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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미결수 수감, 조광현씨 석방

등록일 2010년10월15일 16시0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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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0-10-15
 


 

 

아직까지 끝난 게 아냐··13일 재판

 

정확한 증거 없이 살인강도 혐의로 체포돼 약 5년간 수감생활을 해온 조광현씨가 보석금을 내고 드디어 석방됐다. 조씨가 바깥 세상으로 나오게 된 데는 직간접적으로 많은 한인들이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중사로 전역한 조씨는 지난 2005년 군 생활을 마친 후 필리핀으로 건너왔다. 그는 마닐라 소재 카지노에서 진 여사로 알려진 한인 여사장을 만나 자신의 돈을 투자하는 동시에 그녀의 경호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25일 조씨의 인생을 180도 바꾼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진 여사의 집에서 일하던 필리핀 가정부가 누군가의 총에 의해 사망했으며 진씨가 조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데다가 ‘조씨로 보이는 외국인’을 봤다는 콘도 경비원의 진술까지 더해져 경찰에 구속된 것. 당시 조씨는 여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으로 출국하려다가 체포됐고 고문까지 당했다. 반면에 현지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총과 범행 이후 사라졌다는 금고 등을 찾지 못했고 조씨의 손과 옷에서 혈흔, 화약흔적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이 지난 8월 마닐라에서 홍콩인질극을 벌이다가 사살된 로날도 멘도자 전직 경관이었다는 점에서도 ‘수사과정이 석연치 않는다’는데 신빙성을 더한다.

 

조씨는 5년이란 세월 동안 마닐라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50여번의 재판이 열렸지만 진행과정은 매우 더디었을 뿐 아니라 좋지 않은 날씨 영향, 판사 공석 등으로 재판이 연기되는 일도 허다했다.

 

그러던중 그의 딱한 사연이 알려진 것은 작년 8월이다. 민씨라는 한 교민이 유연치 않게 마닐라 구치소를 방문했다가 인터넷 사이트에 조씨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부터 였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던 교민들은 입소문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SBS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조중사 사건’으로 관심을 받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이에 지난 9월, 필리핀 법원은 마침내 조씨의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을 거부했던 필리핀 법원이 입장을 바꾼 결정적인 이유는 수개월 동안 검찰이 조씨의 범행에 대한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8일(금) 출소한 조씨는 현재 한 교민집에 기거 중이며 지난 13일에 열린 재판에 참석했다.

 

다음은 본지가 지난 10월12일(화) 오후 5시경 마닐라 트레이더스 호텔 로비에서 조씨를 만나 나눈 인터뷰다.

 

출소를 축하 드린다. 5년 만에 세상을 보게 된 소감은?

(구치소에서) 변호사 차를 타고 나오면서도 실감이 안났다. 눈물만 계속 글썽거렸다. 하루 반나절을 잠을 못 잤다. 5년 만에 나오니 세상이 많이 변했다. 아직까지 적응이 안된다. 에어컨 바람이 너무 춥다. 한국 식당에서 한국음식도 먹었는데 그동안 못 먹었던 매운 음식이었다. 안에 있으면서 몸도 많이 망가졌다. 지금은 사실 좀 힘들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구치소 에서 외국인 차별은 없었나?

차별은 없다. 필리핀 사람들과 똑같이 대한다. 그래서 오히려 외국인이 (생활하기)진짜 힘들다. 한국처럼 많이들 생각하는데 물 한잔 마시는 것도 돈내고 마셔야 할 정도로 매우 다르다.

 

구치소에 다른 외국인들도 많이 수감돼 있나?

그렇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들이 제일 많은 편이다. 미국인과 일본인들은 그나마 편안하게 지낸다. 대사관에서 많이 지원을 해주기 때문이다.

 

5년간 있으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때는 재판이 있는 날이다. 가장 스트레스 받고 고민하고 잠도 못잔다.

그러나 항상 전 재판과 이번 재판이 똑같다. 어떤 변동도 없고 결과도 없다. 그때가 제일 힘들다. 짜증도 많이 나고.. 육체적으로도 힘들다. 피부병 생기지.. 그렇다고 약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상당히 힘들다.

예전에는 자살도 하려고 했다. 외인부대 생활도 힘들었지만.. 그때도 생고생을 했지만.. 여기는 사람 잡는 곳이다.

 

많은 한인들이 조광현씨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안다.

많은 분들이 면회 와주셨다. 미리 연락을 주면 정확한 시간은 몰라도 정문으로 마중 나갔다. 정확히 시간은 몰라도 한, 두시간 기다리면서.. 절 보기 위해 오는데.. 오면 저는 90도로 인사하고…

그중에서도 고마운 몇몇분들이 생각난다. 대사관에 윤성미 영사님. 생필품이랑 교민 신문지 등 직접 보내주시거나 여의치 못하면 소포로 보내주셨다. 저 말고도 진짜 감사한 게.. 예전에는 일본계 한국인이 마약 혐의로 3년 정도 있었는데 나중에 무죄로 판결 받았다. 그때 윤성미 영사님이 직접 데리러 오셔서 에스코트 받으며 나갔다. 그분 자비로 하루이틀 호텔비도 대주고 의류 비용도 대주고.. 비행기 티켓도 끊어주어 일본으로 보냈다 더라. 정말 고마운 분이다.

그리고 전라북도 익산에 황성배 목사님이 계신다. 그분은 생필품과 큰돈은 아니지만 생활 하는데 쓰라고 머나먼 한국에서 보내주셨다.

또 ‘카라타스’라는 선교봉사단체에 있는 내 양어머니. 네나 실베리오 어머니에게 감사 드린다. 2007년부터 만나 이때껏 도와주셨다.

내가 여기에 있으면서 총 15명의 한국인이 들어갔다 나왔다. 그들 중에는 제게 악독한 폐만 끼치고 제 와이프나 넘볼 생각하고 인간 쓰레기 같은 사람들도 있었다. 반대로 저를 도와주는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아직 재판이 끝난 게 아니라고 들었다. 만일 재판에서 승소하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살 계획인가?

아직까지 재판이 진행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세운 계획은 없다. 하지만..(승소한다면) 한국에 들어가고 싶다. 필리핀 와이프와 아들이 있는데 (한국)가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악착같이 살겠다. 지금은 당장에 차비도 없다. 어느 분이든 도움을 주시면 열심히 일하겠다.

 

무혐의로 나오게 되면 필리핀 정부에서 5년간의 수감생활에 대한 배상이 있지 않나?

재판에서 이기게 되면 보석금은 다시 나온다. 하지만 배상을 받으려면 필리핀 정부를 상대로 따로 다시 고소해야 한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굉장히 힘들다. 어차피 지나간 세월.. 앞으로 잘 사는게 중요하다. 하소연 해보았자 지치기만 한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셈 치고 시끄럽게 하고 싶은 생각 없다.

 

지면을 빌어 도움을 준 분들에게 한마디?

인터넷 사이트나 SBS 방송보고 도와주신 분들의 힘을 입어 나오게 됐는데 현재로서는 감사하다는 표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대단히 감사 드립니다.

장혜진 기자 wkdgpwls@manil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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