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전국체전 후원골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정호 회장(중앙)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생산인력 부족 문제, 국가 성장동력 약화 등 중차대한 문제 앞에 정부가 제시된 해법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있어 해외인력 도입 및 투입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귀결되었다.
대한민국은 다민족 국가 진입을 앞두고 격랑에 휩싸여 있다.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 앞에서 반만년 찬란한 역사와 단일민족을 자긍심으로 교육받으며 자란 세대가 대다수인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은 어떤 이민정책을 펼쳐야 할까?
본국의 이민정책 향방을 예의주시하는 이들이 있다. 필리핀내 거주하는 한필가족들의 권익을 위해 협회 창립을 준비중인 오정호 회장과 16일 온라인 인터뷰를 나누었다.
문1. 한필가족협회의 모임 취지는 무엇이고, 어떤 단체인가?
답1 한필가족협회는 필리핀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담는 곳이다. 아울러 배우자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한글교육, 특히 아이들이 자라서 반드시 지뎌야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마음 깊이 심어주는 문화교육을 중점으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강습 등의 알찬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더 나아가 필리핀 한인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이라 할 수 있는 주류사회 진출을 위한 인재양성과 장학사업도 기획중에 있다. 한필가정 자녀의 한국내 명문대학 진학, 수시전형 관련 가이드, 세미나도 주기적으로 준비중에 있다.
문2. 회원가입 자격이 따로 있나?
답2 필리핀 배우자와 결혼 후 한국과 필리핀에 혼인등록이 되어있는 이, 양국에 출생신고를 마친 자녀가 있는 이들, 양국 출입국에 결격사유가 없는 이들이며, 회원가입 신청을 한 이들이다. 회원가입 자격을 두는 이유는 양국 정부가 정한 법률을 따르고, 불필요한 사회 문제 야기를 종식시키고자 함도 있다.
문3 기존에도 이런저런 한필가족 모임이나 협회가 있었는데 지속성이 없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 있는가?
답3 협회를 알리고,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모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하나로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대사관과 한국문화원, 그리고 한인총연합회를 비롯 여러 지역 한인회, 교민단체들과 상호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지속성도 강해질것이다
이때 미래의 한필가족 자녀들이 한인사회는 물론 양국 협력에 있어 큰 역할을 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필리핀과 한인사회에 한필가족협회가 지닌 무궁한 잠재력과 위상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
문4. 현재 코피노 단체와 한필가족 단체가 양립하는 구조다. 다민족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과도기적 현상이라 보여진다. 공존과 포용 차원에서 어떻게 융합할 계획인가?
답4 먼저 '한필가족'과 '코피노'라는 단어가 지니는 개념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며 잘 살아가는 한필가족협회 구성원 및 아이들까지 '자식을 버린 부모' 취급,'부모없는 아이' 낙인을 찍지 말아야 한다.
저출산으로 시름하면서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나?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자 선진국 클럽인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만큼 해외로 많은 아이들을 입양시키는 나라가 있을까? 왜 아이들을 우리 손으로 키우지 못할까? 또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보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을까?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얼마 전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미혼모를 추적해 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구호로만 외치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한다. 왜 결혼을 하지 않는가? 왜 국제결혼을 하는가?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
코피노 문제는 같은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과의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이기에 더욱 부각이 되고 있지만, 한국으로 따지면 '한부모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책임 문제이지, 특정 국가나 특정 층을 비난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슴 아픈 상황인 것은 맞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애써 색안경을 끼고 문제를 확대시키는 것도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부모 가정과 아이들에게 물질적인 도움, 정서적인 도움 모두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들이 처한 현실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시스템 안에서 정책적 행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단체나 뒤에서 묵묵히 돕는 이들의 노력 또한 폄하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들을 그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필가족협회 회원들은 보란듯이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코피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적인 시각만이 코피노 문제, 한부모 가정이 안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쪽 아이들이든 장차 사회에 나가 자신의 몫을 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언젠가는 이들 역시 자신들의 뿌리에 대해 생각할 것이고, 그 뿌리를 자랑스러워 하도록 우리들이 노력해야 한다.
문5. 현재 가장 시급한 협회 현안 및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답5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크고 작은 여러 안건들이 정말 많이 있는데, 최우선적으로 비자신청센터가 개소 된다고 들었다. 아직 구체적인 운영계획과 관련한 안내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방문비자 발급 관련하여, 한필가족 구성원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배우자이자 자녀이고, 자녀의 부모이다. 한국방문 비자 발급시 일반 필리핀인들과 동일 선상에 두고 행정을 펼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3월 달에 대사관에서 열린 비자발급 적체 관련 간담회에서 한필가족 전용 비자 창구나 한필가족 비자 관련 안내를 담당해 줄 담당자라도 지정해 주길 요청드렸다. 그런데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어떤 특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공항 출입국 심사대에서 행해지는 내국인, 외국인 구분하는 편의를 말하는 것이다. 필리핀도 발릭바얀 가족들은 전용 심사대에서 심사 및 비자 발급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이민 정책 및 이민자 대우가 필리핀 만도 못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필리핀에서는 한국사람만 조심하면 된다"라는 비정상적인 풍토를 없애고 교민사회 구성원들이 항상 따뜻하고 유연한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오정호 회장은? 필리핀 생활 17년 차, 결혼 15년차 한필가족이다. 2006년 지인 소개로 사업차 필리핀에 첫발을 내딛었다. 2008년 현재 아내를 만나 결혼한 뒤 1남 1녀를 두고 있다. 여행사를 9년 간 운영했으며, 현재는 필리핀 수도육군본부내 아귀날도골프장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골프샵을 8년째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한필가족협회 회장 이외에 필리핀한인총연합회 파식·올티가스·만달루용 지회장, 대한체육회 재필리핀 골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22년 한필가족 지인들과 주축이 되어 카카오톡 단체방을 만들었고, 매월 정기모임을 통해 회원수 100명이 되던 2023년 3월 김치 함께 만들기 행사 진행, 집행부 결성, 공식 협회 출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한필가족협회 회원은 150명 가량이 있다. >
[재필리핀한인언론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