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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굳 뉴스

김연근의 시사칼럼

등록일 2008년02월05일 11시3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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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2-05
 

 

엊그제 새해를 맞이한 것 같은데 벌써 1월이 지나가니 참으로 ‘쏜살같은 세월’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31일 타전된 빅뉴스 두가지 중 우선 심란한 뉴스를 살펴보면 필리핀 정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로요 대통령의 공식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베네시아 하원의장을 실각시키려는 여당 직계 의원들이 행동을 개시했기 때문이다.

5주간의 크리스마스 휴가가 끝나고 28일 의회가 개시되자 마자 대통령 직계인 캄피당은 ‘민다나오 블록’으로 알려진 민다나오 지역구 출신의 하원의원 60명과 범여권을 포섭해 하원의장 불신임 결의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연일 회동을 갖고 대통령의 측근인 다바오 출신의 노그랄레스 의원을 하원의장으로 선출하기로 결의하고 세 불리기에 들어가 하원 재석 236석중 과반수가 넘는 134명이 서명한 불신임안을 이미 베네시아 의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명단에는 하원의원인 아로요 대통령의 두 아들도 포함돼 있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는 베네시아를 지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속내는 교체를 결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 이들은 베네시아가 의원 121명 이상이 불신임하면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만큼 자진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31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반면 베네시아가 당수인 ‘기독교 무슬림 민주 연합당’(Lakas CMD)의원 67명도 별도 회동을 갖고 결사 지지를 선언하고 있어 자칫 여권이 핵분열을 일으켜 표 대결로 이어질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98년 대선에서 정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출범한 베네시아-아로요 간의 연합전선이 10년 만에 파경을 맞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베네시아의 아들인 이동통신 사업자 베네시아 3세가 ‘국가 광역 전산망(NBN)’스캔들에 마이크 아로요 대통령 남편이 개입됐다고 상원 청문회에서 주장함으로써 비롯됐다. 여기에 대해 대통령의 자녀들이 그는 마약쟁이라서 횡설수설한다고 맞받아 쳤고, 주위의 화해 추진으로 일시 봉합되는 듯했으나 끝내 결별의 수순을 밟는 형국이 된 것이다.

아로요-베네시아 연합전선의 후견인 격인 라모스 전대통령은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고 그 위상과 신임의 상징인 ‘국가 5역’중의 한자리인 하원의장직이 마녀사냥과 인기몰이에 의해 교체돼서는 안 된다고 사태 진행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된 듯하다.

베네시아가 퇴임하면 단순히 연합전선의 붕괴뿐만 아니라 반아로요 진영에 의해 해마다 반복되는 대통령 탄핵의 강도가 세져서 정권의 안보가 위태롭기 때문에, 그의 진퇴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역시 28일 개원한 상원은 시작부터 ‘광역전산망 스캔들’ 청문회를 다시 재개하고 있지만 정부가 고위 공무원의 출석을 반대해 ‘의회 모독죄’로 구인장 발급이 추진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추문이 확산되고 있다.

출석, 증언하면 살해된다는 위협 때문에 출석을 못하고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공개하라고 비디오로 녹음을 해놨다는 신문 보도가 나오고, 증인 중 한명인 전 경제기획원장관 로물로 네리 고등교육위원장은 는 이미 1차 청문회에 출석해서 ‘행정수반 특권’에 속해 언급이 금지된 사항을 빼놓고는 11시간에 걸쳐 증언을 했다며 이 소문을 부인하고 있다.

또 다른 증인 로자다 산림공사 사장은 청문회 2시간 전 출국했다. 도피라는 소문이 나돌자 산림공사를 관할하는 아틴엔자 환경자원부장관은 그가 바이오에너지용 자트로파 농장에 대한 해외투자를 추진하기 위해 출장간 것이며 수일 내 귀국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근 6개월간 향응, 뇌물, 성접대 등 추문을 양산한 끝에 아발로스 선관위원장이 사임하고 끝내 계약이 취소된 광역 전산망 스캔들을 다시 들쑤시는 것이 상원의 제1차 과제여야 하는가에 대해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파헤쳐 봤지만 별 것이 아니였던 수년 전 한국의 ‘옷 로비’ 스캔들을 연상케 하는 일들이 지금 필리핀 정가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들이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국익에도 손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개도국들이 민주화, 복지추진, 통치, 경제 규제 완화등 여러 과제를 추진하는 실적에 따라 수백에서 수억불까지의 무상 지원을 하는 미국의 세계적인 극빈 구제기관인 ‘새천년 과제극복 공사(Millennium Challenge Corporation)’는 모로코에 688백만불, 가나 547백만불을 배정하면서 필리핀은 부정부패가 심화돼 등급이 하락하고 그 결과 22백만불 지원에 그친다고 30일 새해 브리핑에서 언급했다. 아로요대통령이 잘하면 10억불까지 무상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국정연설에서 희망을 피력한 바 있지만 연일 계속된 스캔들의 와중에서 허사가 되고 만 것이다. ***

30년을 기다려온 빅뉴스가 마침내 나왔다. 필리핀 국가 통계 조정위원회는 31일 2007년 국내총생산(GDP)이 7.3% 증가했다고 최종 발표했다. 작년 1/4분기 7.1, 2/4분기 7.5%가 성장했으나, 3/4분기에 6.7%에 그쳐 연평균 7%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4/4분기에 무려 7.8% 성장해 31년만에 처음으로 년간 7.3%의 경제성장을 이룬 것이다. 성장 요인에 대해서는 수차 언급한 바 있지만 3%대로 예상했던 농업부문이 기대 이상으로 5.1% 증가해 성장률을 끌어 올렸다.

해외 수지를 포함하기 때문에 필리핀에 더 적합한 국민총생산(GNP)개념으로는 무려 7.8%가 성장한 것이니 놀랍기만 하다. 더구나 경제적인 각종 규제와 부존 자원을 풀가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궈낸 성과인 것이다.

생각컨대 필리핀은 정치권이 소모적인 정쟁을 그치고 경제 규제를 풀면서 부존자원을 활용해 6, 70년대의 한국처럼 경제개발에 매진한다면, 년간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국등 일부 고성장 국가조차 수월하게 따돌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국가다.

30일 도요다는 54억페소(1.34억불)를 투자해 라구나 완성차공장을 년산 18만대에서 33만대의 국제 경쟁력을 갖춘 생산기지로 하겠다고 발표하고, 아랍에미레이트의 부동산 개발사인 자프자 인터내셔널은 수빅에 산업용지, 항만, 공항을 개발해 물류기지를 조성한다는 250백만불의 프로젝트를 각각 발표했다.

노동부가 간호사, 콜센터 직원을 주종으로 IT전문가, 회계직, 기계공학, 건축공학, 인력관리, 생산관리등 부문에 60,250개의 일자리가 있지만 요건을 갖춘 지원자가 22,658명에 불과하다고 말해 7.3% 경제 성장이 허언이 아님을 뒷받침했다.

정부는 미국의 경기 후퇴로 인해 금년 성장 목표를 6.3-7.0%로 책정하고 15억불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경기가 냉각되지 않도록 지원키로 했다.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홍콩샹하이은행은 금년 상반기에도 7%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필리핀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

30년 내의 빅뉴스가 수년만 지속되면 그 누구도 더운 기후 탓 외에 필리핀을 비하하지 않을 날이 올 것이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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