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후원하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네이버톡톡
맨위로


 

[김연근 컬럼]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등록일 2007년05월21일 15시3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뉴스일자: 2007-05-21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사람들을 짜증나게 해온 혼란스런 3개월여의 선거 캠페인이 끝나고 드디어 14일 중간 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5.14 중간선거에는 인구의 과반수가 넘는 45백만을 웃도는 유권자가 투표를 통해 상원의석의 1/2인 12명, 하원 236명과 주지사 81명, 시장 118명 전원을 비롯해 1만7천5백명에 달하는 지방 자치단체 의원들을 선출하게 된다.

아직도 부정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는 2004년 대선을 통해 재집권한 아로요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의 의미는 희석되고 정책이나 공약 대신 철저히 대중적인 인기 위주로 치러지는 이번 중간선거를 국영 PNA 통신조차 비젼이 보이지 않는 구태의연한 정치인들에 대한 인기투표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세습적 정상배들과 유명 연예인에 정치적 변절자들을 뒤섞어 놓은 집단에서 뽑는 정치인들이 과연 국민들에게 봉사할 자격이 있는 지에 의문을 표시하고,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런 논평에 공감이 가지만 그래도 국민들의 염원이 담긴 선거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기에 구태여 의미를 부여하자면 중간선거가 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마무리돼, 민생과 경제에 주름이 가지 않아야 된다는 점이다.

주시사, 시장 등 지방 자치단체장은 여당의 아성이지만, 하원에서 야당이 1/4 이상 당선되고 여론조사기관의 예상대로 야당이 상원의 다수당이 되면 다시 정국을 불안케 할 대통령 탄핵 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정국 불안을 감지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영향력이 큰 가톨릭 주교 모임과 이글레시아 교회는 신앙심이 있고 비교적 청렴한 과반수 이상의 여당후보를 거명하면서 이들을 뽑으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후보들이 그렇고 그런 부류라면 가급적 정국을 안정시켜 줄 여당후보를 지지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하다.

쉽게 망각하고 관대한 성향을 보이는 유권자들이 부패정권으로 낙인찍혀 물러났던 에스트라다 전대통령을 현 아로요대통령보다 선호해, 야당측 후보들에 몰표를 던져 정국을 불안케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선거폭력과 테러가 판치고 있어 7일 현재 30명 이상의 후보를 포함한 75명이 살해됐지만, 150명이 피살됐던 지난 2004년 대선 때보다는 한결 나아진 점이 다소 위안거리다.

5.14 선거가 끝나도 1개월 후 대법원이 최종 당선 결정을 내릴 때까지 후유증이 줄도록 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

우리에게는 아프리카의 축구강국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나이지리아는 세계 4대 원유 생산국으로 지난해 송유관이 폭파돼 국제 원유가가 급등시킨 바 있는 자원 보유국이다. 이 나라의 풍부한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열강이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내정이 불안해 주요 유전이 있는 델타 지역을 중심으로 반군 세력인 ‘델타민족 해방 전선’ 등의 인질 납치가 끊이지 않는 분란 국가이기도 하다. 월례행사가 되다시피 또 지난 3일 나이지리아에서 반군에 납치됐던 대우개발 소속의 한국인 간부 3명과 필리핀 근로자 5명이 이번에는 예상보다 빨리 피랍 6일만에 무사히 석방됐다.

반군측이 언론사에 제공한 협박 비디오를 통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 이들이 풀려난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이들의 겁에 질린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인구의 10%, 노동가능 인구의 20% 이상인 1천만에 가까운 해외 근로자(OFW)가 있는 필리핀은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듯이’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자국 근로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고심하지만 매일같이 피해상황이 들려온다.

나이지리아의 인질 납치사건에 앞서 이라크에서 일하던 필리핀 근로자가 지난 주 폭탄테러에 희생됐다.

정부는 이라크, 레바논, 나이지리아 등 분쟁국에서 해외근로자를 철수시키고 있지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해외근로자들은 위험을 무릎 쓰고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이들 국가에 잠입해 취업하고 있다.

요르단, 아랍에미레이트 등 비교적 안전한 국가보다 20-30% 높은 월 1천불의 임금을 받기 위해 이라크에 잠입해 일하다 죽은 한 필리핀 근로자의 소식이 30-40년 전 한국의 상황을 회고하게 만든다.

지난 6, 70년대 서독 광부, 간호사 송출과 월남 파병으로 눈물겹게 달러을 벌어드려 경제 개발의 종자돈을 마련해야 했던 당시 한국의 실정을 지금 필리핀에서 보는 것이 안쓰럽기만 하지만, 그들 덕분에 필리핀 경제가 소생하고 있는 것으로 이들의 노고는 백번 치하해 마땅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말레이시아의 보르네오에 거주하는 10만여 필리핀 난민의 안타까운 소식이 우리를 눈물겹게 만든다.

6,70년대 내전에 휩싸인 민다다오에서 가까운 술루해협의 뱃길을 통해 보르네오로 피신한 이들 필리핀 난민과 그 후손들은 여전히 일시 거주 비자만으로 수십년째 전기도 없고 수도도 없는 난민 거주지에서 비인간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유엔 인권위원회가 전하고 있다.

필리핀을 두고 잘 살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구비한 나라가  이렇게 못 사는 것도  기적이라는 지적도 있듯이, 이 모든 것이 위정자들의 탐욕과 부패로 인한 것임을 필리핀의 지도층들이 깨닫고 국내외에서 비참한 생활을 영위하고 사선을 넘나드는 국민들을 위해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노력을 해야 만 할 것이다.***

다행히 경제 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성장에 가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4월중 외환보유고가 250억불을 기록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중간선거후 세계적인 국제 신용 평가기관인 스텐다드 앤 푸어(S & P)사가 필리핀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등급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7일 이후 페소화가 외환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페소화는 대부분의 아시아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는 데다 신용등급 상향 조정 설이 나오자 싱가폴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47.26페소를 기록해 6년만의 최고가 기록을 갱신했다.

지난주에는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멘츠사(TI)가 10억불을 투자해 반도체 제 2공장을 필리핀에 설립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아로요대통령은 대 국민담화를 통해 중국과 열띤 경쟁을 벌여 필리핀 최대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는 필리핀의 신인도와 국제 경쟁력을 세계에 과시한 쾌거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9일 국제 경영발전 협회(IMD) 경영대학원에서 323개의 기준에 의거해 발표한 ‘2007 세계 경쟁력 연감’에서 필리핀은 55개국가중 45위에 그쳐 전년의 42위에서 세계단 추락해 기업 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 여건이 좋고 경제가 잘 나가고 있다고 ‘자가 발전’에만 바쁜 필리핀 정계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과거 남미국가들이 보여줬듯이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고 더 고삐를 바짝 죄고 모든 경제시스템이 잘 돌아가도록 다그칠 때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한인뉴스 필리핀뉴스 한국뉴스 세계뉴스 칼럼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