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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갖고 시작한 지난 2년, “행복했다”

박일경 2009-2010 한인회장과의 단독 인터뷰

등록일 2010년12월17일 18시1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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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0-12-17
 

 

필리핀교민대표단체인 필리핀한인총연합회가 지난 12월7일(화)에 개최된 2010정기총회를 끝으로 올해의 모든 행사를 마쳤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퇴임을 앞두고 박일경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지난 2년간을 돌이켜보면,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임무를 다했다. 묵묵히 수고한 여러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고 보면 그간 한인총연합회의 활동은 굉장했다. 한비수교60주년, 한국참전60주년 등으로 어느 해 때보다 행사가 많았고 금융위기, 태풍 ‘온도이’로 인한 피해, 치안 등 각종 문제들이 난무했는데도 불구하고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필자는 총회 이후 지난 12월16일(목) 박일경 한인회장과 함께 지난 2년간의 한인사회를 돌아보며 그간의 근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 지난 2년간 필리핀교민사회, 어떻게 보십니까?

- 필리핀교민사회 뿐 아니라 재외동포 및 대한민국 국민들의 시야로 넓혀서 이야기 하겠다. 올해 제가 스피치를 할 때마다 ‘G세대’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우리 한국이 G20국이 되고 의장국이 되면서 상당히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스스로를 선진국민이 아니다고 생각 했는데 지금은 ‘선진국’ 개념이 생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이러한 세대를 ‘G세대’라고 표현한다. 우리 국민들이 변하니까 밖에 사는 재외동포들, 교민들도 전의를 받은 것 같다. 무대에 서보면 눈빛부터 몸짓까지 자신감이 넘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필리핀한인총연합회도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일해왔다. 연합회 살림을 꾸려나가는 일부터 시작해서 한비수교 60주년, 한국참전 60주년… 자칫 잘못 생각하면 ‘이 많은 행사를 앞으로 어떻게 치르나’하고 걱정이 앞설 수 있지만 저를 비롯한 우리 임원진들은 이왕 맡은 것 열심히 하자! 행운이다! 고 생각하며 힘들지 않게 해왔던 것 같다.

 

▶ 2008년 연말 총회 신임 연설 때부터 ‘러브 필리핀, 러브 코리아’슬로건을 발표하며 교민들의 삶 속에서 필리핀 사람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비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교민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셨던 일이 기억납니다. 이제 2년이 지난 이후, ‘러브 필리핀, 러브 코리아’를 외쳤던 만큼, 한인총연합회 사업 성취도에 만족하십니까?

- 2년간 모든 게 바뀔 수 없겠지만 앞으로는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셋방살이 하는 것이 우리의 신세’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우리는 메이드, 운전기사를 두고 있다고 마치 우리가 주인인 마냥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리핀이 먼저이다. 비록 주인이 나보다 덜 배울 수 있으나 주인은 주인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실 '러브 필리핀 러브 코리아'가 시작했다. 교민들에게, 필리핀인들에게 의미가 잘 전달 되었는지는 사실 알 수가 없다.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보면 2009년 3월 거북이 마라톤 때 필리핀인 5000명, 교민 2000명 총 7000명이 함께 거리를 걸으며 우정을 나눴다. 우리 한인 역사상 처음 있었던 일이고 필리핀 역사 상에도 외국인과 필리핀인이 모여서 7000명이 함께 한 대회는 처음인 것 같다. 이어 ‘뷰티풀 마인드’ 클래식 공연에는 1500명의 관객이 참석했고 수익금 전부를 필리핀 장애인들에게 기부했다. 또 월드쉐어와 같이 주관한 무료 급식에는 4000명 정도가 모였다. 올해 열린 제19회 한비문화축제에는 무려 2500명이 입장했고 못 들어간 인원이 500명이 된다. 지난 18회 동안 관객 700명을 넘은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오후 1시 입장에도 불구하고 오전 9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우리 임원진들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행복함, 기분 좋은 마음,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러한 행사들이 ‘러브 필리핀, 러브 코리아’ 운동의 일부가 되지 않았나 싶다.

 

▶ 올해 교민사회에서 강력사건이 늘어났었습니다. ‘교민 안전 대책’이 시급한 상황 가운데 한인총연합회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행돼 왔나요?

- 사실 교민 치안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전 집행부에서도 그래왔고 그 전 집행부에서도 치안 문제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많지 않았다.

강력사건이 늘어나면서 한인총연합회는 지난 5~6월 아키노 대통령과 당시 김용호 대리대사에게 편지를 보내 ‘교민 보호가 절실하다. 필리핀경찰청에 한국인 사건사고를 담당할 전담반(Korean Desk)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용호 대리대사는 이 문제를 우리 외무부에 요청했고 우리 외무부는 필리핀 외무부에 정식 편지를 보내 ‘한국인 전담반 설치에 고려를 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8월 필리핀 외무부는 ‘그렇게 할 수 없다’며 거절의사를 보내왔다. 이유가 필리핀에 거주하는 타 국가 국민들도 많은데 한국인만 전담반을 만들어 주기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신 필리핀경찰청 내에 ‘외국인 전담반’에 설치 돼 있으니 거기를 이용하라는 회신이 왔다.

이러한 과정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조태환 선교사 피살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은 교민 사회 뿐 아니라 국내에까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유명환 장관께서 때마침 대사관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필리핀을 방문하자 한인총연합회측은 ‘한국인 전담반’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청했다. 유명환 전 장관은 이를 받아들여 내무부 장관, 외무부 장관, 아키노 대통령을 만나 조 선교사 피살사건을 비롯해 치안해결을 해달라고 강한 뜻을 내비쳤다.

이로 인해 지난 9월3일, 경찰청장 및 관계자, 대사관, 한인회 간부들이 함께 모여 3자 미팅을 가졌다. 거기서 우리는 또 ‘한국인 전담반’설치를 요청했고 참석했던 경찰청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최근 일이다. 지난 12월6일, 대사관에서 가진 2차 미팅에 내무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지난번에 요청한 한국인 전담반이 설치됐다고 좋은 소식을 전했다. 한국인 전담반에는 ‘커넬’이라는 경찰관이 임명됐고 그는 앞으로 각 지역에서 한인 사건사고를 담당하고 그 지역 경찰관들이 수족처럼 움직일 것이다.

이제 조금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듯 하다. 앞으로 차기 회장단의 의지에 따라 전담반 활용을 잘만 하면 엄청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 여러 행사들은 성황리에 마쳤지만 계획했던 한인 사업은 기대했던 만큼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의료보험제도, 중재위원회, 자체적 재정 자립 등이 그러합니다.

1. 의료보험제도의 경우, 현재 중단 상태라고 들었는데 무엇이 문제였나요? 의료보험을 신청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안타까운 일인데… 의료보험제도는 교민들에게 혜택을 많이 주기 위해 오랫동안 보험회사와 논의를 했고 최소 200명만 있으면 최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그 200명이 안 모아지더라. 2009년 3월부터 계획을 짜서 시작했는데 2010년 5월에 포기했다. 15개월간 각 교회 및 성당에서 여기저기 홍보했지만 생각외로 가입하는 한인들이 많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못 200명이 안되었기 때문에 의료보험 계약을 이행할 수가 없었다. 의료보험을 신청한 분들에게는 계약금을 이미 다 돌려드렸다.

2. 중재위원회가 홍보 뿐 아니라 활용도면에서도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됩니다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중재위원회가 그간 중재를 세 건 정도를 했었다. 바기오에서 일어난 아파트 시공자와 가구업체 사장과의 논쟁을 중재하기 위해 세번씩 바기오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회장단과 고문단에서 내린 결론은 중재위원회를 활성화 시키지 않기로 결정을 지었다. ‘중재’는 양측의 법적 싸움을 말리고 적절한 선에서 양측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것인데 실제로 중재를 해보니 중재가 안됐을 때 한인총연합회서 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 없었다. 연합회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교민사회에 공표를 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연합회가 한 개인을 공격하는 꼴이 된다. 그런 일은 할 수 없지 않느냐… 제도 자체는 좋지만 홍보를 안하고 그냥 두고 있는 상태다.

3. 자체 재정자립에 대해 직접 교민들을 찾아 다니며 회원비 납부를 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한인총연합회 재정자립은 여전히 딜레마로 남아야 하는 건가요?

발로 뛰면서 회원비를 걷으면 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발로 뛰어도 쉽지 않더라. 재정국장까지 선임하면서까지 해보았지만 뜻대로 되지 못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한인회 재정은 3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교민회비, 둘째 후원금 셋째 수익사업으로부터의 수익 창출이다.

재정자립을 위해 다른 나라 사례들을 많이 분석해왔다. 교민회비가 제대로 이행되는 국가는 별로 없더라. 수익사업 또한 한인회 운영경비를 충당하는 데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렇다면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전 세계 한인회의 실체다. 그러나 필리핀한인회만큼 어렵지 않다. 그 이유는 타 나라 한인회의 경우, 후원금의 주요 후원사가 지상사들이기 때문이다. 현대, 삼성, LG, 한전 등... 과거 필리핀도 그랬다. 1998년 IMF가 오기 전까지 한인행사의 대부분 경품은 지상사에서 나왔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10년 전부터 지상사로부터 나오는 후원금이 타 나라에 비해 빈약하다. 제가 회장이 되어 지상사에 노크를 해보니까 10년 동안 지속되어온 전통이 되다 보니 현재 법인장, 지점장을 맡고 있는 분들 또한 쉽지가 않은 것이다. ‘우리 전임도 안했고, 작년에도 안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현재까지 필리핀한인총연합회 후원금의 대부분은 일반 기업들에 나온다. 물론 한 두군데 지상사가 후원을 하고 있지만 거의 전멸이다. 이런 상황은 전 세계에 어느 나라에서 찾아 볼수 없다. 그렇다고 지금 법인장, 지점장을 탓할 수도 없다.

길게 10년 이상을 내다보았을 때 이를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 미리 알았으면 제가 주도를 해보았을 텐데 2년을 끝내고 보니까 이 일을 안일하게 “도와주십시오” 할 문제가 아니더라. 이 문제는 대사관과 협력하고 대기업 본부에 요청하는 쪽으로 가야 되지 않나 싶다. 그렇지 않으면 한인총연합회 자체 재정자립은 여전히 딜레마로 남을 것이다.

또한 수익사업을 늘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단, 공익을 위한 수익사업이어야 한다. 교민한인회가 사업을 위한 사업을 해서 경비를 마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 늘릴 수 있으면 늘렸으면 좋겠다.

 

▶ 차기 회장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차기 회장이 워낙 능력 있는 분이다. 저하고도 26년지기 친구이기도 하지만 제가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다. 일에 관해선 할 이야기는 없다. 필리핀에서 28년간 계신 분이라 너무나 교민사회를 잘 알고 있고 책임감 있는 분이다. 단지 소망이 있다면 ‘러브 필리핀, 러브 코리아’ 그 마음을 꼭 가지고 진행해주셨으면 하다. 또한, 아까도 언급한 바와 같이 지상사를 어떤 방법이든 교민사회에 포용하길 바란다. 현재 계신 지상사 관계자 분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저도 사정만 했지 그분들을 위한 후원의 노력이 부족했었다. 모든 사정을 잘 헤아려 하시리라 믿는다.

 

▶ 교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참석 잘해주시면 좋겠다. 한인총연합회 회장 및 임원들은 봉사하는 사람들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늘 조바심이 난다. 혹시 많이 참여를 안하면 어떡하나. 참석만 잘해도 한인총연합회를 100%로 도와주는 것이다. 앞으로 한인행사에 참석해주시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되면 박수도 한번 쳐주면 좋겠다.

 

▶ 올해 임기를 마치고 생업으로 돌아가는데 다음 행보와 내년의 소망은 무엇입니까?

- 지난 2년간 정말로 행복했다. 내년은 제게 ‘인생의 휴가’와 같은 연도이다. 내년에 내 나이가 60이 되는데 저는 61세부터 새로 삶을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60에 접어드는 2011년은 앞으로 살날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선물로 받아드리겠다. 1년간 근사한 계획을 짜고 준비해서 앞으로 폼 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굉장히 설렌다.

 

장혜진 기자 wkdgpwls@manilaseoul.com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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