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인 로드 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북한 핵 문 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역할론을 거듭 강 조했다. 11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 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오후 필리핀 마 닐라 항에 정박 중인 호주 해군 함정 '애들레 이드'를 방문해 "중국이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난폭한 계획들의 유일한 '멍키 렌 치'(monkey wrench·장애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북한의 전통 우방이자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월 아세안 정상 회의에서 "북한의 그 남자(김정은 위원장)를 막는 것은 중국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 화에서는 "화력으로는 김정은을 겁줄 수 없 다"며 중국의 중재 필요성을 제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호주 해군 장병들에게 " 핵폭탄은 폐허와 불모지를 만들 수 있다"며 " 당신들이 김정은을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8월 김정은 북한 노동위원장을 향해 '바보', '개XX'라고 부르며 "위험한 장난감(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갖고 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리핀은 지난달 북한과의 교역을 전면 중 단한다고 발표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 대북 제재 결의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