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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영사칼럼7] ‘한.비 문화축제’의 도약을 위한 제안

등록일 2007년11월09일 10시3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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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11-09
 

지난 10월27일(토)에는 제16회 한비문화축제(연례)에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하여 이러저러한 개선방안을 생각해 보았다. 마닐라에 재부임한 직후였던 작년 10월에도 이 대회를 참관하였었지만, 그 때는 14년 전 이러한 행사를 시작하던 당시의 기억을 더듬느라 비판적인 생각을 가질 겨를이 없었다.

 

- 1992년 영사로 있으면서 한인회와 의논하여 한비문화축제을 시작하기로 했었지. 그러나 정부의 경비지원이 여의치 않자 한인회와 합의하여 대사관 창구에서 교민회비를 거두어 경비로 충당하기로 하였고…  목표하던 금액에 가까워질 무렵 악성 투서("영사가 대사관에서 교민회비를 거두어 착복한다")가 있었고, 일이 꼬여 연말 승진심사에서도 탈락했었지… 외교부에 실망하여 일시 국제기구로 직장을 옮기려다가 실패하였지만 몇 년 후 기어코 국제기구(UNESCO)로 진출할 기회를 잡았고… "너는 외교부에 남아야 한다"면서 집요한 방해공작(?)을 하는 선배들을 무마하기 위해 "독도영유권에 관해 제3자를 설득할 결정적인 글을 남기고 가겠다. 또 5년 후에는 복직한다"는 약속을 했었지… UNESCO 에 부임하자마자 평생 마음먹고 있던 "로마자표기법 개선" 글을 쓰기 시작하여 첫 해에 완성하였고… 이어서 UNESCO 의 개혁을 위한 획기적 사업을 획책하다가 선진국의 반대("예산증액 불가")로 좌절되었지… "언젠가 UN 을 통째로 개혁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가, 외교부로 복직한 후 2년 만에 기회를 잡아 Harvard 로 가서 유엔개혁 방안을 논문으로 남기고… 그러고서는 다시 마닐라로 되돌아온 것이로구나…

 

- 그런데 나는 그렇다 치고, 이 행사가 어떻게 15년 동안이나 중단되지 않고 계속될 수 있었을까? 한인회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겠구나… 정부의 경비지원은 턱없이 부족한데 그 동안 비용은 어떻게 조달했을까? 이 축제와는 어울리지도 않고, 없었더라면 좋았을 흥행성 춤이 프로그램에 끼어든 것도 결국 제한된 예산사정 때문이겠지… 어쨌거나 이러한 대회를 15년간 계속해 온 것은 세계의 한인단체 중에서도 마닐라밖에 없을 거야…

 

작년 행사가 끝난 후 개인적 감회를 적어서 가까운 친구들에게 보내기도 하였고, 급기야는 90년대 초반의 마닐라 생활 3년 전반을 회고하는 글을 모두 9개 쓰기도 하였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한비문화축제'의 미래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다. 지난 15년 동안 어려운 재정적 여건 속에서 이 대회를 굳건히 지켜온 결실로서 이제는 '한비문화축제'가 세계에서도 대표적인 교민문화행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을 통한 국고 예산지원도 많이 늘어나, 작년에는 3,500 불에 불과하던 지원액이 금년에는 10,000 불로 늘어났다. 그렇다면 이제는 행사의 내용도 한 단계 높일 방안을 검토해 볼 때라고 생각된다.

 

첫째, 출전자를 개인보다는 ‘팀 중심’으로 바꾸었으면 한다. 1992년에 출범한 이래 ‘한비문화축제’는 거의 정해진 틀을 따르고 있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한국인과 필리핀인 각 5명이 서로 상대방의 언어로 노래자랑을 하고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따금 출전자가 개인이 아닌 팀으로 나올 때도 있지만 이는 예외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 플레이' 방식으로는 양국간 문화교류의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다. 이제는 참가자를 팀 위주로 하면서 각 팀도 단순히 '여러 명'이라기 보다는 큰 그룹의 대표성을 지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를 들면, 'XX대학(XX학과)팀' 같은 식으로... 이렇게 되면 참가자들은 상당시간 정성을 들여서 함께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웃학생들의 관심도 끌게 될 것이다. 또한 출전팀의 대표성으로 인하여 방청석에도 학교친구들로 구성된 응원단이 동원되어 행사의 열기가 고조될 것이다.

 

둘째, “한비문화축제는 노래자랑대회”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제는 상대방의 문화를 광범위하게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장으로 만들자. 15년 전 이 대회를 시작할 때는 한국인이나 필리핀인이 상대방의 언어로 노래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보일 때였다. 그러나 이제는 필리핀인이 가라오케를 통해 또는 한국에 장기 체류하면서 한국의 가요를 익히는 것이 다반사가 되었다. 그렇다면 한비문화축제의 내용도 빨리 그 지평을 넓혀야 한다. 이제는 필리핀 출전팀이 한국의 탈춤이나 사물놀이를 한다거나, 또 한국 참가팀이 필리핀의 전통적 군무(group dancing)로 경쟁하는 모습도 보일 때이다. 얼마나 능숙하게 공연하는 지는 그 다음 단계의 문제이다.

 

셋째, 심사방법도 달라졌으면 한다. 금년의 경우,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필리핀인 다수는 자국 출전자에 대해 의미없는 심사결과를 제출하였다. 예를 들면, 6명의 필리핀 출전자 중에서 '2명은 공동1등이고 나머지 4명은 공동2등'이라는 식이었다. 알지 못하는 언어로 알지 못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심사하는 어려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급박한 상황에서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다른 한국인 심사위원의 심사결과를 참고하여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차후로는 심사위원단을 두 팀으로 분리하여 필리핀 심사위원은 한국인을 심사하고 한국인은 필리핀인을 심사하는 것이 보다 객관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비문화축제가 지금까지는 세계에 나가있는 한국교민의 대표적 축제로 성장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이웃국민 간의 모범적 문화교류 축제로 지구인 모두가 기억할 인류의 행사로 만드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끝; 이 글은 저의 개인 블로그인 http://blog.naver.com/sungmoghong 또는 http://blog.empas.com/hongsungmog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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