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는 수빅의 어느 술집.
거나하게 취한 모기업체 직원이 술집 종업원들에게 큰 호통을 치며 의사소통도 안 되는 한국말로 나무라고 있다.
누구라도 뻔히 알 수 있는 한국의 모 대기업 점퍼를 입고 내 집인 양 술집을 이리 돌고 저리 돌아 다니며 야단치고 여자들을 희롱하고 있다.
그 와중에 필리핀 손님들이 웅성 거리며 한국인을 지켜 보던 중 한 무리의 손님이 “저거 또 한국인이지…. 그냥 한 방 먹여? 제네들은 여기가 자기네 바랑가이(편집자 주; 동네) 인줄 아나 봐!”
그 모기업체 직원은 마치 자신이 스페인 통치 시대의 스페인 국왕인양 자신의 기분에 도취되어 웨이터와 여종업들을 하인 부리 듯 하고 있다.
이때 이를 보다 못해 의연히 일어선 제2의 한국인 G모씨 그에게 다가간다.
정중히 그리고 조용히 “대기업체 주재원으로 나오신 분 같은데…, 영어도 안되시고 한국말로 이렇게 하시면 여기 사람들이 한국인을 안 좋게 생각 합니다. 저쪽 자리의 필리핀 사람들이 몹시 불쾌하게 생각 하시는 것 같습니다. 조용하시고 자리에 않으시지요.”
모기업 직원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외쳐 댄다. “너 뭐야, 한국사람이야? 여기 살고 있어? 야 내가 누군지 알어?” 계속 이어지는 그의 一咤(일타) “여기 사는 한국 놈들은 다 사기꾼들이야. 너도 지금 나에게 사기 치려고 하지? 너 내가 누군지 알어?”
결국 필리핀 지배인은 경찰을 부르고 필리핀 경찰에게도 한국말로 악을 쓰며 소리쳐 대는 그는 경찰의 강압에 술집을 쫓겨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조용히 즐기는 필리핀 술집에서 어느 한국인이 나타나며 벌이지게 된 일촉즉발의 위급 상황이 마무리 됐다.
필자가 잠시 소설 같은 이야기로 각색을 하였지만 실제 이런 일은 필리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라는 교육을 받은 한국인이 ‘필리핀에서는 필리핀 사람 위에 내가 있고 내 밑에 있는 필리핀 사람은 내 맘대로다’라는 생각으로 바뀌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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