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주변에 있는 가정에서 식모 일을 하고 있는 여성이 있다. 나이는 올 해 23세.
본가가 시골에 있어 홀로 마닐라에서 식모 일을 하며 살고 있는 필리핀 여성이다. 그녀에게는 하루의 일상 생활이 똑 같다.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월급으로 받는 돈은 3천5백 페소. 시골의 가정을 돌보아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꿈이 있다. 비록 남의 가사를 맡아 일을 하고 적은 월급으로 자신의 생활과 가족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지만 돈을 모아 집을 사려는 꿈이다.
목표로 하고 있는 집은 19만 페소라고 한다.
23세 꽃다운 나이에 남들은 화장품 쓰고, 좋은 옷을 입고, 젊음의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싶은 나이에 그녀는 미래의 목표를 두고 하루하루 열심이다.
항상 볼 때마다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며, 항상 먼저 인사를 하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한다.
“매일 똑 같은 일 지겹지 않니?”라는 물음에 그녀는 “그렇지 않아요 음식도 하루하루 다르게 만들고 청소도 거실부터 치우다가 오늘은 방부터 치워요”라고 말한다. 그녀를 보게 되는 나 자신도 희망이 생기고 힘이 난다. 남에게 희망이 되어 주는 그녀! 정말 아름답다.
4월. 필리핀에서도 이제 한 여름이다. 교민들이 더위에 지치고 더욱이 교민 경제가 어려운 지금이다.
어린 나이에 가사 도우미를 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의 꿈을 차곡차곡 쌓아 가는 그녀와 같이 우리들 마음의 지친 모습보다 희망의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우리가 돼야 한다.
꿈은 오늘에 있고, 오늘의 모습은 내 마음과 얼굴에서 시작된다.
최범승
eric@manil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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