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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의 사람香] “한국기업 比진출에 최소한 불이익 당하지 않도록 돕는 법률자문관 되고 싶다”

유학생 출신 직장인 임현준씨

등록일 2010년05월31일 18시0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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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0-05-31
 

 

기자가 임현준씨를 처음 알게 된 건 그의 글을 통해서다. 2년 전 한인학생협의회(이하 한학협)가 ‘필리핀 유학생들의 S다이어리’란 주제로 본지에 컬럼을 게재했는데 당시 임현준씨는 한학협 문화부장으로 ‘고진감래’라는 글을 보내왔다. 그는 ‘8년4개월 유학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건 운과 노력이었다’며 ‘아무런 고통 없이 대가만을 바라지 않는다면 유학생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고 적어 인상깊게 남은 글 중 하나였다.

 

그 후 그를 정식으로 만나게 된 건 작년 2월이다. 본지가 2008년 12월부터 2009년 1월 말까지 실시한 ‘한국오류 바로잡기’프로젝트에 임현준씨는 도서관 및 서점을 뒤져 80여개의 오류를 찾아 이슈를 만들어 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것 같아 ‘저 친구 뭐가 되도 되겠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는KOTRA(대한무역진흥공사) 마닐라 무역관에서 일하는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임 과장’으로 통하는 그는 사회생활을 한지 햇수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요즘같이 어려운 취업난에 유학생 출신으로 묵묵히 직장생활에 적응하는 현준씨를 만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 선배를 통해 KOTRA를 알게 됐어요. 이미 OJT(실습)을 주한국필리핀대사관에서 마쳤지만 경험을 쌓고 싶어서 4학년때 KOTRA에서 무보수로 3개월간 일을 했어요. 인턴으로 시작했다가 비정규직으로 바뀌었고 그 다음엔 정직원이 됐죠”

 

현준씨가 KOTRA에서 맡은 업무는 ‘지사화’사업이다. 지사화 사업은 업체로부터 조사를 의뢰 받아 전세계 KOTRA 코리아비즈니스센터를 통해 바이어 및 시장동향을 조사하는 유료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보만이 아니라)지사를 세우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대신해 지사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 나라에서 생산하지 못한 공산품들을 주요로 필리핀 시장에 판매하고 있죠”

 

28개의 업체들을 담당한 그는 사실 한국 제품의 필리핀 시장 개척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일본산보다 저렴하고 중국산보다 품질이 좋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나 필리핀 현지인들의 습성이 매우 좋은 품질이지 않으면 아예 질이 낮은 품질을 구입해 쓰기 때문에 한국제품이 필리핀현지 입맛에 맞지 않은 것.

 

“일단은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게 있으니까 싼 걸 구입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사업이 잘 되면 아주 좋은 품질을 쓰죠. 한국 품목에 대한 장점을 알고 인식하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려요”

 

그래도 필리핀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품목은 ‘중고 자동차’라고 대답했다. 임현준씨에 따르면 대부분의 중고차 수입은 가가얀 데오로를 통해 들어온다.

 

“현대 스타렉스는 혼다 다음으로 3위에 올라왔어요. 스타렉스 판매가 많은 이유 중 하나가 필리핀은 대가족이 함께 사는 문화이기 때문에 스타렉스와 같은 큰 차가 편한 거죠. 혼다나 도요타는 스타렉스와 같은 정도의 차가 나오지 않아요. 있어도 가격이 비싸고 스타렉스 보다 훨씬 크죠. ‘악센트’라는 현대 자동차는 택시로 수입됐어요. 한국 자동차가 많이 팔리니 그만큼 중고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부품업체들도 많아졌죠”

 

직장일도 힘들 터인데 요즘 그는 학업까지 병행해 두마리 토끼를 잡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작년부터 라살대 MBA코스를 밟기 시작한 것.

 

“남들은 ‘힘들지 않느냐’라고 하는데 저는 이게 생활화가 되다 보니 편해요. 오히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죠. MBA를 하게 된 건 솔직이 학년 인프라 때문이예요. MBA가 있으면 승진이 빨라요. 다들 열심히 하니까 10년 이후면 아마 MBA학위를 없는 게 이상할 정도로 사회가 바뀔 겁니다. 그러니 그 전에 남들보다 배는 더 해야죠”

 

서바이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지만 그는 대학원을 다니면서 얻는 것도, 깨닫는 것도 많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나는 배운 사람이기 때문에 이건 이거다’라고 주장하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배우면 배울수록 내가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이건 이거다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해요. 저는 그 후자의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모르는 게 많은데 감히 제가 뭘 안다면서 남들에게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요. 또 사람이 단순히 일하지 않고 유동적으로 일을 하려면 이런 학문들을 다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배우면 배울수록 부족한 게 많거든요”

 

유학생 취업난에 대해 현준씨는 “주위의 경험담을 들어봤을 때 필리핀에서 졸업해 한국으로 가는 것은 메리트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학연, 지연을 따지는 한국사회보다는 필리핀 문화와 언어를 잘 아는 필리핀 사회에서 더 영향력 있게 일할 수 있다고 전한다.

 

“문제는 필리핀에서 취업할 만한 인프라가 없다는 거죠. 하지만 앞으로 필리핀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이 많아지면 그 또한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는 앞으로 한국기업이 필리핀을 진출하는데 있어서 최소한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법률적으로 도와주는 자문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 일도 해야하고 공부도 마쳐야 하고 군대도 다녀와야 하지만 후에는 필리핀에서 다시 법대를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교수님들이 말하는 것 중에 MBA다니는 것이 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가장 최종적인 목표가 있어야 된다는데 저와 같이 다니는 학생들의 목표는 다 ‘돈’이예요. 사실 맞는 말이죠. 기업이 돈을 벌지 못하면 더 이상 기업이 아니고 자선단체이지 않겠어요? 하지만 돈을 따라가자면 뭐들 못하겠습니까. 도박장을 차리거나 불법으로도 얼마든지 벌 수 있는 게 돈인데.. 제 자신이 남한테 손가락질 당하면서까지 삶을 살고 싶지 않아요”

 

“한국사람은 이 나라에서 변호사가 안된다는 것 때문에 법대를 가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틈새 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필리핀에 사는 한국사람 중에는 필리핀법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그리 없어요. 막연한 예로 운전을 하다가 MMDA에 걸리면 2000페소씩이나 내면서 합의를 하잖아요. 신호위반을 하면 지역마다 다르지만 벌금이 200페소~500페소 정도인데도요. MMDA가 면허증을 가져갈까봐 합의를 한다는데 MMDA는 법적으로 운전사의 면허증을 가져갈 권한이 없어요. 이렇게 개개인도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으니.. 기업의 경우는 손실은 어마어마 해요. 합의를 하다가도 억대가 넘어가니까 저희에게도 문의가 와요. 필리핀 법이라는 것을 잘 알면 돈은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장혜진 기자 wkdgpwls@manilaseoul.com/ 사진 김용진 인턴기자 jimmykim8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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