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대척점에 서면서 껄끄러웠던 중국과 싱가포르가 리셴룽 (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말끔하게 풀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부터 사흘간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초청으로 성사 된 이번 방문에서 리셴룽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장더장(張德 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중국 지도 부를 잇따라 만나 양국 간 관계 개선 등을 논의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총리의 이번 방중은 최근 악화 일로 를 걸어온 양국관계 설정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아세안 관계 등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다. 싱가포르와 중국의 관계는 지난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싱가포르가 중국의 대 척점에 서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삐걱거 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홍콩 세관이 대만에서 군사 훈련을 마치고 본국으로 향하던 싱가포르 장갑차를 홍콩에서 압류하면서 갈등 이 고조됐다. 더욱이 중국이 지난 5월 주최한 일 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회의 에 싱가포르가 초대받지 못하면서 양국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다만, 양국은 지난 6월 열린 외무장관 회담에서 일대 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접점을 모색해왔다. 양국 관계 정상화 여부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 러싸고 복잡하게 얽힌 중국-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관계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 다. 지난 15년간 중국과 아세안 간 대화 중재자 역할을 해온 싱가포르가 내년 아세안 의장국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 싸고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분쟁 당사국은 물론 미국과 치열한 외교전쟁을 벌이 면서도 비교적 수월하게 난관을 헤쳐왔다. 지난 해 라오스, 올해는 필리핀 등 친중 성향 국가들 이 아세안 의장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는 싱가 포르가 중국과 껄끄러운 상태로 내년 아세안을 이끌게 된다면, 아세안 내부에서 들끓는 중국에 대한 비판을 억누르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 분명 하다. 일단 리셴룽 총리는 방중에 앞서 가진 중 국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남중국해 분쟁 등 껄 끄러운 이슈가 양자 협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는 점을 암시하면서도 "내년 아세안 의장국이 되 면 양자 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하도록 최 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양국의 관 계개선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 를 연결하는 350㎞ 구간의 동남아시아의 첫 국 가 간 고속철도 사업 수주를 성사시켜야 하는 중국입장에서 큰 과제임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리셴룽 총리는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자국 내 고속철도 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은 기술과 전문 성을 보여주기를 원한다"며 "중국의 제안은 고품 질을 담보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