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활동하다 별세한 조태환 선교사는 열정적인 선교사였다. 조 선교사의 입관예배가 24일 오후 3시(현지시간) 마닐라 파시그시티 경찰청 인근 에버그린 공원묘지에서 지켜졌다. 동료 선교사와 교민 100여명, 아리엔다 평강교회 교인 30여명 등이 모인 입관예배 현장에는 슬픔을 넘어 비장함과 초연함이 흘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동료들은 한결같이 조 선교사를 ‘열심히 일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서울북노회장인 박래균 목사는 설교에서 “조 선교사가 힘써온 사랑의 집 짓기로 다음주 9채의 집이 완공된다”며 “그의 희생으로 필리핀은 새로운 생명의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외유내강형의 조 선교사는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일을 성실히 감당한 충성된 종이었다”고 회고했다.
사건 당일 조 선교사가 피격 당했던 차에 타고 있었던 대전 나눔교회 김형식(44) 목사는 24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조 선교사는 선교밖에 모르던 사람이었다”며 “열정이 가득했다”고 회고했다. 김 목사는 조 선교사와 신학교, 신대원 동기 사이로 20년간 우정을 쌓았다. 김 목사는 사고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 듯 떨리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조 선교사는 결코 무리하게 선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었고 그들을 위해 살았을 뿐입니다. 그는 즐겁게 봉사했습니다.”
예장 합동 소속 임종웅(50) 선교사도 통화에서 “충격적이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에서 선교사나 가족, 단기팀들이 교통사고나 풍토병 등으로 사망한 적은 있지만 총격으로 선교사가 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빈민을 위해 헌신한 조 선교사의 값진 희생은 반드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사역 중인 정기환 선교사는 조 선교사의 두터운 가족애를 기억했다. “조 선교사의 두 딸은 국제학교나 선교사 자녀학교에 다니지 않고 현지 학교를 다녔습니다. 필리핀 타갈로그에 능통해 아빠의 설교를 통역하면서 함께 선교했습니다.”
한편 조 선교사의 발인예배는 25일 오전 10시부터 현지에서 진행되며 화장 절차로 이어졌다. 유해는 26일 오후 한국에 도착했으며 27∼28일 파송 교회인 서울 이문동 성은교회에 분향소가 설치된다. 가족으로는 오순옥 사모와 딸 하은(17), 예은(14)양이 있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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