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립 뮤지컬단 단원으로 활약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학(UCR) 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사립초등학교중 으뜸인 서울 경기초등학교에서 전임영어강사로 근무했다.
현재 주니어 영어캠프, 영화배우 일대일 회화강사, 주니어 영어교실 등 영어관련 프리랜서로 활약 중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예쁜 선생님
Hi! Everyone!!!
경기초등학교에서 영어강사로 첫 수업을 했을 때 처음으로 내가 했던 말이다.
40여명의 아이들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일제히 나를 바라볼 때의 그 설렘과 떨림...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도 그때의 설렘과 떨림을 느끼며 영어강사로서, 또한 이 시대를 꿋꿋하게 살아내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삼순이 중의 하나로써
나의 경험담을 솔직 담백 화끈하게 일기형식으로 쓸 것을 교민들에게 다짐해본다.
아~~말은 거창하게 했지만 시작이 시작인지라 벌써부터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내가 즐겨봤던 미국 시트콤 "Sex and the city" 의 여주인공 캐리처럼 노트북을 앞에 두고 나니 뉴욕의 배경이 필리핀의 아스라한 불빛으로 대체되며 뉴욕타임즈 만큼이나 유명한 마닐라서울에 연재하는 칼럼니스트가 되는 발칙한 공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김칫국을 사발로 마신 내 입가에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흠 흠...각설하고 내 생애 가장 떨렸던 첫 수업의 기억으로 돌아가야겠다.
아이들과 처음으로 인사를 하고 물어봤던 말은 기분이 어떠니 정도였고 그 말인즉슨 "How are you guys doing?"
하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말똥말똥 쳐다보며 누군가가 먼저 아무 대답이든 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아이들보다 더 당황한 나는 다시금 짧게 질문을 했다. " How are you, today?"
그때서야 아이들은 일제히 '아~ 진작 그렇게 질문하지'하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누가 연습이라도 시킨 듯이 일제히 입을 모아
"I'm fine thank you, and you? 라고 대답을 하는 동시에 친절하게
나의 안부까지도 묻는 것이었다.
아~아~베를린 장벽도 수 년 전에 무너진 이 글로벌시대에 아직도 뛰어넘지 못할 장벽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 아니던가!
그 어떤 수학공식보다 화학기호보다도 더 강력하게 암기되고 머리에 남아있을
"하우 알 유"에 대답은 무조건 아~~~무 이유 없이 "아임 파인 땡큐, 앤 유?"이다.
내가 중학교 때 영어책에도 분명히 나와있었고 내 위 세대도 그렇게 배웠을 테고
앞으로 미래에 우리 아이들도 똑같이 배울 문장이 아닐까?
참으로 강력한 파워를 가진 문장임에는 틀림없다.
지금 이순간 그 문장을 각인시킨 영어교과서의 저자가 원망스러워진다.
살다 보면 기분이 좋은 날이 있고 기분이 나쁜 날도 있고 아픈 날이 있으면 상쾌한 날이 있을진대...
자기 기분대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영어에서의 가벼운 첫 스텝을 밟았다고 진단해본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내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나이가 지긋한 한 교수가 말하길, 동양인은 생김새가 너무 비슷비슷해서 국적을 가늠하기 힘들지만 나름대로 구분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발견했다며 하신 말씀이다.
중국인은 How are you? 라고 물으면 띵호와 격인 Good! Great!!
일본인은 자신의 기분을 잘 드러내지 않는 문화 때문인지 그냥 그냥, 그럭저럭 격인 so so.
마지막으로 한국인은 열의 열 무조건 "I'm fine, thank you, and you?" 란다.
그 수업을 듣는 3개국의 학생들은 나름대로 동의하며 박장대소를 했던 기억이 난다.
자! 오늘부터라도 만나는 사람들마다 "하우 알 유" 대신 조금씩 패턴을 바꿔가며 질문을 해 보는 것이 어떨까?
예를 들면 "What’s going on?" "How's everything going?" “How are you doing?”
또는 미국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인 What's up? 도 좋겠다. 이에 대한 대답은
별다른 일 없어인 "nothing much."
대답 또한 파인 땡큐 대신 "not bad." " everything's good." " I'm doing just right." 등등이 있다.
틀에 박힌 일상에서 가끔은 일탈을 꿈꾸듯 우리도 가끔은 예상 못했던 질문과 대답을 하며 영어의 틀을 조금씩 깨 보는 건 어떨까?
영어라는 바다에서 헤엄치는 우리들은 오늘 조그만 몸동작을 스스로 깨우쳤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쑥스러운 나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활자로 옮기며 일탈을 꿈꾸는 나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