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베이징에서 필리핀의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주석이 만났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중앙TV(CCTV)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월요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랜 친구'로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게 양국 간 '우호적 협력'을 계속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주석은 "필리핀 대통령 재임 기간 인민과 역사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했다."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게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중국과 필리핀 간 관계는 정상 궤도로 돌아가 발전했고 양국 우호교류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시주석은 또한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를 안정시키고 장기간 발전하기를 원하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양국 우호 협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현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과 중국의 우호 관계 발전은 양국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며 필리핀 국민 다수의 염원이기도 하다"며 "계속해서 필리핀과 중국의 우호를 증진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친중 행보를 보였던 필리핀은 지난해 6월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다시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및 일본과 첫 해상 훈련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중국은 필리핀의 '친미' 행보를 주시하며 관계 다지기에 노력하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 대해 "개인적인 것"이라며 "그의 전임자가 자신에게 허가를 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베이징 회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그에게 브리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외교부(DFA)도 마. 테레시타 다자 대변인을 통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공식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이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마자오수 외교부 위원,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화춘잉 외교부 부부장 등이 자리를 같이 했으며, 살바도르 메디알데아 전 행정장관이 두테르테와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메디알데아는 "그것은 두 명의 오래된 친구들의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두테르테가 푸저우에 있는 그의 어머니인 Soledad Roa Duterte의 이름을 딴 학교 건물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필리핀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필리핀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 주석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이 대유행 초기 필리핀에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기증한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목소리를 냈다고 메디알데아는 전했다.
WPS 문제
마르코스 대통령은 톤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서필리핀해에서 중국 해경의 계속된 도발에 대해 언급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은 언론 인터뷰 도중 마르코스 대통령과 함께 있었다. 그들은 푸드 스탬프 프로그램의 런칭을 위해 톤도에 있었다.
"저는 어떤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도 환영합니다.
그는 자신의 이니셜로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만약 그것이 PRRD 대통령이라면 좋다; 누가 도움이 되는 한 (중국과) 대화를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6년 7월 12일 서필리핀해에서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확인하고 남중국해 거의 전역에 대한 중국의 주장을 무효화한 헤이그 소재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면담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그의 행정부 시절과 다바오 시장이었을 때 시행된 마약 전쟁 관련 살인을 수사할 권한을 부여한 데 대한 필리핀 정부의 항소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기각하기 하루 전에 이뤄졌다.
고 베니그노 아키노 3세 전 대통령 행정부는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광범위한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중국의 해상 영유권 주장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후안 미겔 주비리 상원의장은 의회가 서필리핀해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을 비난하고 필리핀 정부에 이 문제를 유엔총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강력한" 결의안을 승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필리핀 국방∙외교장관들은 지난 4월 11일 워싱턴에서 ‘2+2’ 회담을 갖고 방위 분야를 비롯한 양국 간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필리핀 측에서 칼리토 갈베즈 국방장관과 엔리케 마날로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이 2014년 체결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바탕으로 지난 2월 미군의 추가 사용을 합의한 필리핀 내 기지 4곳의 신속한 가동 계획을 논의했다.
필리핀은 서필리핀해 인근에서의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견제하기 위한 일환으로 미국뿐 아니라 일본, 호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해상훈련 및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