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바호 데 마시녹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가 필리핀 공군의 NC-212i 수송기 앞쪽에서 날면서 플레어(미사일 회피용 섬광탄)를 뿌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필리핀 공군의 NC-212i 소형 수송 사진 필스타
필리핀 외교부가 지난달 21일 필리핀과 중국이 아융인 암초에 좌초되어 있는 BRP 시에라 마드레에 대한 재손화 맟 보급 임무에 대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필리핀과 중국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 필리핀군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일 서필리핀해의 바호 데 마시녹(스카버러 암초, 중국명 황옌다오) 상공에서 일상적인 해상 순찰을 수행하던 필리핀 공군의 NC-212i 소형 수송기의 경로에 중국 공군 전투기 2대가 나타나 위험한 기동을 수행하고 플래어(적외선 미사일 회피용 섬광탄)를 발사해 수송기의 진로를 방해했다.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에 외교적 항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미오 브라우너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 공군의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동에도 남중국해 순찰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길버트 테오도로 국방장관은 필리핀이 중국에 대한 외교적 항의 없이는 이번 사건을 그냥 넘길 수 없다며 “경악스럽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도 전날 성명을 내고 중국 측 행동이 "정당하지 않고 불법이며 무모했다"면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필리핀 항공기가 필리핀 주권이 미치는 공역에서 일상적인 해상 안보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성명을 내고 "현장 작전은 전문적이고 규범을 준수하며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부전구는 필리핀 항공기가 거듭된 경고를 받고서도 불법적으로 중국 측 공역에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남부전구는 "중국은 황옌다오와 주변 수역에 대해 부인할 수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영역 침해, 도발, 왜곡 선전을 즉각 중단하도록 필리핀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필리핀과 중국이 서필리핀해에서 보트나 선박 외에 양국 공군 간의 첫 대립 사례다.
지난 6월 중순 영유권 분쟁 해역인 아융인 암초에서 중국해경의 방해로 필리핀 해군 병사 8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양국 대화를 통한 긴장 완화를 모색했다.
양국은 협상 끝에 지난달 하순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상주한 필리핀 병력에 대한 물자 보급과 관련해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필리핀의 물자 보급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양국 간 긴장은 다소 소강상태를 보여왔다.
하지만 필리핀이 미국, 일본, 호주와 합동해상훈련을 진행하고 남중국해상의 중국의 해상기지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중국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자 중국이 더 이상의 남중국해의 해상 기지에 대한 노출을 막고 필리핀에게 날리는 경고로 풀이된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예산문제로 미뤄두었던 다목적 전투기 도입사업을 본격화 하기로 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