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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후면 찬사로 바뀔 비난

김연근의 시사칼럼

등록일 2008년05월19일 14시4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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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5-19
 

지난 13일 한국과 필리핀 양국에서 동시에 벌어진 두가지 이벤트는 두 나라가 30-40년 사이에 국력, 경제력, 민생 등 다방면에서 처지가 역전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이날 기존 울산, 광양 조선소에 이어 군산에 다시 대단위 조선소를 건립하는 기공식을 성대하게 거행했다. 회사, 정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군산시민들도 축제를 벌리며 이를 반겼다. 1만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3만명의 인구 유입효과가 기대되고, 년 5000억원 이상의 근로소득이 군산 지방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전 후방 산업 연관 효과'는 물론 건설, 관광, 도소매업 등 각종 산업 발전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같은 날 필리핀에서는 수빅조선소와 민다나오조선소 문제로 한진중공업이 상원청문회에 소환돼 조사대상이 됐다. 이미 한진측이 정부, 해당자치단체와 합의를 본 사항이라서 증인들이 대거 불참해 시들한 분위기였지만, 전국에 TV 중계가 되는 청문회의 대상이 되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이다.

조선소 부지 옆 하천의 수로 변경 신청을 하면서 나오는 골재 4억페소어치를 매입할 수 있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 뇌물 제의로 와전되고 해당 자치단체장의 해명으로 일단락이 된 바 있지만, 상원의원들은 이를 물고 늘어졌다. 장재중 한인 상공회의소장이 언어 소통의 차이에서 오는 상호 오해(misunderstanding)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적절히 해명해 더 이상 문제가 될 소지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한달 전 한진이 수빅조선소 인근에 직원숙소를 지으면서 산림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가 탄약고 자리 공터에 건축한 사실이 입증되면서 창피를 산 피아 카에타노 상원의원은 이에 대해 사과하기는 커녕, 한진이 환경영향평가서나 허가를 받기 전에 착공한 것을 거론하며 환경자원부가 한진에 제재를 가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해 집요함을 보였다.

필리핀 철수설이 나돌 만큼 속이 상했을 터고 할 말이 많았겠지만 한진측이 침묵을 지킨 것은 잘한 처사다. 큰 일을 도모하는데 사사로운 시비에 휘말릴 필요는 없다.

어차피 다음달에 수빅조선소에서 첫 건조 선박 진수식이 있게 되면 필리핀의 언론은 '필리핀, 세계적인 조선 강국으로 발돋움' 운운하면서 한진조선소의 대 필리핀 경제기여도를 대서특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필리핀사람들은 상상력이 풍부하면서도, 이상하리만큼 비즈니스 마인드는 부족한 것 같다.***

같은 날 열린 마닐라전력회사(Meralco)의 부당행위에 대한 상하원청문회에서는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 메랄코는 규탄의 대상이 됐다.

메랄코는 이미 과당요금 청구, 고객 예치금 유용혐의를 받아 온데다, 년간 5억페소에 달하는 자체 소비 전기료조차 수년간 고객들에게 부담시켜온 사실을 메랄코 사장이 자인했고 의원들이 이에 대해 집단 청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여기에 발전용량이 300메가인 자그룹내 발전소 '퍼스트 가스'에서 1천메가분을 구매한 것처럼 분식해 130억페소(약 3억1000만불)를 과잉 지급하므로서 사주 로페즈가 3년이 채 안돼 납입자본금 114억페소 전액과 잉여금 33억페소를 현금으로 배당 받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필리핀 3대재벌인 로페즈 일가는 이를 부인하면서 자그룹 소속 ABS-CBN TV의 비판적 보도와 전기료 인하를 거절한 데 대한 아로요 대통령 측의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정부측은 '정부연금보험공단'(GSIS)을 통해 메랄코의 경영권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극적인 타협이 없는 한 5월27일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로페즈 그룹은 33.4%의 지분을 가진 반면, GSIS는 정부보유지분 매입분 20%를 포함한 23%의 자체 지분 외에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공영기업 지분 10%를 합하면 33%의 의결권을 보유해 주총 당일 경영권의 향방은 예측불허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필리핀 경제 발전과 각종 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비싼 전기료 문제는 메랄코의 부당행위뿐만 아니라 잘못된 국가정책에도 기인한다. 발전-송전-배전 각 단계마다 기업의 이윤이 부가될 뿐만 아니라 12%의 부가세가 매겨져 최종 소비자 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전기, 수도 같은 공공 서비스를 사기업이 독과점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잇점도 있지만 필리핀의 경우에는 폐단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측도 조세 수입이 감소하기 때문에 내키지는 않지만 석유 도입과 발전부문에 대한 부가세의 감면, 유예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됐던 정부와 로페즈가의 일전이 전기료를 인하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야노 육군사령관이 정년 퇴임하는 에스페론 전임 총장에 이어 필리핀 국군참모총장에 임명됐다. 아로요 대통령은 금년 초 만료된 에스페론의 임기를 4개월여 연장하면서 까지 정치적으로 민감한 후임자 인선에 부심했지만, 여론의 지지를 받은 야노 장군이 무난히 육,해,공 3군의 수장으로 선택을 받았다.

야노 장군은 뇌물을 받고 요원을 특채한 산하 사단장과 준사관을 군법회의에 회부할 만큼 강직한 무인으로 알려져 있어 군 비리를 척결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 취임식에서 "'민다나오의 아들'이 최초로 국군 참모총장이 된 만큼 민다나오의 평화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야노 장군을 치하했다.

아직도 이슬람의 세력권에 있는 잠모앙가 출신 야노총장의 인선을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도 환영하고 있어 민다나오의 평화 무드 조성에 기대를 걸어본다. 마침 말레이시아가 주축인 '국제 평화감시군' 1진을 철수시켜 민다나오에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으나, 리비아가 평화감시군을 증원하기로 발표해 그 공백이 메워지는 것도 좋은 조짐이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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