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당국이 2017년 한 해 동안 마 약밀매 혐의를 받는 현지인과 외국인 79명 을 단속 현장에서 사살한 것으로 드러나 논 란이 일고 있다. 29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부디 와 세소(일명 부와스) 인도네시아 국립마약청 (BNN) 청장은 지난 27일 기자들을 만나 올 해 마약사범 5만8천명을 체포하고 79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에 사살된 마약사범(16명)의 거의 5배에 달하는 수다. 부와스 청장은 "5만8천명을 체포했음에 도 79명만 사살됐다. 사실 사살할 수 있도 록 저항하길 바랐는데 대부분 즉각 투항했 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살된 용의자 79명 중 10명은 대만과 중 국, 말레이시아 등 국적의 외국인이었다. 이처럼 사살 건수가 급증한 데는 조코 위 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마약사범에 대 한 즉결 처형 명령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 언을 한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7월 한 정치 행사 에서 마약사범이 단속에 저항할 경우 총기 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어떤 관용도 베풀 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자극받 아 이미 작년부터 자동소총과 방탄복을 갖 추는 등 공격적 단속에 나설 채비를 해 온 마약당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 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도네시아에서는 조코위 대통령이 마약사범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이 후 마약 용의자 사살 건수가 급증하는 현상 이 나타났다. 인권단체들은 단속에 저항하지 않은 용의 자도 일부 사살되는 등 과도한 법집행이 이 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총을 빼앗으려 드는 등 상황에서만 총기를 사용했다면서 필리핀처럼 초법적 처형이 이뤄진 것은 아 니라고 반박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인과 자국인을 가 리지 않고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 형에 처해지며, 마약을 직접 유통하다 적발 될 경우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2015년 호주, 브 라질,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출신 외국인 등 마약사범 14명을 총살했고, 작년 7월에도 자국인 1명과 나이지리아인 3명에 대한 총 살형을 집행해 당사국과 외교갈등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