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후원하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네이버톡톡
맨위로


 

이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김연근의 시사칼럼

등록일 2008년02월18일 12시1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뉴스일자: 2008-02-18
 

과거 마르코스와 에스트라다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한 원인이 됐던 권력형 부패와 비리 스캔들이 다시 아로요 대통령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지난주 돌발 기자회견으로 입을 열기 시작한 로자다 전 필리핀 산림 공사 사장겸 ‘국가 광역 전산망(NBN)프로젝트의 컨설턴트는 이어진 상원 청문회에서 정부에 만연한 부패상을 지적했다.

엄격한 ‘정부 구매 절차’는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NBN은 물론 대부분의 정부 계약에 리베이트가 추가돼 20-30%만큼 금액이 부풀려지고 또 9억3200만불이 소요되는 ‘남부 철도 프로젝트’에 얹혀진 리베이트 7000만불이 대통령궁으로 흘러갔다고 증언했다.

간간히 울먹이면서 근 8시간에 걸친 청문회를 마친 로자다의 증언은 살해와 납치 위협에도 불구하고 진솔했다는 여론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켰다.

아티엔자 환경자원부장관, 라존 경찰청장, 데펜소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부측 증인들은 물증을 제시하며 로자다의 증언을 반박했지만, 증거 없이 증언만 하는 로자다보다 신뢰도가 떨어져 보였다. 공항에서 로자다의 신병을 인수했던 경찰은 신변 보호 요청을 받고 보호했을 뿐이라고 했지만 공항 업무일지에는 대통령 경호실의 요원이 가담했다고 기록돼 정부가 개입한 흔적이 들어났다. 로자다는 영화 ‘스타워즈’를 인용하며 밝음을 대표하는 ‘돌아온 기사 제다이’의 심정이라고 심경을 표현했고 시민들은 그를 일약 ‘영웅’으로 추겨 세웠다.

정부는 로자다가 헛소문만 전파한다면서 그의 사무실을 수색하고 그를 기소했다. 또 옴브즈만이 NBN 스캔들을 성역 없이 조사하겠다고 나서고, 관련 소송이 제기됨에 따라 대법원도 심리에 착수했다. 로자다 증언으로 여론이 술렁이고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군부가 여론을 흩트리기 위해 주요 쇼핑몰, 재래 시장, 전철역 폭파를 기획한다는 등 소문이 나돌고 아로요 퇴진 시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가톨릭 주교회의(CBCP)’는 아직 지켜보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크루즈 대주교는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고 시민들이 행동해야 될 때라고 촉구하고 있고, 경제계 실력자들의 모임인 ‘마카티 비즈니스 클럽(MBC)도 대통령은 물론 아티엔자 환경자원부장관, 네리 고등교육위원장 등 비리를 옹호하는 측근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인권단체, 진보단체, 과격단체들도 일제히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제 UP와 라살대를 중심으로 학생들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이 단체들은 15일을 ‘블랙 프라이데이’로 명명하고 마카티에서 대대적인 가두 시위를 펼쳐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학생들은 ‘발렌타인 데이’였던 14일 저녁 전야제 행사로 촛불시위를 펼쳐 대규모 시위가 시작될 것임을 예고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15일로 예정된 바기오의 학교 기공식과 필리핀 육사 동문회 참석 일정을 취소했다. 심상치 않은 시점에 말라카냥을 비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주위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대통령 퇴진 시위에 아직 심드렁해 하지만 이번만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대통령 퇴진 시위가 만만히 끝날 것 같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축출된 베네시아 전 하원의장의 아들 베네시아 3세는 아로요 대통령이 ‘군경 주택자금’이나 ‘앙아트댐 개량 자금’을 전용해서라도 NBN 자금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의 스캔들 직접 연루 여부도 거론되고 있다.

각료 대부분이 필사적으로 대통령을 두둔하고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곤잘레즈 법무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인 특유의 억지 법논리를 펼치며 로자다의 비리를 추적해 그의 증언이 허위임을 입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아포스톨 법무수석은 중국계인 로자다를 추방해야 한다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진정한 애국자’를 몰아내려는 무뢰한이라는 거센 여론의 비난을 받고, 감정이 격해서 실언했다고 공식 사과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더욱이 살세다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현직 주지사, 시장들이 느닷없이 연방제 개헌을 추진한다고 비콜, 세부, 다바오 등에서 로드쇼를 펼쳐 눈총을 받았다.

이들은 7000개가 넘는 필리핀의 여건상 지방 실정을 모르는 비선거직 각료들이 권력을 행사하는 중앙집권제보다 연방제가 적합하며, 이 경우 지방의 재원 확보가 용이해 전국이 균형적인 발전을 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국이 불안한 상황에서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이기적 발상이며 무엇보다 여론을 분산시키는 술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말라카냥은 자신들은 개헌 추진과 무관하며, 추진 주체인 ‘지방정부 연합(LGU)’에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각료들과 대통령 측근들이 상황을 무시하는 작태를 연출하는 사례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비일비재했지만, 현 사태를 진정시키려면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때가 됐다. 물론 아로요 대통령도 검찰과 ‘국가수사국’(NBI)에 NBN 스캔들을 수사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여전히 경제를 챙기고 있지만, 로자다의 증언과 항간의 대통령 개입 소문에 대해 무엇보다도 본인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절실한 때다.

아무리 경제가 잘 돌아가도 정국 불안이 지속되면 경제는 추락하게 마련이다.

시시콜콜한 시정잡사에도 의견을 내세우며 나서는 경박한 대통령도 문제지만, 국정을 표류시키고 대통령 본인의 연루설까지 나오는 스캔들에 대해 더 이상 초연할 수는 없다. 이제는 아로요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다.***

임진왜란, 6.25등 숱한 전란을 겪어오면서도 600년을 건재해 온 국보 1호 남대문이 소실됐다. 서울시가 시민 편의를 위해 국보를 개방한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낮에 3명 있는 경비원이 야간에는 없어 노숙자들의 술판이 벌어지는 형국이었다니 이는 시민들이 1년 전부터 경고를 해왔지만 주무관청들이 외면했다니 인재(人災)일 수밖에 없다. 4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쓰는 문화제 관리청은 재원과 인력 부족 탓을 하고, 훼손될까봐 쿨링시스템도 설치를 안 했다고 궁한 변명이다.

일본은 신라의 미륵 금동 반가사유상을 국보 1호로 삼는 것을 비롯해 한국산 국보를 극진히 챙긴다. 거의 모든 문화재에 방재시스템을 설치해 약간의 온도 변화에도 센서가 경보를 발하고 쿨링시스템이 작동 채비를 한다.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이므로 경비도 저렴하다. 세계 10권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한국, 문화 전파의 선구자임을 일본에 과시해온 우리는 더 겸손해지고 더 반성해야 한다. ***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한인뉴스 필리핀뉴스 한국뉴스 세계뉴스 칼럼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