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일가가 과거 불법행위에 대한 면 죄부를 받는 대가로 부정축재 재산을 국가에 반납하는 방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민운동가 강 바 도이 카파티가 전날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 령과 마르코스 가족이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추정되는 서류 복사본을 입수,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리면서 이 문제가 재부상했다. 그러자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은 아직 양측 간에 타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부인 했다. 다만 살바도르 파넬로 대통령 법률고문 은 올리버 로자노 변호사로부터 마르코스 가 족의 재산 문제에 대한 절충안을 담은 서한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다. 마르코스 측 인사로 알려진 로자노 변호사 는 마르코스 일가의 막대한 재산을 경제 개발 과 대내외 빚 상환 등에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재산 반납과 면죄부의 맞교환을 제안한 것으 로 알려졌다. 이 서한이 대통령궁에 접수된 시기는 작년 7월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 다 음 달 마르코스 가족 측에서 금괴 몇 개를 비 롯해 재산 일부를 국가에 반환하겠다는 제안 을 해왔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 하지 않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같은 해 9월에는 부정 축재 재산 환수 협상을 위해 면책권이 필요하 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마르코스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 환수를 위 한 대통령 직속 바른정부위원회(PCGG)는 두 테르테 대통령과 마르코스 가족 간의 합의 내용에 따라 재산 환수소송 철회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1965년 대통령에 당선된 마르코스는 1972 년 계엄령을 선포하며 장기 집권에 나섰다가 1986년 '피플 파워'(민중의 힘) 혁명으로 쫓겨 났다. 그때까지 그와 가족들이 부정 축재한 재산 은 100억 달러(약 11조 원)로 추정된다. 이중 약 34억 달러(3조8천억 원)만 지금까지 회수 됐다. 마르코스는 하와이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가 1989년 7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마르코 스 일가는 인권 탄압과 부패 행위에 대해 진 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