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마르코스 대통령이 팔라완 서부사령부에서 중국과의 해상 충돌로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잃은 필리핀 해군 제프리 파쿤도(Jeffrey Facundo)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ABS-CBN
필리핀은 지난 6월 17일 서필리핀 해(WPS)의 아융인 암초에서 BRP 시에라 마드레(LS-57)에 대한 순환배치 및 재보급(RORE) 임무 수행하는 필리핀해군을 공격한 중국 해경과 관련해 중국에 6천만페소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4일 로미오 브라우너 필리핀군 합참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6천만페소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해경이 파괴한 필리핀 해군 보트 두 척 등 재산 피해에 대한 배상금으로 이 같은 액수를 산정했다며 부상 병사 치료비 등은 별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경으로부터 또다시 공격당할 경우 '같은 수준의 무력'으로 방어할 것"이라며 "(중국이) 칼을 쓰면 우리 군도 칼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서필리핀 해(WPS)의 아융인 암초에서 중국 해경이 BRP 시에라 마드레에 순환배치를 위한 필리핀 해군이 탑승한 보트 2척을 공격했다.
마체테(대형 벌목도), 도끼, 봉, 망치, 꼬챙이 등으로 무장한 중국 해경은 다수의 모터보트를 동원해 비무장 상태의 필리핀군 병사들이 탄 보트를 고속으로 들이받고 에워싸는 방식으로 공격해 8명의 필리핀 해군이 부상을 입었고 이중 병사 1명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보트에 승선해 선박을 파손하고 보급품을 빼앗아 바다에 던지기도 했다.
필리핀은 7월2일 마닐라에서 열린 중국-필리핀 남중국해 문제 양자 협상 메커니즘(BCM) 제9차 회의에서 중국대표단에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배상과 관련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도발로부터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법 집행을 한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발생한 충돌 이후 긴장이 고조되자 양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남중국해 분쟁 지역 암초에 대한 보급 작전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필리핀이 자체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겠다며 고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