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란 나라에서 오늘도 정신 빠딱 차리려고 열심히 노력하며 적응중인 난
하루하루 많은 생각들과 많은 느낌들과 각기 다른 모습의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고 있다.
나에겐 아직도 참 힘든 일이다.
우리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나와 생김이 다른 사람들과 이해하며 소통하며 어우러지며 살아간다는 것!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오만 가지 감정들이 교차하는 듯 하다.
요즘같이 가끔 장대비가 마악 쏟아지는 날이면 머리에 꽃 꼽고 뛰쳐나가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는 얘기다.
한가지 다행인건 내가 내 성질을 못 이겨 답답해서 구르다가 마치 고추장 푼 물 먹은 닭마냥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파닥파닥하더라도 한국에서처럼 노처녀 히스테리로 생각하진 않는다는 것! 쿄쿄~~
흠흠…요지로 돌아가서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교류한다는 것, 차이점을 인정한다는 것이 말처럼 참 쉽게 또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번엔 나랑 함께 일했던 두 외국 선생님과의 일상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한 명은 Soliman이란 브라질 선생님이었고 또 다른 한 명은 Brian이란 미국 시카고 출신이었다.
우리 셋은 파트너쉽을 내세우며 뭉치기도 하고 또 곧잘 싸우기도 하며 프렌즈쉽을 키워나갔다.
나보다 먼저 일했고 또한 연장자인 솔리먼은 자존심이 무척 강하고
일에선 냉정할 정도로 프로였으며 자기 나라에 대한 애국심 또한 남달랐다.
게다가 축구얘기라도 할라치면…어휴!
브라질리언답게 정열적인데다 흥겨운 쌈바리듬을 타며 선수이름과 연봉까지 줄줄 외워줄 정도였다.
브라이언은 나보다 어리지만 다혈질인 나를 오히려 오빠처럼 다독여주는 면이 있는 성숙함을 보였고 농담도 잘하며 뭐든지 약간은 느물느물(버터와 치즈를 많이 먹어서일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모토를 달고 다니며 항상 스마~~일하는 매너 좋고
젠틀맨 같은 이미지의 친구였다.
하지만 가끔은 미국인 특유의 이기적인 면도 보이면서 개인적인 성향도 강해서
자기 일이 아닌 일엔 절대 참견을 안하며 정에 이끌린 판단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같은 영어 강사실에서 매일 눈을 맞추며 생활했던 우리들이었기에
난 그네들의 생활습관이나 성향들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솔리먼은 아침에 크로와상과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셔야만 그날 컨디션이 좋았으며, 브라이언은 학교앞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를 꼬옥 마셔주는 습관이 있었다.
나야 뭐 아침밥을 먹기보단 아침에 잠을 좀 더 자자란 주의였지만서도…^^;
매일매일 내 직업상 내 생활상 문화적 혹은 생각의 차이를 빚는 경우가 있을 때마다
중간에서 조율해야 했기에 언어의 장벽이 아닌 문화의 장벽까지 뛰어넘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했던 나는 햇살 좋은 날엔 상파울로에 갔다 비가 무진장 오는 날엔 미국 뉴욕쯤에서 베이글을 먹으며 한숨 돌리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여정을 반복해야만 했다.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