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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속에서 움트는 희망의 싹

김연근 시사칼럼

등록일 2007년11월19일 10시4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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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11-19
 

13일 밤에 있은 의사당 폭발 사고로 온 필리핀이 어수선한 가운데 14일 아로요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 법사위에서 43:1로 기각됐다. 3년째 되풀이 돼온 연례행사인데다 여당이 의도적으로 약한 탄핵안을 서둘러 채택하고 부결시키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통과 의례였다.

그러나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향후 1년 안에 다시 대통령 탄핵을 제기할 수 없다는 그 정치적 효과는 실제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국민적 지지도가 바닥인데다 정부 여당이 화를 자초했다고 할 수 있는 국가광역전산망 스캔들과 의원 뇌물 스캔들로 고조되던 정치적 불안이 한풀 꺾이고 정치권이 안정을 되찾는 계기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12일자 아시아판에서 카버스토리로 ‘아로요정권 위기론’을 다루며 말라카냥 안에서 쿠데타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보도한 바 있고, 수일 전에는 야권 일부에서 유사시 과도정부를 구상하며 푸노 대법원장에게 수반을 맡아달라는 제의까지 있었을 정도로 분위기는 흉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초의 연휴가 분위기를 식혔고 지난주 여당지도자 회담을 통해 아로요 대통령과 베네시아 하원의장이 화해함에 따라 위기론은 한풀 꺾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주 의회가 개원해 탄핵안을 다루고 비리스캔들에 대한 상원청문회가 재개되고 있지만 이제 위기론은 ‘컵 속의 태풍’이 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아시아의 맥박’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는 국민들의 3/4분기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와 업무수행 만족도는 전국적으로 10% 이상 하락해 다시 30%대로 떨어졌다고 보도해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또 글로리에타, 바쿠르에 이은 의사당 폭발 등 연다른 폭발사건이 정치적 관심사를 희석시켜 위기론을 잠재운 데 기여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경찰은 국제 조사단이 가스탱크 폭발로 결론지은 글로리에타 쇼핑몰 사건조차 아직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여기에는 건물주의 과실로 인한 폭발일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져야하는 아얄라 그룹이 폭탄 폭발이라고 항의하고 있는 것도 발표지연의 한 사유가 되지만 그래도 지나치다.

의사당 폭발사고에 대한 정부 경찰측의 해명도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경찰은 오토바이 구역 옆에 주차된 차에 바실란 출신의 아크발 하원의원이 승차하려는 순간을 노려 오토바이에 실린 폭발물(C4보다 강력한 TNT로 추정되며 살상효과를 높이려 못을 파편으로 첨가)을 휴대용 전화기를 타이머로 이용해 원격 조종. 폭발시킨 것으로 보고 이를 회교 극렬 테러단체인 아부 샤야프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크발 의원은 아부 샤아프의 간부로 있다가 전향해 아부 샤아프의 거점지역인 바실란의 주지사에 3선 돼 9년간 연임한 후 금년 5월 중간선거로 하원의원으로 나섰으며, 그의 두 부인 역시 바실란 주지사와 주도인 이사벨라시의 시장으로 동반 당선됐었다.

정부는 필리핀군과 미군이 연합해 아부 샤아프를 압박하는 것을 거들어 온데 대한 보복으로 아크발 의원이 살해 위협을 받아 왔다고 말했으나, 아부 샤아프측은 아크발 일가는 현지에서도 신뢰가 두터워 테러 대상이 아니라고 배후설을 즉각 부인했다.

실제로 아크발은 평화와 지역투자만이 필리핀의 최고 빈곤지역인 고향을 살리는 길로 여기고 무장투쟁을 반대함은 물론 정부군의 확전도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24시간 이내에 매장해야 하는 회교 율법에 따라 치러진 현지 장례식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과 민간단체도 이 폭탄테러의 타켓은 아크발이 아닌 다른 반아로요 진영의 야당의원일 수 있다며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어쩌면 정적의 소행일 수도 있고,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제 3의 테러 단체가 있을지 모른다는 배후설도 나돌지만, 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할 테러 대책 또한 여론의 호된 비난을 받고 있다.

테러 다발국가라서 소규모 건물에도 경비원이 배치돼 검문과 검색이 일상화돼 있을 만큼 테러 대책에 신경 써온 필리핀이다. 하지만 경찰초소나 교도소 이외의 주요 관공서가 테러나 반군의 공격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그동안 별로 비난을 받지 않았던 경비와 치안상의 허점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폭발물을 수월하게 반입한 점과 이를 시간에 맞춰 원격 폭파 시킬 수 있었던 것은 경비원이나 내부 직원의 공모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정부는 하원과 상원의 경비인력을 전원 군인, 경찰 출신으로 급거 대체한다고 만 발표했으나, 경찰은 CCTV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감시망조차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대통령궁, 상원과 더불어 필리핀 정치의 3대 원산지인 하원의 경비가 이렇게 허술해서다음 차례는 말라까냥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재목이 될 수 있었던 47세의 정치인을 잃은 것은 손실이지만 다소 위안이 되는 것은 1년 이상 교착상태에 있던 모로이슬람과 정부 사이의 평화협상에 큰 진전이 있어 내년 1월경에 평화협정 체결에 이를 수도 있다고 협상 중재국인 말레이시아가 발표를 한 것이다.

사후에라도 평화와 투자를 갈망한 그의 노력이 평화협정으로 보답되기를 바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수천년이 지나 탄화된 보리싹이 움을 트듯이 실망 속에서도 희망은 싹을 피우는 것이다.***

페소 대 달러 환율이 42페소 대에 접어들어 이제 필리핀 정부도 모종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경제 비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달러 하락이 대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외채가 줄어들고 수입품이 주종인 물가 인플레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해 온 결과가 최근 2년간 거의 30%에 이르는 환율 급상승을 초래한 것이다.

금년 하반기부터 중앙은행도 수십억불을 풀어 달러를 매입하는 등 환율 방어에 나섰고 있지만 뒤늦은 감이 적지 않다.

수출산업에 비상이 걸린지 오래고 800만 해외 근로자 송금에 의존하는 근 40%의 국민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또 해외 송금에 의존하는 외국인 생활자들 역시 줄어든 생활비로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 수빅에 주상복합 건물을 건축, 분양에 나선 KT건설이 국내외 매출부진으로 50억원의 부도를 내고 도산했다.

예기치 못한 페소 환율 급등도 원인의 하나로 알려졌다. 이제 교민들도 내년부터는 불당 30페소대의 환율을 각오하고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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