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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김연근 시사칼럼

등록일 2007년11월09일 10시3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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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11-09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던 여권의 분열양상이 지난 주말 대통령궁에서 있었던 아로요 대통령, 라모스 전 대통령, 베네시아 하원의장간의 오찬을 겸한 집권 여당 지도자간의 화해 회담을 통해 봉합됐다. 라모스 전대통령은 정치인들은 민생을 위해 봉사해야 할 제1차적 의무가 있고 개인, 가문간의 갈등은 사소한 것이므로 포용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아로요, 베네시아간의 화해를 이끌어냈다.

그는 여권의 화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여겨선지 여야간의 대동 단결을 촉구하기 위해 아키노, 라모스, 에스트라다 3명의 전직 대통령이 회동을 하자고 제안했으나, 에스트라다는 민생 현장에서 서민들과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혼자 회동하라고 이를 즉각 거절했다.

라모스는 평시에는 필리핀의 국제적인 이미지 제고와 외자 유치를 위해 힘쓰는 일면 국내 정치가 혼란할 때는 이를 수습하기 위해 조정자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전에도 참전한 바 있는 라모스는 군 참모총장 시절 마르코스의 발포명령을 거부하므로서 그를 축출시킨 ‘제1차 피플 파워’를 성공시켰다.

이후 그는 코라손 아카노에 이어 대통령으로 당선돼,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수습하고 1992-98년 사이에 필리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대통령의 연임을 금지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논란이 일자 이를 포기하기도 했다.

에스트라다는 20년간 영화배우로서 국민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오다 이를 바탕으로 산후안 시장과 상원의원, 부통령을 거쳐 98년 대통령에 당선돼 서민출신 대통령이란 ‘필리핀 드림’을 실현해 냈다.

그러나 그의 절제되지 않은 사생활로 인한 축첩과 부정 부패로 인해 2001년 ‘제2차 피플파워로 대통령직에서 도중하차해야 했고, 반부패특별법원은 지난 9월 종신형과 8천만불의 횡령액에 대한 몰수형을 선고한 바 있다.

10월말 아로요 대통령은 국민 화합을 명분으로 그를 무조건 사면하는 조치를 단행했고, 그는 이에 감사하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이후 빈민가인 톤도 지역을 돌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빈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재확인 했다.

이에 고무돼선지 그는 곧바로 정치활동을 재개하고 나섰다. 탕진한 축재재산을 변상시키려는 정부의 재산몰수형에 반발하면서 영화 수입으로 산 주택과 차명 부동산에 대한 몰수조치에 반발하는 한편 아로요 대통령 탄핵을 성사시키기 위해 베네시아 하원의장 영입 의사를 보였고 2010년 대선 출마도 사양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불사했다.

그는 이 발언 하루 전에는 빌라 상원의장, 레가다, 락슨, 로하스 상원의원을 야권의 2010년 대선 후보로 거명하기도 했으나, 그가 이끄는 연합 야당(UNO)은 그의 아들 징고이 상원의원과 비나이 마카티시장이 2010년 야당의 정 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발표해 뭐가 뭔지 모를 때 이른 대통령후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또 카지노나 로또는 외국산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할 우려가 있지만 필리핀인 정서에 맞는 토종인 ‘웨텡’(jueteng)은 소액 도박이라 그럴 염려가 없으므로 이를 합법화시키자고 제안해, 도박 왕초 출신답게 그에게 노다지를 갖다 준 바 있는 불법 도박에 아직 연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엇갈리는 두 전 대통령의 행보는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지만 언론은 ‘뉴스메이커’로서 에스트라다의 돌출 발언을 즐기는 것처럼 보일 뿐 논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어찌됐건 여권의 분열이 봉합되고 야당의 강도 높은 대통령 탄핵 수정안이 하원에서 기각됨으로써 정치 불안이 봉합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7일 귀국한 하원의장 아들인 베네시아 3세가 대통령 일가의 스캔들 관련설을 계속 제기하고, 하원의원 주지사 뇌물 스캔들에 대한 상원청문회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 경제의 불안이 계속되고 국제유가가 7일 99불까지 치솟아 20년만에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중인 필리핀 경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10월말 국제수지가 324억불로 전월 309억불에 이어 계속 사상 최대 보유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1년내 상환해야 할 유동성부채의 6배가 넘고 있어 인플레 우려 외에는 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페소화 급등을 저지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수매한 달러가 거의 20억불에 달하고 주시시장에 유입된 국제 핫머니가 상당액에 달해 방심할 수만은 없다.

반면 중장기적 해외투자를 관할하는 양 대기관인 투자위원회(BOI)와 필리핀 경제특구 관리청(PEZA)의 금년 9개월간 투자 유치액이 전년 동기의 2천억페소보다 6% 줄어든 1880억 페소를 기록해 실질적인 투자는 줄어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10억불 반도체공장을 짓는 텍사스 인스트루멘트가 상반기에 집중 투입한 금액이 포함돼 있어 건수, 금액 모두 작년에 못 미치고 있다. 양 기관은 금년 목표 달성은 무난하다고 장담하지만 해외투자자의 필리핀 러시가 식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숨길 수 없다. 거액의 투자는 추진하기가 쉬울지 모르지만 소규모 투자는 아직 절차나 인·허가를 받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당국은 세제 혜택을 1년 단위에서 3년으로 추진하면서 절차 간소화를 외치지만 그다지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필리핀 기업의 활발한 해외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수년 전 호주의 음료회사를 인수했던 산 미구엘 맥주는 우유, 과일주스 생산회사인 내셔날 푸드사를 일본의 기린 맥주에 890백만불, 식음료사인 제이보아그 앤 선사를 호주의 라이언 나단사에 3억불에 매각한다고 발표해 배 이상의 투자차익을 챙기게 됐다.

라존회장이 ‘국가 광역 통신망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국제 컨테이너 화물 서비스사(ICTSI)는 브라질, 폴란드, 에콰도르에 이어 중국 엔타이의 터미널 인수에 2억불을 투자해 순이익이 작년보다 27% 증가한 17억페소를 기록했다.

그린위치, 차오킹, 레드 리본, 델리퍼런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졸리비는 금년 들어 미국, 동남아 등지에 30개의 해외 매장을 오픈하고 중국 3위의 외식업체인 베이징의 홍춘관을 50백만불에 전격 인수하면서 국제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투자라고 할 순 없지만 보잉 777기 등 초대형기 12대를 도입하면서 국제 항로를 보강한 필리핀 에어라인은 국제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18억불 매출에 1.8억불의 수익을 기록해 동남아 굴지의 항공사로 성장했다.

필리핀 기업의 해외 진출담을 인용하는 것은 국가던 기업이던 세계화를 외면하고 폐쇄적으로 국내에만 안주할 수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정쟁으로 허송세월 하면서 전진을 못하고 있는 필리핀 정치인들이 언제쯤 민생에 귀를 기울이고 바깥 세계 돌아가는 것에 발을 맞춰갈 수 있을런지...                  

비운을 맞았지만 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말은 진리를 담고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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