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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화 헬로우!! 티처 미나~!!! 우리는 엉뚱 삼남매! (2)

등록일 2007년10월01일 16시5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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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10-01
 

지난 회에 함께 했던 브라이언과 솔리먼을 내 기억 속에서 나마 다시 만날 수 있어 개인적으로 너무 다행이란 생각을 해본다. 다시금 그네들과의 추억들을 떠올리다 보니 각자 수업할 때의 성향에서도 주관이 뚜렷했었다. 솔리먼은 프로답게 처음 5분은 안부 묻기, 10분은 지난번 수업복습, 20분은 그날 학습, 마지막 5분은 송을 부르며 끝맺음 하며 하루하루 커리큘럼이 정확히 재로 잰 듯이 준비되어있도록 하는 완벽주의자였고, 브라이언은 커리큘럼이 있다기보단 그날그날 아이들이 즐거워하도록 게임을 다량 준비하여 주로 흥미위주의 수업을 하는 편이였다.

물론 이 둘을 섞을 수만 있으면 좋으련만 가끔은 영어시간에 너무 노는 거 같다는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브라이언한테 설명시키는 일이 나에겐 너무나 어렵고 하기 싫은 숙제였다.

한국사람들은 뭐든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쏘아 부치기 일쑤고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영어가 재미있고 쉬우면 됐지 무슨 어려운 단어와 문법을 인지시키느라 시간을 다 보내냐는 것이다. 네이티브인 자신도 이해 안 되는 문법도 많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영어를 더 따분하고 어렵게 생각하면 누가 책임을 지냐고 하면서 한술 더 떠 이렇게 초등영어교육이 어른들의 입맛대로 가다간 한국인들은 영원히 영어와의 전쟁을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장래까지 걱정해주는 친절한 브라이언씨였다.

빨리빨리 문화인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나와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브라질리언 솔리먼과는 일 쪽으로 쿵짝이 잘 맞았지만 ‘슬로우슬로우 퀵퀵’하는 브라이언과는 당췌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면이 많았고 공동 프로젝트 일이 많을 땐 늦게라도 같이 도와줬으면 하는데 자기일 끝났다고 휙 가버리는 그를 보며 언제 맞짱(?)을 한 번 떠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부모들이 수업을 참관하는 공개수업일이 다가왔다. 우리 셋은 수업 내용짜기에 돌입했고 그 내용인즉슨 두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해 내가 가이드를 하면서 우리 학생들이 상점 점원으로 있는 곳을 소개하고 안내하는 내용으로 최종 결정했다.

 학부모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반영이라도 하듯 그 날은 어머님들은 물론이고 아버님들까지 교실 뒤에 쫘악 서 계셨고 우리 셋은 여느 때보다 들뜨고 긴장된 수업을 시작했다. 먼저 내가 나가서 두 외국인을 맞이했는데 솔리먼이 나오면서 “하이, 미나 동생!”하는 게 아닌가!

대본에 없었던 동생이란 말에 순간 당황했지만 나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다. 다음은 브라이언이 나오면서 특유의 미끄러지는 듯한 느끼한 목소리로 “하이! 미나 누나~나이스 미팅 유! 라며 포옹을 했다. 순간 속으로 ‘이것들이 날 골탕 먹이려고 둘이 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뒤에 서 있던 학부모들과 아이들 사이에서 킥킥 하며 웃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나도 솔리먼 오빠와 브라이언 동생 사이에서 한 가족처럼 자연스럽게 연기를 했고 그 날의 수업은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즐겁게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브라이언이 능청스럽게 “미나누나! 빨리빨리~”할 때는 다들 자지러졌고 학생들 또한 웃느라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 맨날 사건 사고의 주범이었던 브라이언이 이 날만큼은 너무나 익살스럽고 장난스러운 막냇동생 연기를 완벽하게 해냈던 것이었다. 학부모들의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으며 아이들이 이렇게 즐겁게 수업하는 영어시간이라면 대만족이라는 참관소감을 써주셨다.

 이 일 이후로 우리 셋이 더욱 더 친해지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함께 일을 했음은 물론이고 그 날 교장 선생님의 특별회식으로 우리 셋은 거하게 소갈비를 뜯었다는 흐뭇한 얘기를 하면서 어느덧 내 입가에도 침이 고이고 있다. 이론~쩝!

 아~아~보고 싶은 솔리먼오빠! 브라이언동생! 우리 다시 만나면 예전처럼 엉뚱 삼남매하자!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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