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부모 우려 알아…당장 금지 아닌 공론화하겠다는 것"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적용하는 누 리과정(만 3∼5세 교육과정)을 '놀이' 중심으 로 바꾸면서 방과후 과정에서 영어수업도 금 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28일 "현재 누리과정에는 방과후 과정에 대한 내용이 없는데 2020년 적용하는 새 누리과정에는 방과후 과정의 정 체성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한 내용을 공론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업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교육과정을 2020년 바꾸면서 방과후 과정에 대한 기준을 넣어 영어수업 등 무분별한 특 성화 프로그램 대신 유아들이 자유롭게 노는 시간을 늘려주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행 누리과정이 영어수업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보니 일부 유치원에서 방 과후에 사실상 영어수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 이 제기돼 왔다. 특히 2018학년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방 과후 영어수업이 금지됨에 따라 유치원·어린 이집을 대상으로도 같은 정책이 적용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런 결정이 오히 려 서민층을 유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달 16일 초등 1∼ 2학년 방과후학교 영어수업 유지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고 이날까지 1만9천명 이상이 동 의했다.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을 폐지하지 말아 달라는 청원에는 2천700명가량이 동의 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이런 정책이 사교육을 조장하는 정책이라는 주장 이 있다. 한 누리꾼(아이디: ann****)은 "유치원 때 부터 학원 보내라는 거냐"라고 반문하며 "가 끔 이런 답답한 뉴스를 보면 저들은 아이를 안 키워봤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아이디: rko****)도 "펜 잡고 문제 푸는 것도 아니고 딱 20분 하는데 왜 그 걸 못하게 하는 건지(이해가 되지 않는다)"라 고 적었다. 교육부의 다른 관계자는 "영어교육 수요가 존재하는 점, 유아 단계 사교육 팽창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알고 있고, 지역별로도 (영어 교육) 여건이 많이 다른 것도 사실"이라며 "당 장 금지한다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 협의와 시· 도 교육청 협의, 의견수렴 등을 모두 거쳐 결 정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