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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근 컬럼] 필리핀 재도약의 1등 공신

등록일 2007년05월04일 15시3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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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05-04
 

 

필리핀 재도약의 1등 공신

 

 연일 36-38도를 기록하는 불볕더위 속에서 한낮에 바깥나들이는 힘들지만 그래도 조석으로는 견딜만하고 한국처럼 잠 못 이루는 ‘열대야’가 없다는 것은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된다.

정작 무더위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은 일상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일진대 열대지방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느긋한 마음가짐이 더 필요할 것이다.

금세기 초반 ‘느림의 철학’이 화두가 된 적이 있다.

물질과 시간에 쫓기면서 토끼처럼 마냥 급하게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주위를 돌아볼 여유를 갖고  뚜벅뚜벅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주면서 말도 행동도 천천히 하자는 ‘be late' 캠페인이 전개됐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약속시간에도 구애를 받지 말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므로 권하기는 어렵다.

유난히 ‘빨리빨리 문화’가 팽배해있는 한국인들이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지만, 적어도 ‘느림의 문화’가 있는 것을 알고 이를 이해해주는 아량을 가질 필요가 있다. 더운 지방의 다른 나라들처럼 필리핀도 느림의 문화권에 속해 있으므로, 이들을 게으르고 느리다고 탓하지만 말고 우리가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가를 가끔 되새기면 불쾌지수는 팍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차원에서 무더위로 전력수요가 급등하고 있는 필리핀 전력당국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 보자. 파빌라 동력부장관이 25일 ABS-CBN에 출연해 국민들에게 브리핑한 것을 요약하면, 최근 전력수요가 급등해 지난 17일부터 돌아가면서 정전이 된 것은 지난 2월 3천6백, 3월 4천9백 메가와트에 머물던 전력수요가 4월 들어 피크타임의 공급한계인 6천5백을 넘어서고 5월초까지는 6천7백에 이르러 제한송전이 부득이하다는 것이다.

총 공급규모는 6천 9백 메가이나 여러 발전소의 보수작업으로 일시적으로 공급부족이 초래됐을 뿐, 5월초부터 신규로 4백 메가 발전소가 가동하므로 이후 제한송전은 없을 것이나 피크타임대인 11시- 14시, 18시-21시에는 전기사용을 줄여야만 발전원가가 절약된다고 강조했다. 발전원가가 저렴한 수력발전에 추가해 원가가 높은 석탄, 석유 순으로 화력발전소가 가동되면 전기료부담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기도매시장에서 메랄코가 구입하는 단가가 2월에는 메가와트/시간당 33백 페소대에서 3월에는 49백 페소가 됐고 4, 5월에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당국의 고충을 잘 헤아릴 수는 있지만, 전력난이 더 심한 비사야지방에 1억불 차관으로 수력발전소를 짓겠다는 한국 투자자의 제의가 2년째 실무관료들 사이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공공서비스분야에서 느림의 철학은 미덕이 아니다. ***

장장 3개월의 캠페인 기간 중에 3주를 남겨놓고 있는 현재 선거폭력이 예년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는 보도는 반가운 소식이다.

칼데론 경찰청장은 지난 1월부터 90개의 청부살인그룹중 52개를 해체하고 선거기간중 총기소지금지령을 위반한 2천명을 입건하고 1천 7백여 총기를 압수한 결과, 25일 현재 82건의 선거폭력사건이 발생해 2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1년 선거당시 269명, 2004년 선거시 249건에 41명이 선거폭력으로 살해된 것에 비하면 현저하게 개선된 양상을 보였고 이는 국민 70%가 선거가 공정할 것을 믿는다는 여론조사가 보여주듯 선거문화가 개선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선거폭력이 기승을 부릴 것이므로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여기에는 변수가 있다. 아로요대통령이 싫은 것이 아니라 monkey business를 일삼는 무능한 각료진이 싫다는 국민들의 말대로 망발을 일삼는 장관들이 포진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곤잘레즈 법무부장관이 상원선거에서 정부측 후보 12명이 전원 당선되면 바랑가이 지도자들에게 1만 페소씩을 줄 것이라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고 이를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경고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조직과 자금력이 앞선 정부측 후보들이 계속 불리하게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역전시킬 가능성이 있을지는 몰라도 전원 당선은 생각할 수도 없고 이는 정부가 부정선거를 했다는 반증밖에 되지 않음에도, 선거법 위반을 다스릴 주무부서의 장관이 망언을 계속하는 것은 정부의 공정한 선거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게 한다. 부정선거가 전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직도 2004년 대선 부정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교회와 민간단체들이 공명선거를 위해 자원 봉사에 앞장서고, 부정선거가 필리핀의 정국 불안을 유발하지 않도록 미국 등 7개국이 옵서버를 파견하며 세계 160개국에서 50만이 넘는 해외 근로자가 1개월에 걸쳐 부재자 투표를 행하는 선거의 의미를 팽개친 것은 농담이라도 파면감이다. ***

지난 2년간 810억불에 달하는 외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오면서 6-8%에 달했던 정부채의 발행금리를 2-3%대로 내려 재정적자 축소에 앞장서 경제계와 금융시장의 신뢰를 받아온  크루즈 국가재무관이 돌연 사임해 그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5년 2월 부임한 시티은행 임원출신의 크루즈재무관은 인플레를 우려해 고율의 콜금리정책을 계속 고수하는 중앙은행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국채에 투자하는 시중은행들의 수익률이 낮아지자 압력을 받아왔고, 같은 건물을 쓰는 선관위가 재무부의 부담으로 2개 층을 더 사용하겠다는 제의를 거절한 점 및 기존 재무관료들과의 마찰도 사임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 말대로 일 12-14시간의 격무로 중요한 일을 다 마무리했고 모친을 간병하며 가족과 지낼 시간을 갖기 위해 사임하는 것이라면 바랄 나위가 없다.

그의 노력으로 필리핀이 인도네시아보다 적은 외채국가가 됐고, 외채 구조조정을 통해 수억 불의 이자 비용이 절감됐으니 그는 필리핀이 재도약하는데 1등공신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최근 사우디에서 5천명의 필리핀 의료 간호 인력을 필요로 하지만 그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이다. 브리온 노동부장관은 2010년까지 국내외의 인력수요가 9백만 명에 이르지만 자격요건을 충당하는 인력이 없어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교육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그동안 외채 절감에 노력해온 필리핀정부는 이제 광산, 호텔, 해운, 조선, 의료, 건설, 콜센터 등 사이버서비스 업종 등 고임금업체에  필요한 인력을 충당하기 위한 교육과 인프라 투자에 주력해 크루즈재무관의 노고가 빛을 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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