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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근 컬럼] 수년내 수빅에 ‘한진시’가 생긴다

등록일 2007년06월13일 15시3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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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06-13
 

수년내 수빅에 ‘한진시’가 생긴다

 

필리핀 5.14 중간선거가 31일 현재 마지막 5백만표의 개표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8:2로 야당이 압도적으로 리드(무소속 2명 제외)하고 있는 상원의원 당선자 선포 여부를 놓고  여야간에 치열한 논쟁이 일고 있다.

정부여당측은 전통적으로 여당의 표밭인 민다나오의 5백만표가 개표되면 8-12위권의 후보 5명의 당락이 바뀔 수 있으므로 선관위가 미리 당선자를 선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를 저지하겠다고 벼르고 있으며, 야당측은 투표 관리를 맡은 교사들이 위협을 받아 여당후보를 무더기로 기표한 투표용지에 강제서명을 했다는 증언이 있는 만큼 여당은 더 이상 개표부정을 획책하지 말고 현 정부를 불신하는 민의를 받아들여 패배를 인정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야당은 무더기 여당 지지표가 투입된 개표로 당락이 뒤바뀌면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15위를 달리고 있는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 데펜소 여당후보가 자신의 낙선을 선선히 시인해 눈길을 끌었다.

정계와 언론에서는 최하위 당선권인 12위를 놓고 12위인 야당의 피멘텔 3세와 13위인 여당의 주비리 후보 간에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지만, 여당 주장대로 14-17위권의 여당 후보까지 당선되는 것은 또 다른 부정선거 시비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어차피 정당제가 확립돼 있지 않고 당선 후에도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여야를 오가는 것이 필리핀의 정치 현실인 만큼 정부 여당이 상원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공생 모드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야당이 상원 다수당이 돼도 대통령 탄핵 소추권을 발동할 하원을 여당이 장악한 이상 정국 을 혼란케 할 소지는 많지 않다. 오히려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5개당의 단합을 다지는 것이 정국 안정의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원의장 5선을 노리는 제1당 라카스-기독교 회교 민주당의 베네시아의장의 아성에 아로요대통령 직계의 캄피당 의원들이 세부 출신의 자당 가르시아의원을 하원의장으로 추대하기 위해 연립 여당 의원들을 설득하며 원내 표 대결을 선언해 여당의 내분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아로요대통령은 캄피당 하원의원으로 재선된 자신의 장남과 시동생을베네시아 의장에게 보내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하고, 캄피당 의장인 푸노 행정 자치부장관도 베네시아를 지지한다고 말해 서둘러 봉합에 나섰지만 소장파 의원들이 이에 응할 지는 미지수다. ***

지켜보기도 답답한 정치 현실에 비해 잘 풀리는 경제 얘기로 흥을 되돌릴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특히 한국 업체가 큰 기여를 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70년대 초만 해도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울산에 현대중공업이 터를 잡고 조선시설도 없었던 매립지의 빈땅에서 26만톤급 유조선 2척을 건조해 내면서 시작된 ‘조선(造船)왕국 한국’의 신화는 30년도 안돼서 울산을 인구 1백만이 넘는 광역시이자 재정자립도 1위의 도시로 만들었다. 울산은 외환위기에도 불황을 타지 않고 줄기차게 성장해 대전, 광주를 제치고 서울, 부산, 대구 다음가는 4대도시로 꼽힐 정도에 이르렀다. 물론 자동차, 석유화학업체등 산업단지가 가세했기에 고속 성장이 가능했지만 도시의 모태는 어디까지나 조선이다. 울산에 이어 거제도와 창원, 목포에 조선업이 자리잡아 이 도시들의 발전을 거들었다.

조선업은 장치산업이지만 동시에 인력집약적 산업이다. 거대한 철구조물을 용접, 도장하는데 수작업(手作業)을 해야 하므로 고용효과가 엄청나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10년전에 정규직 3만명에 1백개가 넘는 하청업체와 분사조직을 통해 1만 5천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채용하고 있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경공업과 마찬가지로 인건비가 싼 중국 등에 추월당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물량으로 중국에 추월당해도 수십년간 축적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부가가치나 가득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세계 제일이며, 입지가 좋고 인거비가 저렴한 해외로 조선소를  이전해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업계는 낙관하고 있다.

한진도 영도와 창원에 조선소가 있지만 미래 경쟁력을 조기 확보하는 차원에서 수빅에 10억불을 투자해 조선소를 짓기로 용단을 내렸었다.

이 결정은 ‘현명한 선택’이었음은 수개월전 착공식을 하고 철구공장이 가동한지 1개월만에 선박 건조 계약고가 40억불에 달하므로서 입증됐고 필리핀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며칠전 수빅 한진조선은 프랑스, 터키, 인도에서 21척의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을 수주해 22억불의 계약고를 올렸다고 발표한 데 이어 27일 독일과 그리스에서 각각 6억5천만불, 3억불을 수주해 도합 31억 5천만불의 계약고를 올렸다. 착공시 기수주한 금액과 합산하면 물경 40억불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이며, 5백억불에 못 미친 작년 필리핀 수출액의 10%에 근접하고 있어 필리핀의 정, 재계를 경악시켰다. 

이중 독일 NSC사가 발주한 전장 365.6미터 폭 48.4미터로 축구장 4개 규모에 달하는 컨테이너선들은 운하폭 확장 공사를 하고 있는 파나마 운하를 통항하도록 설계됐고, 그리스에서 발주한 컨테이너선 6척은 저공해, 고효율의 한국산 전자 엔진을 장착해 시속 23노트로 항해가 가능한 최신형 컨테이너선이어서 기술 경쟁력 면에서도 앞서감을 입증했다.

주지하다시피 한진은 월남전을 통해 급신장한 이래 동남아 진출이 가장 활발한 한국 기업이며, 또 그만큼 공도 들이고 있다. 현지 주민 지원 사업은 물론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이달 중순 제1회 아시아 바둑대회를 개최해 아시아 15개국에서 5명씩의 선수단을 초대하고 있다. 동남아국가들은 입상수준과는 멀고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지만 이 초대를 환영하고 있다. 또 현대, 삼성의 건설부문이 필리핀에서 철수한 후에도 테러 위협을 무릅쓰고 민다나오의 도로, 교량 등 건설공사를 계속해 필리핀에서 인지도가 높다.

현지 사정에 밝은 연고로 동업계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 조선소 해외 신축 결정을 내렸고 그 성공 전망이 밝은 것은 참 잘 된 일이다.     

수빅 레돈도반도 480헥터에 입지한 한진은 현재 4천명을 고용하고 있으나 2,3년내 3만명을 직·간접 고용하게 되며, 관련산업의 전후방 연관효과는 5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여 20만-25만명의 생계를 부양할 수 있게 된다.  4일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2천만이 넘는 초, 중학생 중 5백만명이 등록금이 없어 학업을 포기할 것으로 보이는 필리핀에 년간 35억불의 수출 효과를 올릴 수빅 한진조선은 소득 증대와 고용 창출에 최대로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삼성 아메리카는 미국기업, 지엠 코리아는 한국기업”이라는 전직 대통령의 말도 있듯이 지나치게 공치사를 해 필리핀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는 말자. 

우리는 수년 내에 수빅에 ‘한진시’가 생겨 울산처럼 번영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필자는 감히 장담한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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