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버러 암초 인근에 나타난 중국의 자오터우급(12,000톤) 경비함. 중국은 괴물이란 별명을 가진 자오터우급 경비함을 2척 운용하고 있다. 사진 필리핀스타
필리핀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중국의 초대형 경비함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고 필리핀 해군이 밝혔다.
25일 필리핀 해군에 따르면 '괴물'이라는 별칭을 가진 165m 길이의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 5901호가 전날 오전 5시께 스카버러 암초에서 93㎞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해군 대변인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준장은 "(범위가) 370㎞까지인 필리핀 EEZ를 깊숙이 침범한 것"이라며 "국가 태스크포스에서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선박이 해경 소속이었으므로 필리핀도 해경이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남중국해 해양활동 감시 프로젝트인 '씨라이트'(SeaLight) 국장인 레이 파월 전 미 공군 대령은 소셜미디어에 "포착된 중국 선박은 세계 최대 해안경비함"이라며 "102m 길이 해경선 5203호와 스카버러 암초 서쪽 필리핀 EEZ를 침입했다가 돌아갔다"고 말했다.
중국과 필리핀은 스카버러 암초를 포함한 남중국해 섬들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 EEZ 안에 있지만 중국이 2012년 점유했다. 이후 필리핀 선박 접근을 차단하면서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등 충돌이 이어졌다.
지난 15일에는 필리핀 민간단체가 스카버러 암초에 필리핀 영유권 표시 부표를 띄우겠다며 상선 5척과 어선 약 100척으로 구성된 선단을 보냈고, 중국은 진입을 막았다.
이 단체는 중국 봉쇄에도 선발대 10명이 탄 배 한척이 암초 인근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후 중국 해경은 무단 침입자를 최장 60일간 구금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새 규정을 발표했다.
여기에 초대형 해경선까지 보내면서 스카버러 암초 주변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전날 중국을 겨냥해 "제정신이라면 국제적으로 인정된 EEZ를 지키기 위한 필리핀 행동을 도발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합동 훈련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