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마닐라 지역에서 경찰 4명이 외국인 관광객 4명을 납치, 몸값을 요구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필리핀 당국이 5일 밝혔다.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경찰들 가운데 2명이 지난 주말 중국인 3명과 말레이시아인 1명을 태운 고급 승용차를 정지시켰고, 이들과 함께 있던 민간인 차림의 무장 집단이 관광객 4명에게 수갑을 채운 뒤 승합차로 끌고 갔다. 경찰은 중국인 관광객 2명이 가까스로 탈출, 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벤허 아발로스 필리핀 내무장관은 나머지 인질 2명은 납치범들에게 구타당한 뒤 250만 페소(5840만원)의 몸값을 지불하고 하룻밤 사이 풀려났다고 말했다. 그는 "풀려난 관광객들이 제공한 정보와 보안 카메라 영상을 통해 경위 1명을 포함한 4명의 경찰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아발로스는 수갑을 차고 오렌지색 수감자복을 입은 이들 4명을 대동한 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연루된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 이 사건은 국민의 신뢰와 경찰의 핵심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경찰은 아니지만 납치 사건에 연루된 적어도 10명의 다른 용의자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상대로 납치, 차량 강탈, 강도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23만명이 넘는 많은 국가 경찰들을 "뼈 속까지 부패했다"고 묘사했지만, 그는 재임 시절 마약 단속 명령을 통해 대부분 가난한 수천명의 용의자들을 살해하도록 했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 같은 대규모 살해를 인류에 대한 범죄 가능성으로 조사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과 그의 휘하 경찰청장들은 마약 용의자들을 공개적으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었지만 비사법적 살인을 허가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