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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의 사람香]“웃음•행복 바이러스 퍼트려요”- 라이언 방

피노이 빅 브라더가 배출한 ‘한국인 스타’ 탄생

등록일 2010년07월16일 18시1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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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0-07-16
 

 

인터뷰 1시간 내내 웃느라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그는 확실히 우울한 기분도 좋게 만드는 웃음 바이러스 보균자임이 분명하다.

최고의 스타를 배출하는 ABS-CBN방송 ‘피노이 빅 브라더’ 리얼리티 프로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준결승까지 오른 주인공, 필리핀 전역에 웃음을 ‘빵빵‘ 터트리는 라이언 방(본명 방현성·20). 그의 매력에 빠져보자!

 

필리핀 최고 리얼리티 ‘피노이 빅 브라더(PBB: Pinoy Big Brother)’에서 수상한 것을 축하합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 정말 영광스러워요. (수상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어요. 아직도 쇼크예요.

 

‘피노이 빅 브라더’ 프로를 잘 모르는 독자분들도 있을 텐데요, 혹시 소개해줄 수 있어요? 저도 아직 잘 모르는데.. (글적 글적 ^^;;) 진짜 잘 몰라요.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갔어요. 그냥 사람들끼리 하숙집처럼 같이 사는 줄 알았어요. 이게 하다 보니까 각 나라 종류별 사람들 다 있잖아요. 성격 다른 이런 저런 사람 한집에 모아두고 24시간 카메라를 돌려요. 그리고 시청자들이 매주 마음에 드는 사람을 투표하게 하는 거예요. 가장 표를 적게 받은 사람은 그 집을 나가야 해요. 일주일에 한, 두명이 나가요. 아! 그리고 이름이 ‘빅 브리더’라고 ‘꾸야(형·오빠를 칭하는 타갈로그어)’가 있는데 그 꾸야가 미션을 줘요. 매일, 매주 마다 미션이 있고 개인마다 미션이 있고.. 매주 미션을 성공 못 시키면 기본 수당만으로 한 주를 살아야 되요.

 

그럼 어떻게 이 프로에 참여하게 된 거예요? 리들리 국제학교를 다녔는데 학교에서 가장 친한 필리핀 친구가 ‘PBB’에 참가 해보라고 추천했어요. 저는 그때 영어를 잘 못 알아들어서 ‘피노이 아꼬 피노이 따요’ 노래 부른 가수 소개시켜주는 줄 알고 ‘OK’했는데 갑자기 PBB(두달 동안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집)로 오래요. 갔더니 오디션을 보래요. 오디션을 보고 났더니 또 오래요. 그래서 갔다가 오다가 갔다가 오다가.. 하다가.. 이렇게 됐어요.

 

두달 동안 PBB에 살아야 된다는 걸 알고 나서 망설여 지진 않았나요? 나중에 두달간 살아야 할 때 선생님께 물어 봤어요. 선생님 왈이 집이 엄~청 좋대요. 원래는 한국을 잠깐 갈 계획이었는데 한국은 내년에도 갈 수 있으니까 대학을 가기 전에 재미 삼아 한 거예요. 저는 그저 저희가 어떻게 사는지 보여주는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것도 시키고 저것도 시키고.. 정말 죽을 뻔했어요.

 

라이언씨 외에도 한국학생 4명이 더 참석했는데요.. 네. 가서 보니까 있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만 한국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다들 어떻게 참가했대요? 글쎄요.. 모르는데요. 집안에서 그런거 물어보는 거 금지예요. 밖에서도 이야기 해본 적이 없어요.

가장 행복했던 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PBB에서 생활했던 모든 게 행복했어요. 저는 필리핀에 살면서 엄마, 아빠한테 표현은 안했지만 엄청 외로웠어요. 힘든 적도 많고.. 아플 때는 더 괴롭고.. 그런데 PBB에선 자다가 일어나도 친구들이 있잖아요. 비록 딴 나라 아이들이지만 마음 문을 열고 5년 동안 힘들었던 점 다 이야기 하고.. ‘꾸야’는 진짜 아빠 같았어요. 엄청 많이 배웠거든요. 내 자신을 믿으라. ‘Believe myself’ 등등.. 저는 제 인생에 ‘Serious(진지한)’한 적은 한번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꾸야가 사람은 매번 가벼울 수는 없다. 때로는 serious할 때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어요.

저는 또 외동아들이라서 집안일 하는 것은 꿈에도 상상도 안했어요. 필리핀에 와서도 대부분 ‘아떼(여기서 도우미를 칭함)’가 있잖아요. 처음에 집안일 하나도 안하고 창문만 닦았어요. 제가 생각해도 제가 제일 게을렀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집안 청소도 하고.. 지금은 제가 제일 설거지를 잘해요. 제 인생에서 설거지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젠 요리도 할 줄 알고.. 남도 생각할 줄 알고.. 세계 문화도 배우고.. 우리나라 문화도 알려주고..

 

그 많은 참가자들 중에서 왜 필리핀 시청자들이 라이언씨를 뽑았다고 생각하세요? 자신의 큰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사실 왜 저를 뽑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저 그렇게 좋은 사람 아녀요. 거짓말도 잘해요. 근데 그냥 꾸밈없이 제 모습을 다 보여줬어요. 필리핀 사람도 만났지만 거기서 미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 전 세계 아이들을 다 만나잖아요. 문화적 차이? 생김새? 이런 거 다 신경 안쓰고 다 똑같은 친구로 대했어요. 다른 아이들 보면 진짜 얼굴이 (주먹을 쥐어 보이며)요만해요. 조각 같아요. 저는 잘생긴 것도 아닌데 좋아해줘서 감사해요.

 

방송에서 항상 활발하고 코믹한 모습만 보다가 어머니 이야기 하면서 우는 모습을 봤어요.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힘들었다고.. 저 초등학교 때 집안이 많이 어려웠어요. 제 소원이 뭐였나면요, 서서 세수하는 거예요. 세면대가 없어서 맨날 앉아서 세수했거든요. 집은 한 12평? 초·중학교 때 엄마가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보험회사도 다니고, 식당에서 설거지 하고, 남의 집에 가정부로 일도 하고.. 지금은 어렵지는 않아요. 많이 괜찮아 졌어요.

 

라이언씨 아버지께서는 택시 운전기사 하신다고.. 네. 지금도 하고 계세요. 방송 보셨어요? 아빠랑 화상채팅 한 거? 그거 때문에 제 인기가 높아진 것도 있어요. 꾸야가 ‘Father’s day’에 미션을 줬어요.  아빠가 택시운전기사인걸 아니까 필리핀에서 택시 10대를 세차하면 아빠한테 보낼 선물을 주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무슨 선물 주고 싶냐고 물어보길래 새 운동화를 사주고 싶다고 했어요. 필리핀 오기 전에 아빠가 신었던 운동화가 5년이 지난 후에도 운동화가 똑같다고 그랬거든요. 10대 택시를 세차하고 새 운동화 받아 포장한 다음에 아빠하고 화상채팅을 했죠. 제가 잘하는 츄비 츄바 하트(♥)도 날리고.. 아빠도 재미있는 분이다 보니 방송 본 분들은 아마 다 쓰러졌을 꺼예요. 제가 아빠한테 “아빠 머리가 왜 이렇게 하얀색이 많아” 이러면 “미용실에서 염색했어” 하면서 웃겼거든요. 그러니까 필리핀 사람들이 많이 좋아했어요.

 

필리핀 사람이 생각하는 ‘한국인의 이미지’를 피부로 느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필리핀 사람들은 생판 모르는 사람하고도 ‘하이~’하면서 반갑게 웃어요. 그런데 한국사람들은 표정이 딱 굳어있으니까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저는 (고등)학교 다닐 때 영어를 못하니까 그냥 웃었어요. 못 알아들으니까 맨날 웃었어요. 그랬더니 필리핀애들이 제가 착한 줄 알고 학교 회장으로 뽑았어요. 저는 착한 게 아니라 단지 못알아 들었을 뿐인데.. 한국사람들도 자꾸 웃고 먼저 다가가면 필리핀 사람들은 그 이상으로 다가가고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웃으면 얼굴도 밝아지고 잘생겨지고 그러잖아요. 웃는다고 해서 손해 볼 것도 나쁜 것도 없고요.

 

프로그램에서 2NE1, 소녀시대 등 노래와 춤추는 것 봤어요. 정말 한류가 대세인가요? 예. 많은 사람들이 K-POP에 관심이 많고 인기도 많아요. 저는 그러죠. 저는 K-POP을 다 알지만 걔네들은 저를 모른다고.. 자꾸 아냐고 물어보지 말라고.. 하하. 저도 필리핀 쇼프로에 출연은 해봤지만 제가 봐도 한국 연예인들은 다 신기한걸요..

 

라이언씨의 이상형에 가까운 한국여자 연예인이 있다면? 흠.. 여자 연예인이라면 다 좋은데.. 굳이 꼽자면 산다라 박. 타갈로그도 잘하고 열심히 하고 필리핀 사람들도 좋아하고.. 지금은 비록 한국에 있지만 필리핀 사람들은 다들 산다라 박을 기억하잖아요. 그게 참 부러워요. 이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을 기억한다는 게.. 얼마나 필리핀 사람들에게 잘했으면.. 얼마나 필리핀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으면.. 아직도 기억할까.. 대단하다.. 싶어요.

 

만약 라이언씨도 한국에 진출기회가 있다면 갈 의향이 있나요? 한국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긴 하지만 아직 확실히 모르겠어요. 연예인이 되어서 유명해져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그냥 학교 수업 끝나면 학원 안가도 되고 아이들이랑 놀고.. 축구하고.. 영화도 보고... 좋았어요. 지금도 제 생활에 만족해요. 대학교도 가고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나중에 엄마아빠도 필리핀에 와서 살았으면 싶고..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피노이 빅 브라더 2등 수상하고 나서 전과 달라진 점은? 제 인생이 180도 바뀐 것 같아요. 어딜 가나 사람들이 알아주니까.. 당당하게 같이 사진도 찍고..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하나도 안 힘들어요. 이 프로그램 하느라고 학교도 한달 밀렸거든요. 학교 수업을 간지 이제 이틀 됐는데 첫날에 완전 꾸미고 갔어요. 하얀 옷에 청바지 있고.. 근데 첫 교시가 PE(체육)라서.. 옷만 다 젖고.. -.-;; 어제 수업에는 교수님이 재시험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대신에 퍼포먼스를 보여달래요. 그래서 막 춤을 췄죠. 그랬더니 유튜브에 올라가 있더라고요. 한국 친구들하고도 친해지고 필리핀 친구들하고도 친해지고.. 방송에서는 ‘ASAP(음악방송)’, ‘The Buzz(토크쇼)’, ‘Simply KC(지프니 타고 다니며 음식소개하는 프로그램)’ 등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어요.

 

2등도 상금이 크던데요? Half Million(50만 페소) 주는데 아직 못 받았어요. 다음주에 받는데 세금 빼고 이러고 저러고 하면 많지 않아요.

 

상금 받으면 가장 먼저 어디에 쓰고 싶어요? 엄마가 돈 다 안 부치면 죽는다는 데요? 받으면 10%는 필리핀 어려운 학생들 도와주고 싶어요. 저처럼 영어하지 말라고.. 아! 이 내용 쓰지 마세요.. 정말 비밀스럽게 도와주고 싶거든요. (기자: 죄송합니다. 좋은 일을 하는 같아 밝힙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싹 갖다가 엄마에게 바쳐야 해요.

 

그래도 모 갖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없어요? 음.. 그러고 보니 없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야기 해주세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공부거든요. 그런데 어쩔 수 없어요. 사람은 학교를 졸업해야 해요. 제 계획은 대학교 잘 다니면서 방송일도 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요. PBB통해서 필리핀은 저를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해줬잖아요. 이제 보답하고 싶어요. 그리고 기회도 찾아왔잖아요~ 저를 통해 웃고 즐거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모범생 스타일도 아니고 뭐도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좀 더 알리고 싶어요.

장혜진 기자 wkdgpwls@manilaseoul.com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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