았었다, 재미있었다 하는 그런 좋은 추억으로 머릿속 한 곳에 자리 잡혔으면 하는 바램이다.

 

'바람의 신'이란 칭호를 입증이나 하듯 태풍 풍신(風神)의 위력은 대단했다. 열대성 저기압에서 태풍으로 격상된 풍신은 지난 20일부터 중부 비사야지방과 루존 북부를 강타하면서 산사태와 홍수를 일으켜 598명이 사망, 실종되고 10만 5000채의 가옥이 완파됐으며, 또 그 이상의 가옥이 반파, 침수돼 20만 가구가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가구당 5명을 책정하는 필리핀식 호구조사를 기준으로 해도 100만명 이상이 피해를 입은 셈이다. 국제적인 태풍 명칭도 예전의 사라, 캐롤라인 등에서 맘모스, 풍신 등으로 바뀌다 보니 피해가 커지는 감도 있다.

태풍이 왔다 하면 산사태와 홍수가 나는 것은 코코넛 등 열대성 수목들이 뿌리가 얇아 빗물을 저장하는데 한계가 있고, 배수 역할을 해야 하는 큰 강들이 없으며, 주먹구구식으로 저지대에 허름한 집을 짓는 등 기본적인 도시계획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 또한 향후 필리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수로 신, 증설, 주택 관리는 재원의 한계상 그렇다 치더라도 홍수 다발지역에 뿌리를 잘 내리는 수종을 식목하는 캠페인은 당장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천재지변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피해니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필리핀 최대의 연안 여객선 '프린세스 오브 더 스타즈'가 전복돼 800명 이상이 익사한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인재(人災)라고 볼 수밖에 없다.

25일 의회청문회에서 선사인 술피시오 해운측은 2만3000톤급의 프린세스호가 출항 당시 마닐라 근해는 2천톤급 이상 선박이면 항해가 가능하다는 '1급 폭풍 경보'가 발령된 상태여서 항해 허가가 내려져 출항했으며, 사고 원인으로 소문난 엔진도 고장의 징후가 전혀 없이 양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선박이 사고를 당한 비사야 지방은 당시 전 선박의 항해가 불가능한 '3급 경보'가 발령돼 있었으므로 당국의 출항허가에 문제가 있었다고 변명했다.

기상대와 해경 등 관계 기관은 해운사가 출항지, 중간 경로, 도착지의 폭풍 경보 상태를 종합해 항해 여부를 결정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 현 '항해 규칙'상 명문화가 돼 있음에도 선사측이 항해 허가를 낸 당국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보도대로 원유 등 화물의 과적이 원인이던지, 엔진이 일시 고장난 상태에서 초속 44미터의 바람과 파도를 맞아 표류하다 전복이 됐다면 민, 형사상 책임이 가중되므로 선박사의 입장이 이해는 간다. 하지만 사망자 1인당 30만페소를 지급할 것이라는 발표만 했지, 구조나 피해 대책에 대한 데스크를 설치하지도 않고 당국에 책임을 돌리고 있는 선주 측의 태도는 고객과 담쌓고 지내는 필리핀 기업들의 행태를 대변하는 것만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삽상한 공기를 마시면서 웅장한 바다의 풍광을 즐기고, 화사한 낙조와 쏟아질 듯한 별무리를 감상할 수도 있고, 맥주잔을 기울이며 필리피노 기타 밴드의 세레나데 연주를 들을 수도 있던 연안 여객선 타는 재미를 포기하지는 말자. 풍신 앞에 공주를 내맡기는 무모한 선사측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사전에 일기예보를 챙기고 승선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긴 하지만...***

 

태풍과 선박 전복으로 무려 1500명이 희생된 지난 주에 미국 방문길에 오른 아로요 대통령의 일정에 대해 야당측이 임기말 레임덕에 시달리는 부시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국가 재난을 관리하는 것보다 중요하냐고 시비를 걸고 나섰다. 그러는 야당도 당장의 재난에 대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도 2010년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야당 단일화 후보를 내놓는 일이 급선무라고 막후 조정에 분주할 뿐이다.

아로요 대통령의 미국행은 9박10일의 일정이 시사하듯이 단순한 외교 관례적 방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 매듭지어야 하는 국가적 현안이 결부돼 있어 일정을 연기하거나 단축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계에서 식량 수급이 자유로운 유일한 나라 미국과 식량 협정을 체결해 유사시 식량 수입의 창구를 다변화해 놓아야 하고, 미국의 개도국 지원 계획인 '밀레니엄 과제 극복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국으로 격상돼 수억불의 원조를 받아내는 일을 추진해야 하며, 미국의 IT, BPO업체를 대상으로 공장, 콜센터 등의 투자를 유치하는 활동도 빼 놓을 수 없고, 미국에 뿌리를 내린 400만 필리핀계 미국인들에게 모국에 투자하라는 권유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2차 대전 때 시민권과 연금 혜택을 부여한다는 미국의 약속을 믿고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으나 50년간 아무 혜택도 받지 못한 14만 필리핀 재향군인들의 숙원을 풀어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라크, 아프간 참전 미군들을 연금 대상에 추가해야 하므로 이를 추진하다 일본계 상원의원들의 노력으로 마침내 포함된 필리핀 재향군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재향군인 복지확대법안'은 11월 미국 대선전까지 하원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상원에서 96:1이란 압도적 다수로 통과됐지만 정치 일정과 재원 마련 등의 문제로 하원 표결이 미뤄지고 있어 법안의 유산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아로요 대통령은 25일 85명의 하원의원들에게 링컨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미국의 양심과 지성에 호소하는 연설을 했다. "밝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해야 했던 과거의 노력과 다짐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국가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라고.

10억불의 재원 중 3억4000만불을 배당 받을 태평양전쟁 참전 필리핀 재향군인들은 현재 1만3000명이 생존해 있으나 최소 82세에서 90세의 고령으로 매일 10명씩 죽어가고 있어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주 필리핀 언론들은 삼성전자가 클락 경제자유지역에 10억불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말라카냥 대통령궁도 삼성측과 계속 협상중에 있다고 이 보도를 뒷받침했으나, 삼성측은 아직 결정된 바는 없고 계속 검토 중이며 금년 내 결론이 날 것이라고 지난 4월이래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토지 수용, 보상에 대한 일부 입지 조건이 아직 미타결이고 장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확보 여부가 관건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트남, 태국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리면서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의 10억불 반도체 공장 투자를 유치했던 필리핀이 반도체던 가전공장이던 삼성전자의 투자를 유치하기를 바라는 것은 필리핀 교민들의 바램이기도 하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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