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퀴로스옹이 한국 부산의 유엔 묘지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그는 자대인 제20보병대대의 엠블럼을 가리키며, '그것은 우리, 우리가 이끈다'라고 말했다. 사진 필스타
6·25전쟁에 참전해 한국을 위해 싸운 유엔군 용사들을 기리는 행사가 정전기념일에 열렸다.
2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거행된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는 19개국에서 방한한 유엔군 참전용사 및 유가족을 비롯해 참전 유공자, 참전국 주한 외교사절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선 6·25전쟁 참전 유공자 손녀로 동명부대에서 국제 평화유지 활동을 펼쳤던 정주희 육군 중령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며, 데릭 매콜리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이 참전국을 대표해 인사말을 전했다.
유엔군 참전용사 등 8명에게 정부 포상이 수여됐다.
미 공군 전투기 조종사 고(故) 찰스 J. 로링 주니어 소령에게 1등급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다. 그는 1952년 11월 22일 상공에서 피격되자 적진 한가운데로 전투기를 급강하함으로써 포병 진지를 완파하고 산화했다.
전투에서 오른팔을 잃은 뒤 왼손 경례하는 모습으로 잘 알려진 고 윌리엄 웨버 미국 육군 대령에게 을지무공훈장, 1951년 춘천 진격전을 승리로 이끌고 태국 육군에서 원수 계급까지 오른 고 끄리앙 끄라이 아따난 중령에게 충무무공훈장을 각각 추서했다.
또 미군 소속으로 참전해 7개의 훈장을 받은 멕시코 출신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하사에게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윌리엄 로버트 블랙 캐나다 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 오타와 지회장은 캐나다 사회에 6·25전쟁을 알려온 공로로 국민포장을 받았다.
정부는 행사에 참석하는 유엔군 참전용사 16명에게 존경과 감사의 의미로 '청려장'을 전달했다. 청려장은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로,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건강과 장수를 상징하는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22개 유엔 참전국과 198만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 위에 오늘의 번영된 자유 대한민국이 서 있다"며 "참전으로 맺어진 인연이 더욱 굳건한 우정과 동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필리핀 참전용사 벤저민 사르세다 퀴로스(Benjamin Sarceda QUIROS)옹도 22살 때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웠던 한국을 97세가 되어 다시 찾았다.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한 퀴로스옹은 “다시 한 번 기회가 된다면 또 싸우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시의 전우들도 혹시 만나셨을까요?”라는 질문에 퀴로스옹은 “네 그때 한국전쟁 때 돌아가셨던 저희 전우들을 이제 명단을 받았기 때문에 거기에 제가 헌화를 하고 참배를 하였습니다. 72년 만에 이렇게 한국을 다시 방문을 한 건데요. 그 당시에는 이제 한국에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여기 오자마자 엄청나게 커다란 고층 빌딩과 그때와는 다른 현대식 아파트 이런 것들을 보고 매우 감회가 새롭고 압도당했습니다.”라고 다시 찾은 한국에 대한 소외를 밝혔다.
필리핀은 전세계적으로 미국, 영국에 이어 세번째, 아시아 국가 중에선 가장 먼저 6•25전쟁 파병을 결정했으며, 5개 전투대대 7,420여 명이 1950년 부터 5년간 필리핀한국원정군(PEFTOK)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전에 참전하였고 112명이 전사 하였으며, 299명이 부상을 당하였고 57명은 실종됐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