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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진행형 전설 Radiohead(2)

락도리의 대중음악 후비기

등록일 2008년06월09일 15시0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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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6-09
 

 

우선 그들의 3집 [OK computer]의 전후로 그 형식적인 변화가 많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Radiohead를 전 세계적으로 알린 ‘creep’은 그들에게 영광이자 상처라는 것은 그들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톡’ 까놓고 말해 [Pablo honey] 앨범에서 그 곡을 빼놓고 얘기하려면 그들은 그냥 보통의 2류 정도나 될법한 ‘그냥 좀 우울한 모던락 밴드’이기 때문이다. 당시의 대중들은 그들이 앞으로 내놓게 될 앨범에 creep같은 곡이 또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으며 어떤 부류는 그들이 creep만 울궈 먹다가 들어가 버릴 거품 밴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냥 곡 하나 잘 썼을 뿐인데 왠 비난까지? ‘바람의 검심’ 이라는 만화에서 나온 대사를 인용하자면 ‘지나친 힘이란 때로는 주위에게 비겁으로 취급되는 경우’이기 때문이었을까? 비유가 적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그들의 아성은 분명 다른 밴드를 압도하는 수준이었기에 그런 비난들은 그 압도당한 밴드들의 팬들로부터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개인적인 추측이다. 비약이라고 지적한다면 별 수 없고). 아무튼 그런 기대와 비난 속에서 2년 후 그들의 첫 번째 마스터 피스인 [The Bends](1995)가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 앨범의 감상평을 개인적으로 내리자면 ‘creep 따위 필요 없어’ 랄까? 세계의 파워엘리트 중 한 명으로 지목된 U2의 Bono는 이 앨범을 이렇게 정의한다. ‘집에 불 나면 가지고 나오게 될 단 한 장의 명반’. 1집과 2집의 가교 역할을 한 ‘My iron lung EP’앨범에서 어느 정도 예견이 되었던 것일까? [Pablo honey]에서는 전반적으로 디스토션 듬뿍 걸린 노이즈 투성이의 사운드가 지배적이었다면 [The Bends]에서는 어쿠스틱한 기타 사운드가 돋보인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The bends에서는 3기타 체제에서 느낄 수 있는 파워가 느껴지고 ‘Just’, ‘My iron lung’같은 트랙에서는 그루브가 느껴진다. 하지만 그런 형식적인 변화보다 더 두드러지는 것은 그들도 따뜻한 감수성을 지녔다는 것을 이 앨범에서 보여준다는 것으로 ‘High and dry’, ‘Fake plastic tree’, ‘(Nice dreams)’같은 트랙들이 그 증거가 될 것이다.

 

The bends가 ‘아주 좋은 곡들’로 가득 찬 앨범이었다면 락 사운드의 르네상스를 이끌어낸 문제작이자 마스터 피스, 세기의 앨범 등등 수 많은 수식어가 붙는 3집 [oK computer]는 그야말로 핵폭탄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건 한 단어로 요약 될 수 있다. ‘경악’ 바로 그 자체다.

이 앨범에서는 어느 한 트랙을 끄집어 내서 그것에 관한 글을 쓰자면 손이 아플 정도로 모든 곡의 완성도가 극에 달했으며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주었을 정도로 그 파급력이 큰 앨범이었다. 첫 곡 ‘Airbag’에서 마지막 곡 ‘Tourist’까지 모든 곡이 명곡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중 몇 곡만 추리자면 웅장미가 돋보이는 ‘Paranoid Android’, creep이후 최고의 명곡으로 불리는 ‘Exit music’(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운드 트랙이기도 하다), 죽음의 환각 상태를 노래했다고 하는 ‘No surprise’, 공허함의 미학을 보여주는 ‘Karma police’ 등등 명곡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앨범 전체에서 느껴지는 일렉트로니카적인 분위기이다. ‘OK Computer’라는 앨범 제목의 의도가 기계 문명에 대한 조롱인지 찬양인지 혹은 또 다른 것인지는 나로서는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다. 하지만 제목 그대로의 뜻을 받아 컴퓨터라는 기계가 앨범을 지배하고 있으며 ‘차가운 칼’이라는 이미지가 풀풀 풍긴다.

 

두 장의 정규 앨범을 연타로 대히트를 시켰으니 대중들의 기대치도 급상승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이들은 4번째 정규 앨범 [Kid A]로 대중과의 타협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기타 치는 에드와 조니는 정말 할일 없겠다 싶을 정도로 기타 사운드를 철저하게 배제시킨 차갑디 차가운 일렉트로니카 밴드로 그 모습을 바꾼다. U2가 [Pop] 앨범을 내놨을 때 ‘참신한 시도’와 ‘변절’로 그 평가가 엇갈린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사실 혹평이 더 많긴 했지만)? Radiohead는 [Kid A]를 기점으로 자신들의 음악세계로 빠져들게 되고 ‘너희도 올 테면 와봐’라는 식의 음악적 정체성을 가꿔나간다. 하지만 심오한 음악세계로 빠져든 만큼 많은 매니아를 양산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많은 팬들을 떨어져 나가게 한 것이 이 앨범과 그 이후의 디스코그래피들이다. 후속 앨범들인 [Amnesiac](2001), [Hail to the thief](2003)와 비교적 최근 앨범인 [In rainbow](2007)를 계속 듣고 있으면 이젠 이들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렸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이제 이들에게 ‘Ok computer’와 ‘The bends’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한 네티즌이 그랬다. Nirvana를 들으면 음악을 하고 싶지만 Radiohead를 들으면 음악을 포기하고 싶다고. 화성학 같은 각종 음악이론을 Radiohead에게 들이대는 것은 사실 무의미 하다. 수도 없이 쏟아지는 변박과 불협화음 그리고 톰 요크의 허무에 가득 찬 음성들은 그 우주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게 한다. 너무도 심오해졌기에 때로는 그들이 야박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번엔 어떤 음악을 가져 올까 하고 기대하게 하는 몇 안 되는 밴드이자 현재 진행중인 전설이기에 고맙기도 하다. Beatles, Led zeppelin, Sex pistols, Doors 등등 수많은 전설들과 한 시대를 살 수 없었기에 아쉽지만 훗날 난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다. 난 Radiohead 같은 전설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고. 앞으로 Radiohead의 음악적 행보와 그 뒤를 잇게 될 슈퍼밴드의 출현을 기대하며 또 ‘The bends’를 CDP에 돌린다.

 

[이번 칼럼의 글은 평소 영국음악에 조예가 깊은 칼럼장인 후배 ‘조중훈’님이 락도리의 대중음악 후비기 독자들에게 영국음악의 전파를 위하여 특별히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이들의 최고 명반이자 벗을 수 없는 짐이 된 Ok computer(왼쪽)와 The bends(오른쪽)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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