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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의 힘 – 인요한

종교칼럼:정기환 목사

등록일 2007년08월03일 16시0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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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08-03
 

-인요한 님은 연대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으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 소외되어 있는 이웃을 돕고, 경제난과 결핵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사람들을 도우며 나눔을 통해, 그의 어머니 로이스 린튼과 아버지 휴 린튼으로부터 물려받은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한국의 선교사님이었습니다. 2007년 4월 낮은 울타리에서 발췌-

 

내 나이 십대 초반이던 70년대 초 무렵, 결핵이 창궐하면서 어머니는 늘 바빴습니다. 결핵은 70년대 말까지 한국인을 괴롭힌 가장 무서운 질병 중 하나였는데, 특히 영양섭취가 부족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찾아왔습니다.

어머니가 조례동에 결핵요양소를 내고 환자들을 진료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하루는 어떤 남자가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하고 돌아갔습니다. 말로 옮길 수 없는 게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너희가 미국 선교사면 다냐 에미, 퉤! 더러운 xx놈들.”

험악하게 생긴 깡패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아마 결핵 때문에 요양소를 찾아왔는데 입원해 있는 동안 술을 먹었고 어머니는 규칙을 위반한 그를 강제로 퇴원을 시켰던 모양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욕을 하는 것도 부족해 어머니 앞에서 누런 침을 “카악~ 퉤!” 내뱉고 뒤돌아섰습니다.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당시 그 자리에는 아버지도 계셨습니다.

어린 생각에도 아무리 선교사라지만 그런 모욕적인 일을 당하고 가만있으면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욕을 먹어가면서도 그 사람을 차로 시내까지 태워주시고는 그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으셨습니다. 늘 그렇듯이 꾹 참고 기도를 하실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신앙심과는 다른 차원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인간적인 감정을 억누르려고 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버지, 어머니가 왜 이 땅에 왔을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금전적 이익은 물론 아니고, 명예를 위해서도 아니요, 존경을 받고자 하는 것도 아닌데 ‘낯선 땅에서 병을 치료하고 선교를 하면서 왜 그런 욕을 들어야 하나’하는 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분 역시 그런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어머니는 그 일로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받으셨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그날 저녁 식사 때 그 사람의 영혼을 위해, 병의 치유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나는 그런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났을 무렵 그 사람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잔뜩 긴장했습니다. 저번처럼 행패를 부린다면 내가 비록 힘이 없어도 그 사람과 당당히 맞서리라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어려도 지금의 욱하는 성질은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예전의 그 호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뼈만 앙상한 몰골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부모님 앞에 오더니 곧바로 무릎을 꿇는 게 아닙니까? 그리고 닭똥 같은 눈물을 뚱벙뚱벙 흘렸습니다.

“지난번에 지가 정말 잘못했소. 참말로 미안했소. 날 용서해 주시오. 여기저기 돌아댕겼는디 몸만 더 아파지고...”

그는 진심으로 지난날의 행동을 사과했습니다. 너무 병이 깊어져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사람의 뼈만 남아버린 모습에 울음을 터트리셨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입원시키셨습니다. 부모님이 그 사람을 용서하고 정성껏 치료를 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치료를 받으면서 그는 예전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난폭하고 거칠던 행동은 찾아볼 수 없었고 소녀처럼 얌전했습니다.

결국 그는 힘없는 존재에 불과했으며 그런 자신을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 아니 어머니 아버지가 갖고 있던 그리스도의 사랑에 맡겨 버렸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는 죽음에서 살아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우리를 위해 헌신한 수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우리가 그분들의 사랑을 실천해 갈 때입니다. 논리와 감정을 넘어 사랑이 생명을 일구며,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지금은 우리의 사랑이 도전받고 있으며, 사랑을 실천할 때입니다. 주님 닮은 사랑을!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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