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법적이혼을 금지하고 있는 필리핀에서 ‘이혼 합법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여성 및 인권단체들은 가정 폭력으로 고통받던 여성들이 불행한 결혼 생활을 끝낼 수 있는 길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 성향 상원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표결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미지수다.
필리핀 하원은 23일 찬성 131표, 반대 109표, 기권 20표로 이혼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결혼 생활이 배우자의 학대, 불륜, 치유할 수 없는 갈등 등으로 파탄에 이르렀을 경우 이혼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징고이 에스트라다 상원의원은 화요일 이미 하원에서 승인된 이혼합법화 법안에 대해 상원의원들이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에스트라다 상원의원은 자신과 프란시스코 에스쿠데로 신임 상원 의장, 프란시스 톨렌티노 상원 다수당 대표, 조엘 빌라누에바 상원 의원, 로널드 델라 로사 상원 의원이 법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로빈후드 파딜리아 상원의원,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 아이미 마르코스 상원의원, 피아 카예타노 상원의원,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 소수당 부대표 등이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트라다 상원의원은 5대 5 대치 상황이 이 조치에 대한 동료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자신이 직접 실시한 설문 조사"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글쎄요. 하원이 이미 3차 독회에서 통과시켰기 때문에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고 이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혼 법안이 상원의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혼을 반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에스트라다는 결혼 무효화 절차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저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데 또 다른 구제방법인 결혼 무효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무효소송은 꽤 길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빌라누에바는 법안을 읽었지만 이를 지지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안이 우리 가난한 동포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무효화처럼 그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전히 부자들을 위한 것입니다.”라고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빌라누에바는 이 법안이 결혼의 신성함을 믿는 대다수의 필리핀 카톨릭인과 필리핀 가족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동료들과 함께 더 면밀히 조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에스트라다의 형제인 JV 에헤르시토 상원의원은 중립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에헤르시토 상원의원은 "저는 로마 카톨릭 신자로 자랐습니다. 결혼의 신성함에 대한 교회의 옹호를 이해합니다. 그러나 또한 많은 필리핀 커플이 사랑이 없고 실현 불가능한 결혼 생활에 갇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때로는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나는 또한 모든 사람이 인생에서 행복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고 믿습니다."라며 "나는 상원 심의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성, 아동, 가족 관계 및 성평등 위원회의 의장인 리사 혼테베로스는 "상원 여성위원회에서 법안을 검토하고 위원회 보고서를 마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는 법안이 본회의에 보고되어 질의와 토론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처리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