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대표적인 외국계 디지털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와 넷플릭스 사진 필스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넷플릭스, HBO, 디즈니와 같은 해외 기반의 전자상거래 기업 및 스트리밍 플랫폼을 포함한 외국 디지털 서비스에 12% 부과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서명했다.
이번에 승인된 공화국법 제112023호는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디지털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12%의 부가가치세(VAT)를 부과한다. 이 법안은 상원과 하원의 의원들로 구성된 양원 협의회에서 조정된 후 지난 6월에 통과되었으며, 마르코스 행정부의 우선 입법 과제로 지정되었다.
이 법안은 세법에 새로운 조항을 추가하여, 외국 디지털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리핀 내에서 소비되는 경우 이를 필리핀에서 수행된 것으로 간주한다.
하원과 상원의 제안자들은 이 법안이 국내외 디지털 서비스 제공자 간의 경쟁을 공정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하원 방법 및 수단 위원회 조이 살세다(알바이 2구역 의원) 위원장은 6월에 "COVID-19 팬데믹 동안 외국 기업들이 필리핀 시장에 무제한적으로 진입하면서 현지 기업들이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콘텐츠 제작자는 부과가치세와 소득세를 납부해야 했지만, 외국 서비스 제공자는 그렇지 않았다”며, “지난 4년간 국내 부문에 가해진 이 불공정성 때문에 국내 창작 부문에 대한 보상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재무부는 이번 부가가치세 부과로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약 838억 페소의 세수 증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 5%는 국내 창작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원될 예정이다.
공화국법 제112023호는 인터넷 또는 전자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외국 디지털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는 온라인 검색 엔진, 전자상거래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온라인 미디어, 광고, 디지털 플랫폼 및 디지털 상품 등이 포함된다.
이 법안에 따라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Shein, Temu, 아마존과 같은 해외 플랫폼도 필리핀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에 대해 부과세를 납부해야 한다.
상원 의장 치즈 에스쿠데로는 9월에 국세청(BIR)이 새로운 부가가치세 도입에 대해 대중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기업이 크든 작든 세금을 낸다. 필리핀에 기반을 두지 않았으나 필리핀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판매해 큰 수익을 올리는 대기업이 같은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법의 시행이 중요한 과제"라며, "BIR은 납세자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세금 납부 절차를 간소화하여 완전한 준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 바얀 무나(Bayan Muna) 대표인 카를로스 자라테는 외국 디지털 상품에 VAT를 부과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불리하며, 특히 중산층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라테는 이번 법안이 구독료 인상 및 서비스 요금 추가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도 유사한 법안을 도입한 바 있다. 특히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2020년에 디지털 세금을 부과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으며, 태국은 2021년에 외국 디지털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부가세를 도입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