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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규 컬럼] 19. 한글

등록일 2007년02월22일 15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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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7-02-22
 

 내가 가끔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는 것 중의 하나가 글을 쓸 때에 맞춤법을 틀리게 쓰거나   잘못된 발음을 할 경우입니다.
아마도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흔히 혼동해서 사용하는 말 중의 하나가 타동사인  ‘가르치다’ 와 ‘가리키다’ 인 것 같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지식이나 기능 따위를 알게 하는 것이 ‘가르치다“이고, 방향이나 시각 따위를 나타내어 알리는 것을 ”가리키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러므로 예를 들면 ‘공부를 가르치다’라고 해야 맞춤법에 맞는 말인데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가리키다’로 잘못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계 바늘이 9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가 맞는 말인데 ‘시계 바늘이 9시를 가르치고 있다 ’라고 하면 맞춤법에 맞는 말이 아니겠지요.
또한 우리말엔 “ㄱ이나 ㄹ 탈락 현상”이 있으므로 ‘불삽’이 아니고 ‘부삽’이며 ‘육월’이 아니고 ‘유월’로 발음을 해야 하는데 나는 종종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무심코  ‘육월’이라고 발음을 하여 아내에게 주의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그동안 맞춤법이 몇 번 바뀌어서 전에 우리가 공부하던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맞춤법과는 다르게 바뀐 낱말들이 많아졌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부지런히 우리말을 바르게 익히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내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 세대의 어른들이 보낸 편지에 잘 써 내려가다가 느닷없이 고어 체의 문장이 등장하여 황당해서 웃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의 젊은이들이 내 글을 읽으면서 혹시나 그런 생각을 하지나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언어는 시대의 흐름이나 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발달하고 변화된다 하겠습니다.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이 요즘 인터넷 세대의 젊은이들이 쓰는 언어나 사용하는 문자를 보신다면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아마도 제대로 그 내용을 이해조차 못할 것 같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은어는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나이 든 사람들에겐 뜻을 잘 파악하기 힘든 생소한 언어들입니다. 그리고 사용하는 언어들이 점점 거칠어져 감을 느낍니다. 언어는 감정의 표현인데 되도록이면 상대방에게 부드럽고 고운 말을 쓰도록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신문을 읽으면 친구끼리의 사소한 말다툼이 무서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음을 볼 때에 언어가 가지는 위력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 지구상에는 많은 종족이 살고 있으나 언어는 갖고 있어도 우리 민족처럼 고유의 문자를 가진 민족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문자의 기원을 보면 중국의 은(殷)나라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측되는 갑골문자(甲骨文字)는 점을 치기 위한 수단에서 발전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거북 껍질이나 소의 어깨뼈를 가지고 불에 달군 쇠붙이를 사용하여 뼈나 거북 껍질이 갈라지는 모양에 따라 점을 쳤다고 합니다.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면서 다양한 형상을 나타내게 되어 한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알파벳(Alpabet) 글자의 기원은 BC 1,200년경 지금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활동하던 페니키아인들에 의하여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 지역에 수로를 확보하고 활발하게 무역을 하였으며 수메르인이 사용하던 문자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글자가 너무나 복잡하여 간략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자가 필요하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마침내 수메르인이 사용하던 글자에 이집트인의 그림을 차용하여 실용성 있는 글자 체제를 새로 고안해 낸 것이 지금의 알파벳의 원형이라고 합니다.
조선 시대 초기까지만 하여도 우리에겐 고유한 글자가 없어서 중국의 한자를 빌어다 쓰고 있었지만 글자가 너무도 복잡하고 어려워서 대부분의 백성들은 문맹이었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이러한 백성들의 처지를  딱하게 여기시고 집현전 학자들과 더불어 밤낮으로 연구하여 만드신 글자가 바로 한글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자음 14자, 모음 10자 합하여 모두 24자로 이루어진 우리 한글의 과학적인 창조성이나 우수성은 실로 우리 민족의 긍지요 자랑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시대의 변화에 따른 반응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엔 한글의 중요성이나 우수성을 인정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노력은커녕 우리말이나 한글을 경시하는 풍조가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한국말도 할 줄 모르는 어린 아이에게 남의 나라 말인 영어부터 가르치려는 무모한 부모들조차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 하겠습니다.
언어는 그 사람의 정신세계를 지배합니다.
부모가 한국 사람일지라도 어려서부터 한국말을 가르치지 아니하고 다른 나라의 언어만을 가르친다면 그 어린이는 진정한 한국인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필리핀에 살면서 많은 한국 어린이들이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합니다.
그러나 한글도 가르치고 한국말도 바르게 사용하도록 교육을 시키는 것이 교육적으로나 아이의 장래를 위하여 보다 바람직하다 하겠습니다.
요즘 우리는 정체성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에게 정체성의 혼돈을 초래하게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는 과거 일제 시대에 일본의 식민지 정책 중의 하나인  “우리말 말살 정책”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국어를 잃으면 민족정신도 함께 잃는 것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압하고 성씨도 일본 성으로 바꾸도록 강요하였습니다. 이른바 창씨개명인 것입니다. 이런 탄압이 오랜 세월 지속되었다면 결국은 우리말이나 글이 살아남지 못하였을 것이며 우리나라는 비참하게도 일본에 동화되어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집의 두 아이들도 십여 년이 훨씬 넘도록 미국에 살면서 미국식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두 아이 모두 일찍이 초등학교 교육 과정을 한국인 학교에 보내어 마치게 하였으므로 부모와 떨어져 살았어도 다행히 한글과 한국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계속 교육 받은 아이들과 비교하면 한국어 실력이 많이 뒤떨어지겠지만 한국말을 사용하여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별로 지장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미국에서 교육을 받는 동안 우리 부부는 아이들과 자주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반드시 한글로 써서 보내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맞춤법이 틀린 글자는 바르게 고쳐서 메일로 즉시 알려 주었습니다. 1년에 두서너 번 방학이 되어 집에 돌아오게 되면 당연히 그동안 전혀 쓰지 않던 한국말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두 아들이 지금도 만나면 저희들끼리는 영어로 대화를 나눕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의사소통에 훨씬 쉽고 편한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모국어를 알고 있으므로 걱정은 안합니다.
큰 아들이 이제 세 살 된 제 아들을 어떻게 교육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들은 아이에게 한국어로만 이야기하고 아직 영어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모국어를 잘 이해하는 단계가 오기 전에 다른 언어를 가르치게 되면 아이가 정신적으로 혼돈을 초래하기 쉬워서 아직은 영어를 가르칠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에는 실제적으로 잘못된 조기 외국어 교육으로 말미암아 심각한 언어 장애 및 정신적인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상당수가 있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사랑하며 자라도록 가정에서부터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라는 것은 설명이 더 필요 없을 것입니다.
한글날을 맞이하며 다시 한 번 우리 민족의 자랑인 한글을 더욱 바르게 사용하여 대대손손 계승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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