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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아빠일까, 갈매기? 펭귄? 기러기? 독수리?

독자기고 - 한상진

등록일 2007년10월01일 17시0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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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10-01
 

한국에 기러기 아빠가 많긴 많은가 봅니다.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기러기 아빠'로 검색하면 엄청나게 많은 자료가 나오고, 심지어는 국어사전 코너에 기러기 아빠가 무슨 뜻인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현상인 것 같습니다.

주변 동료들과 만나서 자녀들 교육이야기를 하다 보면 많은 수의 동료들이 기러기 아빠를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쉽게 피부에 와 닿습니다. '한국에서 영어공부하느라 그 많은 돈을 투자하느니, 미친 척하고 1~2년 기러기 생활을 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고, 심지어는 저에 대해서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까지 합니다. 물론 반대의견도 상당한 편이지요. '나는 가족과 떨어져서 살 수 없다. 공부보다도 아빠라는 존재가 더욱 중요하다'라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떨어져서 사는 동안 아빠와 처자식과의 경험의 공백이 무척 두렵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떤 등급에 속하는 아빠일까요?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아빠들을 비유하는 말도 다양해 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러기아빠라고 해서 다 같은 기러기 아빠가 아니라 나름대로 등급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크게 4종류의 아빠들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갈매기 아빠입니다. 직장일 때문에 아내와 자녀는 서울에 남겨두고 홀로 부산 등 타지에서 생활하는 남편을 호칭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마치 주말부부처럼 한 달에 2~3번은 만나는 아빠를 말한다고 합니다. 갈매기 아빠는 어쩔 수 없이 비자발적으로 선택된 것이라는 점에서 자발적인 선택을 한 기러기 아빠와 대조를 이룬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펭귄 아빠입니다. 처자식이 보고 싶어 날아가고 싶어도 짧은 날개(경제적인 사정)때문에 날아가지 못하고, 빙하(직장, 집 주변)근처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유형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러기 아빠들이 이에 속한다고 합니다. 남자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로 '술한잔 안 먹으면 절약할 수 있는 돈'으로 처자식을 만나러 가고 싶지만, 술도 술 나름인 것 같습니다. 한국의 아빠들이 술 한잔 하러 갈 때 그 비싼 단란주점에 가서 술 먹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요? 대부분 포장마차에 가서 아니면 호프집에 가서, 심지어는 집 주변 수퍼에서 캔맥주 1~2개 사서 술고픔을 달래는 것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러고 보면 대부분의 기러기 아빠들은 자신이 펭귄 아빠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러기 아빠를 꿈꾸는 사람들인가 봅니다.

세번째는 기러기 아빠입니다. 왜 많은 단어 중에서 기러기를 선택했을까 생각해 보면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기러기라는 새를 조금만 이해한다면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먼 거리까지 날아가 새끼의 먹이를 구해오고, 원앙새보다 더 두터운 사랑의 마음으로 절개를 지키며 살아가는 새이니까요. 전통혼례에서 나무 기러기를 놓고 혼례를 올리기 까지 하는 것을 보면 기러기는 외로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사랑의 상징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러기 아빠는 1년에 1~2번 정도는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있으니 펭귄 아빠에 비하면 다행인 셈입니다. 

마지막은 독수리 아빠입니다.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도 아니지만, 많은 기러기들에게는 꿈과 같은 존재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고, 시간적인 여유도 있어서 가족을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부담(?) 없이 처자식을 만나러 가는 부류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기러기 아빠 생활하는 거 어때요?'라고 물어보면 기러기 아빠들은 '나는 독수리 아빠인데요?'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고 합니다. 참으로 부러운 독수리 아빠입니다.

<다음호에 이어>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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